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 휴업하려고 폭력유발 했나?"

두산중, "휴업 등 특단 조치 불가피하다"고 밝혀 "두산중, 정부 압력 피하려고 노조핑계삼아 휴업조치하려는 악랄한 기업" "부끄러운 기업인 박용성 회장이 상의회장되는 것은 수치"

*25일 귀가하려다 용역깡패 30여명에게 소화기 등으로 폭행당한 이은진씨[사진출처:분신대책위]

두산중공업 김상갑 사장이 27일 "25일 금속노조의 불법폭력난동은 계획적인 것으로 더 이상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해진다면 휴업 등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히자 두산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결국 계획적으로 폭력사태를 만들어서 하고자 했던 것이 휴업조치인가"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사장은 "회사는 더이상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참담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경찰이 불법폭력행위를 하지 말 것을 수차례 경고하며 저지했는데도 불법폭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분신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사측의 경찰병력투입 요청을 받고 25일 두산중에 병력을 배치했으나 "용역경비가 너무 폭력을 유발하니 차라리 경찰이 정문경비를 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까지 경찰병력은 두산중공업 정문에 배치되어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성명을 내고 "정부중재안이 노조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고 있는데도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불법 강경투쟁을 벌이는 것은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행위"라며 "노조는 폭력행위를 중단하고 중재안을 수용, 사태해결에 협력해야 하고, 민주노총은 두산중공업 사태를 구실로 한 총파업 기도를 즉각 철회하고 이번 사태해결과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고 주장했다.


*25일 용역깡패 30여명은 실신한 홍지욱씨를 옮기려는 분신대책위 관계자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사진출처: 분신대책위]

두산중 사측의 이같은 입장이 발표되자 두산중지회 홈페이지 등에는 "부당노동행위 사법조치, 부당내부자거래혐의, 편법상속등 정부의 압력을 피해가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유발시켜 노조 핑계삼아 휴업조치하려는 악랄한 기업"이라는 등 두산중 노동자들의 분노에 찬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원"이라고 밝힌 이들은 "돌아가는 각본이 유치하기 그지없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이런데서 월급받는게 한없이 부끄럽습니다"며 분노를 표시하고 있으며, "상무님 차에 용역경비가 타고 있었는데 회사경영진 고위층이 10시를 전후한 용역경비들의 매복 기습테러를 지휘하고 만약을 대비하여 승용차를 동원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분신대책위는 이날 두산중과 경총의 발표에 대해 "두산은 자신들의 반헙법적 노사관과 비윤리적인 경영에 의하여 빚어진 이번 사태의 본질적 문제를 왜곡하기 위하여 25일 용역경비를 동원한 폭력을 행사하며 유발하고, 이를 기점으로 사태의 본질과는 무관하게 휴업운운 하며 두산중공업 조합원을 협박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술수를 벌이고 있다"며 "이번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한시라도 노력해야 할 경영진들이 협박하듯이 휴업 운운하는 것은 현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됨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분신대책위와 민주노총은 오는 3월 4일 전국동시다발 노동부 항의집회, 3월 18일 전국총파업투쟁, 금속 1000 결사대 투쟁 등을 포함한 총력투쟁 등을 통해 △손배가압류금지법제정과 함께 2002년 두중지회 파업과 관련한 '부당유권 해석 철회',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부끄러운 기업인 박용성 회장이 상의회장되는 것은 수치"
두산재벌 노조탄압 규탄·노동열사 고 배달호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원회(이하 분신대책위)는 27일 서울 롯데호텔앞에서 '박용성 상의 회장 재추대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부끄러운 기업인의 대명사'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한국 기업인 얼굴인 상의회장이 되는 일은 수치"라고 밝혔다.

분신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용성 회장은 밖으로는 대한상의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국제유도협회 회장(IJF), 세계상업협회(ICC) 부회장 감투를 겸직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소신있는 CEO나 되는 듯 행세하면서, 기업 안에서는 온갖 범죄행위와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표리부동한 이중인격자 그 자체"라며 "박용성 회장을 이 시대 가장 부끄러운 한국 기업인의 대명사로 규정하며, 이런 사람을 한국 기업인의 얼굴인 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추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상공회의소는 이날 롯데호텔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박 회장을 18대 회장으로 재선임할 예정이며, 박회장은 오는 3월 26일 대한상의 의원총회 추대절차를 거쳐 대한상의회장을 3년간 다시 맡게 된다. 또한 2005년에는 세계 상공인을 대표하는 세계상업협회(ICC) 회장에 추대될 전망이다.

박 회장은 그동안 주5일근무제 반대, 촛불시위 중단, 쌀수입개방 촉구 등의 발언으로 노동계는 물론 농민들의 반발을 사왔으며, 2002년 연말 매일경제에 거액을 지원하며 노조운동 매도 기획기사를 싣게 한 사건으로도 유명하다.

박회장이 총수로 있는 두산재벌은 자산가치 4조원대의 한국중공업을 3천억대의 헐값으로 인수한 이후, 두산중 노조무력화 계획을 세워 조합원블랙리스트 등을 작성해 노동부의 특별조사를 받아 부당노동행위가 공식 확인되었다. 두산재벌은 또한 두산기계 사업부문을 한중계열사인 두산 메카텍에 3천억대에 떠넘겨 한중인수자금을 빼돌리고, 이 과정에서 517억원의 부당내부거래를 했다. 이밖에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불법재산상속을 진행하다 SK가 똑같은 범죄로 구속되자 신주인수권 전량을 소각하기도 했다.

분신대책위는 "박회장은 두산의 혹독한 노동탄압을 규탄하며 몸을 불사른 고 배달호 씨 영전에 분신 50일이 지나도록 문상 한번 하지 않는 비정함은 물론 '법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사태해결을 끝까지 거부하며 버티고 있다"며 "박회장이 상의회장으로 재추대된다 하더라도 박회장을 법에 따라 구속시키기 위한 검찰 고발은 물론, 한국중공업 특혜 인수 사건을 밝히기 위한 특검제와 국회 청문회 추진, 두산재벌 불매운동, 3월 중순 금속산업연맹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 총파업 등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