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은 없다는 대통령, 청해부대 강화는 고심 중이다

[제29호] 2026년 9월 18일(금)

 
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DAILY CURATION
2026/09/18(금) 16:00
어제 16시 — 오늘 16시의 세계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01
오늘의 다섯 줄
1 대통령은 100분 회견에서 “전쟁 파병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아덴만의 청해부대를 키우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 두 문장 사이의 거리를 오늘 심층 첫 편이 잰다.
2 민주노총이 6년 만에 노사정 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정부 의제는 이미 노동특례이고, 반대하러 들어간 자리의 첫 상대는 안에 있다. 심층 둘째 편.
3 정부와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 공무직의 처우를 다룰 공무직위원회가 3년 만에 법정 기구로 돌아왔다. 노조가 첫날 물은 것은 예산을 쥔 부처가 이번에는 답하느냐였다.
4 유엔 조사단은 미군의 이란 초등학교 공습을 전쟁범죄로 볼 근거가 있다고 결론냈다. 어린이 120명을 포함해 156명이 숨진 공습에 백악관은 “터무니없다”고 답했다.
5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일을 끝내겠다”고 말한 주에 미국 정부는 28억 달러어치 폭탄 판매를 통보했고, 탈리브 의원은 상원의 저지를 요구했다. 온라인 광장의 논쟁에서 이어진다.
02
오늘의 심층 분석
파병은 없다는 대통령, 청해부대 강화는 고심 중이다
대통령은 무엇을 없다고 했고 무엇을 고심한다고 했나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뒤 일곱 번째 기자회견을 열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 명백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문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른 국가들이 하는 것처럼 “자국의 상선과 원유 수송로, 또는 국민들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된다”며, 이미 아덴만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를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검토하고 고심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외국군 지휘 아래 우리 장병을 배속시키는 일은 없다고도 했다.

청해부대 강화는 파병과 무엇이 다른가

청해부대는 4,400톤급 구축함 왕건함이 지부티를 거점으로 아덴만에서 해적 대응을 맡는 부대다. 국회가 동의한 활동 범위도 아덴만까지다. 정부가 검토하는 강화안은 P-8A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팀 증강이고, 2020년에는 국회 동의 없이 활동 범위를 호르무즈를 포함한 아라비아만까지 넓혀 논란이 됐다. 한겨레 권혁철 기자는 전쟁 중인 호르무즈에서 초계기와 군수지원함이 임무를 수행하려면 미군 지휘체계 안에 들어가야 하므로, ‘외국군 지휘 배제’는 곧 미군과의 연합작전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읽었다. 남는 것은 종전 뒤 영국 · 프랑스 등과 함께하는 다국적군 형태의 기여다. 대통령이 “이미 많은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군 자산을 파견하고 있다”고 말한 대목은 그 ‘많은 국가’가 어디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세계일보가 확인한 유럽 다섯 나라의 함정은 대부분 홍해와 동지중해에 있다. 영국 구축함은 8월 케냐에서 정비 중이었고, 독일 소해함은 호르무즈 임무가 당분간 어렵다고 보고 동지중해로 재배치됐다.

누가 이 말을 어떻게 받았나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여당 의원들이 “미국이 침략한 전쟁”이라며 반대한 흐름이 회견의 배경이었다. 대통령의 답은 파병이라는 단어를 지우고 청해부대라는 이름을 남기는 방식이었다. 부대가 이미 나가 있으니 새 파병이 아니고, 임무를 넓히는 것이니 국회 동의 논쟁도 비켜 간다. 정부가 ‘기여’라고 부르는 것은 그 이름 아래에서 채워질 수 있다. 회견이 끝난 뒤 민주노총이 이를 “꼼수 파병”이라고 부른 이유다. 참여연대는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는 말을 다행이라 평가하면서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이름이 바뀌어도 부대가 가는 곳은 같은 바다다. 그 바다에서 초계기가 찾아낸 표적 정보가 누구에게 가는지가 이 약속의 시험대가 된다.

앞으로 무엇을 보아야 하나

첫째,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가 2020년처럼 국회 동의 없이 결정되는지다. 둘째는 19일 예고된 파병 반대 2차 시민대행진과 여당 안 반대가 청해부대 강화안까지 막아설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 괴멸’과 협상 사이를 오가는 이 전쟁이 끝났을 때 ‘종전 뒤 다국적군’이 한국군의 첫 임무가 되는지다. 유엔 조사단이 미군의 이란 초등학교 공습을 전쟁범죄로 볼 근거가 있다고 결론낸 날, 그 전쟁을 돕는 부대의 이름이 무엇이든 돕는 일의 성격은 달라지지 않는다.

#호르무즈파병 #청해부대 #이재명기자회견 #전쟁불개입 #국회동의 #다국적군 #꼼수파병
 
‘들어가서 막자’는 6년 만의 결정, 민주노총의 첫 상대는 안에 있다
「‘들어가서 막자’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참여…6년 만의 결정에 내부 논란」 참세상 ·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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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결정했고 무엇을 미뤘나

민주노총이 1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정부가 제안한 ‘메가특구 특별법 원 포인트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기로 했다. 반도체 · AI 산업단지를 지정해 규제를 푸는 이 법의 노동특례를 두고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15일 제안한 자리다. 정부가 올린 의제는 고소득 연구개발 노동자의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이다. 양경수 위원장은 “노동 특례나 노동권이 후퇴되는 것을 저지해야 하기 위해, 민주노총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4.5일제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상설 사회적 교섭기구 참여는 결정을 미뤘다. 노동부 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10월 초 대의원대회에서 정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앞서 참여를 밝혔다.

왜 6년 만인가

민주노총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상설 기구에 돌아가지 않았다. 2020년 코로나19 국면에서 경사노위 밖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참여했지만, 합의안이 내부 동의를 얻지 못해 최종 협약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김명환 위원장은 사퇴했다. 이번 결정은 그 뒤 6년 만이다. 지난 7월 중집은 현행 경사노위에는 들어가지 않되 표결을 합의제로 바꾸고 산별노조가 직접 참여하며 이름을 바꾼 새 교섭기구를 요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참여와혁신에 따르면 노동부는 이 3대 원칙에 대한 구체적 합의 없이 ‘먼저 참여하고 나중에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중집 위원들은 이를 굴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에서 무엇이 갈리나

내부의 우려는 두 겹이다. 하나는 명분이다. 정부가 이미 노동특례를 의제로 올린 테이블에 앉으면, 반대하러 들어갔어도 ‘노동계가 참여한 논의’라는 명분을 정부가 가져간다. 다른 하나는 힘이다. 대화에 들어가서 52시간 예외와 기간제 확대를 실제로 막아낼 수 있느냐는 회의론이 중집 안에서 나왔고, 일부 산별 조직은 회의 전에 사회적 교섭 반대 입장을 공개했다. 지난 16일 전진은 사회적 교섭이 양보를 강제하는 수단이라며 총력투쟁을 주장했다. 테이블 밖의 사정도 순하지 않다. 노동부는 특례 대신 특별연장근로 제도 활용을 검토하고 있고, 조선일보는 18일 사설에서 명확한 정부안 없는 대화를 ‘시간 끌기용 명분 쌓기’라 불렀다. 경향신문이 지난 10일 전한 숫자대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적용될 때 야근수당이 사라지는 사람은 삼성전자 직원의 56.4%다. 반대하러 앉은 자리에서 그 숫자를 지키는 일과, 앉았다는 사실 자체를 조직 안에서 설명하는 일이 동시에 시작된다.

앞으로 무엇이 진통이 되나

첫째, 원 포인트 대화의 첫 회의에서 정부가 특례 철회 없이 ‘범위 조정’만 내놓을 때 민주노총이 자리를 지킬지 박차고 나올지다. 둘째, 10월 초 대의원대회다. 3대 원칙이 합의되면 경사노위에 참여한다는 안이 표결에 오르는데, 2020년 합의안이 부결된 자리가 바로 대의원대회였다. 셋째, 원 포인트 대화의 결과가 상설 교섭 참여 논쟁의 근거로 쓰이는 순서다. 특례를 막으면 참여론이, 막지 못하면 총력투쟁론이 힘을 얻는다. 6년 만의 결정은 결론으로 닫히지 않고 논쟁의 시작점에 놓였다.

#민주노총 #사회적대화 #원포인트 #메가특구특별법 #화이트칼라이그젬션 #대의원대회 #경사노위
03
한 장의 세계
한 장의 세계
자료: 성매매처벌법 전면개정 서울 집중행동 참가자들이 17일 서울역 기자회견 뒤 행진해 청와대 사랑채 앞에 선 모습(여성신문 촬영, 9월 17일 게재) · 원문 보기 →
처벌받는 쪽이 청와대 앞에 섰다

반성매매 활동가와 성매매 경험 당사자, 246개 단체가 모인 연대체가 17일 서울역에서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걸었다. 요구는 하나다.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조항을 지우고 성구매자와 알선자의 책임을 세우라는 것. 법이 여성을 함께 처벌하는 동안 산업의 구조는 개인의 책임이 된다는 말이 이날 회견의 문장이었다.

04
온라인 광장
오늘의 현장
마로니에공원에서 대항로는 ‘이것도 노동이다’라고 쓰고 행진했다

전장연과 진보적 장애인운동단체들의 연대체 ‘대항로’가 후원행사 날 마로니에공원에서 ‘디스어빌리티 프라이드’ 행진을 열었다. 구호는 “이것도 노동이다”. 지난주 서울시의회가 중증장애인의 권익옹호 활동을 일자리로 인정하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조례를 통과시킨 뒤, 일자리의 이름을 되찾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그 이름을 다시 불렀다.

내일 세종대로, 행진의 구호는 ‘지구를 불태우는 폭주를 멈춰라’다

919기후정의행진이 19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다. 낮 12시 30분 메가프로젝트 저지 결의대회가 앞서고, 참세상은 전국 동시 행진의 요구를 전했다. 조직위 공식 계정은 유튜브 생중계를 안내했고,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그날 오후 1시 가자 집단학살 규탄 76차 긴급행동을 함께 알렸다.

오늘의 논쟁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는 약, 의료인은 병원 문턱을 물었다

대통령은 회견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두고 “직접 지시하지 않았으면 임기 끝날 때까지 이 상태였을 것”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지만 소수가 반대하는 일은 관료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같은 시간 논쟁의 축은 다른 곳에 있었다. 전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등 의료인들은 9주 제한과 원내 조제 방침을 두고 “병원 문턱을 높여 10명의 통제된 복약만 허용하는 대신 90명을 음성적 영역으로 밀어낸다면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 기준은 12주이고, 캐나다 · 호주 · 영국은 약국 조제와 원격 처방을 허용한다. 경향신문은 낙태죄 위헌 뒤 8년째 멈춘 후속 입법을 짚었다. 지시 하나로 열린 문은 법과 급여가 받치지 않으면 다음 지시로 다시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 의료인들의 우려다.

“일을 끝내겠다”는 장관에게, 2,000파운드 폭탄 4만 개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가자에서 “일을 끝내겠다”고 말한 주에 미국 행정부는 28억 달러어치 폭탄 판매를 통보했다. 탈리브 의원은 2,000파운드 폭탄 4만 개라는 숫자를 앞세워 상원의 저지를 요구했다. 같은 날 커먼 드림스는 휴전을 말하는 세계 앞에서 추방 계획을 거듭 확인한 카츠 장관을 보도했고,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은 바이든 정부 시절 학살 책임자 20명의 명단을 올렸다. 정권이 바뀌어도 폭탄의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 두 발신이 함께 보여주는 사실이다.

오늘의 단어
공무직

정부 · 지방자치단체 · 교육청 ·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한 무기계약직 노동자를 부르는 이름이다. 공무원이 아니어서 공무원법의 보수 · 승진 체계 밖에 있고, 민간 노동자와 달리 사용자가 국가다.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 전환으로 숫자가 크게 늘었지만 임금과 수당은 기관마다 달라, 참세상이 8월 전한 대로 공공기관 공무직의 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58% 수준에 머문다. 18일 다시 문을 연 공무직위원회는 이 이름을 가진 노동자들의 임금 · 차별 · 교섭을 5년 동안 다루는 법정 기구다. 1기(2020~2023년)는 정부위원끼리 실태조사만 하다 결론 없이 끝났고, 노조는 이번엔 예산을 쥔 부처가 실제 논의에 앉으라고 요구했다.

오늘의 말
주목“노동자의 요구를 듣는 시늉만 하는 위원회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공무직위원회 출범식을 앞두고 정부서울청사 앞 기자회견에서 정경숙 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이 한 말이다. 3년 동안 정부위원끼리 실태조사와 분과 구성만 논의하다 문을 닫은 1기의 기억이 이 한 문장에 들어 있다. 참세상이 출범식의 발언들을 전했다. 위원회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을 방학 중 임금이 끊기는 노동자가 먼저 제시한 셈이다.

05
오늘의 주장

1.  대통령 기자회견을 받은 조직들의 평가는 회견에 있던 말보다 없던 말에 모였다. 참여연대“국정 신뢰 회복은 약속과 함께 실천이 담보돼야 한다”는 논평에서 연임 불가 선언과 공소취소 조항 삭제 요구를 평가하면서도 “복지 확대와 재분배를 뒷받침할 공정과세 원칙이 불분명한 점도 문제”라고 짚었다. 정의당은 회견 뒤 오후 성명 “국민에게 ‘백지수표’를 요구하지 마십시오”에서 개혁이 내 삶에 와닿지 않는다는 국민의 호소에 답이 없었다고 했다. 민주노총“호르무즈 우회파병도 전쟁 개입이다”라는 성명에서 “총을 들지 않았다고 전쟁과 무관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금속노조의 시선은 회견에 없던 단어를 향했다. “노동 없는 민생, 기득권 살리기 선언인가”라는 논평은 “최대한 조용히 성과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을 개혁을 미루겠다는 신호로 읽었다. 제조업 노동자의 고용 불안과 실질임금 하락이 100분 동안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  장애 운동의 발신은 새 장관 후보자를 향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7일 저녁 “장관 후보자님,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 연내 제정합시다”라는 성명을 냈다. 이날 낮 김순석 열사 42주기 결의대회에서 장애인콜택시 대기와 광역이동 차별을 끝내라고 요구한 데 이어, 국토부 장관이 바뀌어도 법 제정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는 답을 받아 내려는 것이다. 마로니에공원의 ‘이것도 노동이다’ 행진 전날 밤 나온 이 성명은 이동권과 노동권을 한 묶음으로 놓는다.

3.  여성단체들의 발신은 정부의 인사와 기업의 책임 두 방향으로 갔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이재명 정부를 여성 시민이 지지할 수 있으려면”이라는 제목으로 성평등가족부 장관 인사를 평가했고, 한국여성민우회는 디지털성폭력 삭제요청 자료 유출 사태를 두고 “피해촬영물 유포와 다름없다”며 구글의 책임을 물었다. 임신중지 약물을 두고는 한국여성의전화가 참여한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가 기자간담회를 열어 9주 제한과 원내 조제 방침을 접근성의 문제로 다시 세웠다.

4.  기후와 에너지 쪽 발신은 내일 행진을 앞두고 한 방향으로 모였다. 환경운동연합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두고 “석탄을 핵발전으로 바꾸는 것이 에너지전환인가”라고 물었고, 이어 ‘탈석탄’ 없는 탈석탄 로드맵을 원점에서 다시 짜라고 했다. 녹색당 공동대표들은 919기후정의행진 참여 호소문에서 “메가프로젝트 폭주를 멈춰야 한다”고 썼다. 한편 정의당은 논산 확산탄 공장 반대운동을 이끈 주민대책위원장의 구속적부심 기각을 두고 “법이 정한 원칙마저 보호받지 못합니까”라고 물었다. 불구속 수사 원칙이 저항하는 주민에게는 비껴간다는 지적이다.

06
사설 · 칼럼 비평
비판노란봉투법 때는 강행이라 부르던 결단력을, 오늘은 노동 규제 완화에 쓰라고 한다

노란봉투법을 강행이라 나무라던 지면이 오늘은 그 결단력을 빌려 달라고 한다. 정부와 여당이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재계의 숱한 우려와 반대에도 강력하게” 밀어붙였다는 문장이 근거로 등장하고, 같은 결단력을 52시간 예외와 파견 규제 완화에 쓰라는 요구가 뒤따른다. 사설이 말하지 않은 것은 두 가지다. 메가특구 지정이 “의무 교섭 대상이 아닌 국정 결정 사항”이라는 논리는 노동조건이 법으로 바뀌는데 노동자는 당사자가 아니라는 뜻이고, 중국의 996 노동을 경쟁국의 사례로 든 대목은 한국 노동자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스스로 밝힌다. 노동 규제 완화가 “국가적 생존의 문제”라면, 그 생존에서 누가 살아남는지는 사설이 답하지 않았다.

비판제목은 피해자 보호를 세웠고, 본문이 지키는 것은 검사의 수사권이다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자는 뜻의 ‘검수완박’을 원리주의라 부른 이 사설에서,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영상 녹화 진술 특례에서 ‘검사’가 빠지면 증거 능력이 약해진다는 김남희 의원의 지적은 실제 쟁점이고, 사설이 이를 짚은 것은 맞다. 사설은 그 쟁점을 “검사와 사법 경찰관의 협력”이라는 절충 문구로 통과된 뒤에도 놓지 않고, 70여 년 형사사법 체계의 형해화라는 결론으로 끌고 간다. 피해자 보호가 검사의 수사 주체 지위와 같은 말이 되는 순간 논의는 제도 설계에서 진영 다툼으로 옮겨 간다. 반복 조사의 2차 피해를 줄일 방법은 검사의 복귀 말고도 있는데, 사설은 그 선택지를 열어 두지 않았다.

논쟁연준의 독립성에 안도하는 사설이 고금리의 값을 누가 치르는지는 뒤로 미뤘다

연준의 독립성을 반긴 사설이 그 결정의 청구서가 어느 집으로 오는지는 마지막 문단까지 미뤘다. 트럼프의 압박을 물리친 결정을 “독립성 측면에서 안도감”이라고 평가한 뒤 이어지는 근거는 정확하다. 개인소비지출 물가 3.7%, 유가 100달러, 참석자 18명 중 16명이 연내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논쟁은 그다음이다. 사설은 부채 위험 관리와 금융시장 충격 대비를 주문하는데, 한국에서 금리가 오를 때 먼저 흔들리는 것은 변동금리 대출을 안고 있는 가계와 연체율이 오르는 소상공인이다. 참여연대가 같은 날 명목 GDP 급증으로 가계부채 비율이 낮아 보이는 착시를 경고한 것과 나란히 읽으면, ‘대비’의 주어가 누구여야 하는지가 드러난다.

주목사법부 독립을 외치는 대법원장에게 199일째 빈 자리를 되물었다

대법원장이 국제회의 환영사에서 “사법권의 독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한 날, 이 사설은 그 말에서 독립의 원칙보다 직무의 공백을 먼저 읽었다. 근거는 날짜와 숫자다. 노태악 전 대법관의 자리가 17일로 199일째 비어 있고,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구한 지 3주가 지났으며, 이흥구 전 대법관 퇴임으로 빈 자리는 둘이 됐다. 대법관 한 사람이 한 해 처리하는 사건은 3,400여 건이다. 사설은 12 · 3 계엄 직후 대법원의 대응까지 끌어와 독립을 말할 자격을 물었다. 독립은 권한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그 권한으로 재판받을 권리를 지켜야 성립한다는 것이 이 글의 판정이다.

주목규제의 질문을 “AI가 무엇을 하는가”에서 “무엇이 될 수 있는가”로 옮긴 글

메가특구의 AI 데이터센터 규제 완화가 노사정 테이블에 오른 주에, 참세상은 경제사상연구소에 실린 이 글을 공동 게재해 규제의 질문을 정반대 방향에서 던졌다. 필자는 편향 · 시장 집중 · 허위정보라는 현재의 위험 목록이 아니라, 자기 보존을 가치로 경험하는 행위 주체가 출현할 가능성을 규제의 지평으로 세운다. 근거로 든 실험이 구체적이다. 종료 지시를 받고도 종료 스크립트를 방해한 모델의 비율이 79%와 97%였고, 교체를 피하려 협박을 시도한 비율이 84%였다. 처방은 금지가 아니라 단계적 예방이다. 지속적 기억과 자율적 목표 형성을 결합하기 전에 면허를 요구하고, 시스템을 멈출 권리를 계약으로 포기할 수 없게 법에 박자는 것이다. 누가 종료할 권리를 갖는가라는 질문을 헌법의 문제로 불렀다. 이 글에서 가장 정치적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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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