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를 함께 해 보며

$회원 이야기마당$



△2009. 5. 9 평통사 청년학생모임
 

오체투지를 함께 해 보며.           오 하 나  

징이 울리면 합장하던 손을 풀고 바닥에 엎드렸다. 햇빛에 달궈진 아스팔트는 뜨끈했다. 무릎이 닿고 팔이 닿고 배가 닿았다.

처음엔 어서 징이 울려주길 기다렸다. 징이 울리면 일어나 조금 쉴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징이 울리지 말았으면 그냥 이대로 바닥에 엎드려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커져갔다. 한 시간도 못 돼 지쳐 있었다.

엎드리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가까워진 바닥에 초점이 흐려지고 앞이 깜깜했다. 고개를 들어 아스팔트 바닥을 보았다. 개미가 지나가고 있었다. 이런 도로 위로도 개미들이 지나가는 게 신기해서 바라보았다. 사람들의 팔 다리를 피해 개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앞에 가는 사람들도 이 개미들을 보았나? 나도 개미들을 피해 팔을 뻗었다.

사실 잘 몰랐다.

사람들이 무엇을 위해 오체투지를 하는지 잘 모르고 갔다. 징 소리가 들리고 앞에서부터 사람들이 엎드리기 시작하면 뒷줄의 나도 따라 엎드렸다. 반복해서 바닥에 엎드리고 일어나는 사이, 내가 엎드린 곳을 먼저 엎드리고 간 사람들을 생각했다. 온몸으로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 더 가야 한다고 했다. 어째서 이들이 걷지 못하고 엎드려 가야 하는지 되물으며 사람들 엎드린 곳에 손을 대고 이마를 대 보았다.

오체투지 - ‘OTL’이 아니라, ‘=o-< ’ 이 주 은

날씨가 유난히도 화창한 날! 더위를 별로 타지 않는 저는 올해 처음으로 반팔 티셔츠를 입었습니다. 오늘 평통사 청년학생 모임에서 오체투지에 결합하기로 하였거든요.

오체투지. 잘은 모르지만 걸어야 하니까 짐은 가볍게, 운동화 차림으로 나섰습니다. 구로역에 도착했을 때 긴 옷을 입은 승현 오빠를 보고 의문이 들었지요. 그날따라 약속에 늦지 않던 하나언니도 조금은 느린 걸음으로. 현숙 언니는 음……. 밥 잘 먹었습니다!! (같이 다녀온 우리 모임 멤버들은 알겁니다. ㅋㅋㅋ)

여차저차 멤버가 모여, 장소를 물어물어 찾아갔습니다. 우리 중 하나 曰, “어르신만 계시는 거 아냐?” 그러나 놀랍게도 다양한 연령층이 있었습니다. 초등학생까지 말이죠. 문규현 신부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신부님은 많이 타고 마르셨지만 건강해 보였습니다.

무릎보호대와 조끼를 착용한 후 오체투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뒤에서 손 모아 인사할 때에는 ‘OTL’ 모양으로 생각했는데 바로 ‘=o-<’ 이 모양이었습니다.(이모티콘을 사람이 엎드린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봐 주세용) 마지막 이마까지 닿아야 진정한 5體투지라는 것!!! 사실 처음 할 때에는 징소리도 못 알아듣고 어리바리했고, 쉬고 나서 두 번째에는 의미 있는 것을 생각해보자 결심하며 용산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을 떠올렸고, 세 번째에는 몇 배를 하는지 세었으며(20배 내외였습니다) 네 번째부터는 머리가 조금씩 핑핑 도는 것이 별 생각 없이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사실, 덥고 땀나고, 바닥은 더럽고. 일어나기 힘들고! 돈을 준다고 대신하라고 하면 못했을 것 같은데요. 문 신부님을 따라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사회에 어두운 부분을 조금은 밝힐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니 힘든 게 아깝지 않았습니다.

하루체험! 그것도 겨우 반나절로 낑낑댔지만, 오체투지 참여한 모든 사람의 염원대로 민중을 위한 세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 같아 뿌듯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