531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즉 중앙선관위의 선거시기 인터넷실명제 시행 시작일인18일의 날이 밝자 인터넷언론사들의 저항 의지 유무가 차츰 윤곽을 드러내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

그동안 공동대책위를 꾸려 실명제 반대 입장을 목구녕이 찢어져라 외치며 행자부와 선관위를 성토하던 모 신문사도 결국 실명인증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해 빈축을 샀다. 이 신문사는 "본지는 실명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선거 기간 동안 게시판 글쓰기는 로그인한 네티즌에 한해 허용할 방침이다"라고 밝혀 독자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이 방침을 전해들은 모 인터넷언론의 한 기자는 "'조선의 독립을 원하지만 부득이하게 창씨개명을 한다'는 말이 아니겠느냐"고 즉석에서 해독에 나서기도 했다.

▲ 민중의 이름으로 실명제, 널 용서하지 않겠다!
반면 "일신의 영달을 위해 진보언론의 소명을 내던질 순 없다"며 불복종, 맞짱, 배째라 정신을 고수하고 있는 언론사들도 있어 무더운 여름철 훈훈한 감동을 낳고 있다. 이주노동자방송국, 노동넷, 울산노동뉴스 등 진보적인 인터넷 언론매체들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 보장하라!"는 분기탱천한 목소리를 모으면서 실명인증시스템 설치 거부 의사를 천명했다.
영세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들 진보 매체들이 과태료로 인한 연쇄 부도 사태를 각오하고 결연한 자세를 보이는 데 대해, 개념이 제대로 탑재된 많은 네티즌들의 격려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