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초록색끈]‘밥’을 먹는다 아니 ‘밥’을 먹이다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10년 10호 기획기사

 

[초록색끈]문턱 없는 밥집, ‘밥’을 먹는다 아니 ‘밥’을 먹이다

정소연
(대안문화센터 활동가)

 

밥을 먹다. 또는 밥을 먹이다. 하루를 살면서 우리는 빠짐없이 밥을 먹습니다. 만약 당신이 내 배만 부르도록 든든히 밥을 먹는다면, 아니 심지어 내 배가 부르고도 남을 만큼의 음식을 소비하고 있다면 오늘 점심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문턱없는 밥집’ 에서 어떨까요?

 

 

문턱없는 밥집의 점심메뉴는 오로지 한가지 “비빔밥” 뿐 입니다. 변산공동체에서 상경(?)한 싱싱한 제철 음식들과 그 어떤 조미료도 가미되지 않은 천연유기농 반찬들을 각자가 먹을만큼 덜어서 맛있게 비벼 먹으면 됩니다. 이렇게 풍성한 식단의 가격은 단 돈 천원. 물론 식사를 다 하시고 나면 천원이 아닌 오천원을 내고 갈만큼 풍성하고 맛있으며 건강한 식사입니다. 단 하나의 유의점은 음식을 절대 남겨서는 안 된다는 것! 주위를 쓱쓱 둘러보면 숭늉에 절임무까지 곁들여 밥알 한톨, 고춧가루 한톨도 남기지 않는 사람들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불교의 발우공양처럼 정성들여 농사짓고 요리한 음식을 싹싹 비우고 일어나야 합니다. 내 배를 든든히 불릴만큼의 밥을 먹고 형편이 닿는 만큼 돈을 내면 문턱없는 밥집에서는 수익으로 또 다른 나눔을 준비합니다. 밥을 먹고, 밥을 먹이는 밥상공동체는 그렇게 움직입니다.

 

문턱없는 밥집의 모든 식재료들은 변산공동체를 비롯한 한살림, 두레생협, 팔당생명살림, 홍성유기영농조합등을 통해 유기농 음식으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야채들은 껍질채 조리되어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방법으로 조리되며 불가피하게 생기는 음식물 쓰레기들은 지렁이 화분을 이용해 퇴비로 재활용됩니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지구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고 유기농 농가를 지원하고 확대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도시서민과 가난한 농민들의 연대는 결국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을 만드는 든든함이 되는 것이지요.

 

도대체- 돈은 어떻게 버느냐구요? 늘 적자인 점심식사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저녁에는 푸짐한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한정식 메뉴와 간단한 술안주를 파는 영업(?)합니다. 물론 식재료와 조리과정은 점심식사와 동일하게 100% 유기농 재료들로 준비됩니다.

 

 

값비싼 유기농 음식들, 또는 가격을 맞추기 위한 값싼 중국산 재료들, 미국산 쇠고기가 위협하는 식탁. 끊임없이 버려지는 음식들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연 밥상은 어떤 존재일까요? 대량생산하기 위해 농약을 사용하며 식물과 땅을 함께 병들게 하고, 그렇게 생산된 음식을 끊임없이 소비하며 내 몸을 학대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소박하지만 건강한 밥상을 위해 무엇을 먹을 것이며. 어떻게 먹을 것이며, 누구와 먹을 것인지를 고민하는 공동체. 문턱없는 밥집의 하루는 오늘도 따뜻한 밥을 짓는 내음으로 가득합니다.


내가 비운 밥그릇으로 다른 이에게는 나눔이 되고 생태를 복원하게 만드는 한 끼 식사. 오늘은 문턱없는 밥집에서 비움으로 나눔을 만들어 보는건 어떠세요? 


+끈더하기

 문턱없는 밥집의 운영시간과 약도


문턱없는 밥집 옆에는 기분좋은 가게 되살림 공간으로 과잉된 소비를 벗어나 기능과 나눔으로 자원을 순환시키고 착한소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든든한 식사후에 한 번 들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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