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누기

[초록색끈] 22인분을 한 끼에 드시나요?

 

문화연대 소식지 "상상나누기" 2010년 16호 기획기사


[초록색끈] 22인분을 한 끼에 드시나요?

 

정소연(문화연대 대안문화센터 팀장)

 

지구를 살리기 위해 소식하자!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한 해,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는 483만여 톤, 돈으로 환산하면 15조원입니다. 상다리가 부러지라 차려둔 음식은 대부분 젓가락질 몇 번 만에 쓰레기통으로 처박힌다는 말입니다. 우린 언제부터 이렇게 “푸짐”하게 먹었을까요?


소고기 200g을 얻기 위해서 소에게 22인분의 곡물을 먹여야 합니다. 어젯밤 회식에서 소고기 2인분을 먹었다면 44인분을 먹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전 세계 곡물의 40%는 이렇게 가축들에게 먹여집니다. 햄버거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1.5평의 숲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조건 고기는 먹지 말아야 하냐구요?

 

아니요. 채식이 아니라 소식(素食)입니다!

 

TV를 보면서 정신없이 밥을 먹고 있다면, 이 반찬을 먹으며 다른 반찬으로 젓가락질을 들이댄다면,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흡입하고 있는 것이라면, 당신은 밥이나 당근의 맛은 평생가도 알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젓가락을 잠시 내려두고 숨 고르기를 해봅시다. 음식을 음미하며 꼭꼭 씹어먹기, 남기지 않고 싹싹 비우며 밥을 먹습니다. 밥에는 단맛이 나고 당근의 풍부한 향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소식은 생명을 살리는 밥상을 마주하는 습관입니다.

 

 

소식이 몸을 살리는 것은 알겠지만 어떻게 환경운동이 되냐구요? 제 철, 제 땅에서 먹는 음식은 푸드마일리지를 줄여줍니다. 푸드마일리지는 1994년 영국환경운동가 팀 랭이 창안한 것으로 특정 중량의 먹을거리가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이동하게 되는 거리를 말합니다. 푸드마일리지가 높아질수록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니 텃밭에서 가꾼 고추를 수확해 먹는 것만으로도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운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여러 생협이나 직거래 농산물 장터 등을 통해 꼭 내가 직접 텃밭을 운영하지 않아도 좋은 재료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88번의 손이 간다는 쌀부터 직접 거둔 유정란까지 농가들과 직접 연계하여 식품을 구입할 수 있으니 지구와 내 몸, 지역농가들까지 살릴 수 있는 일석삼조의 방법입니다. TV 스타킹을 통해 아토피를 치유하는 조리법으로 유명해진 마크로비오틱 역시 신토불이와 일물전체를 말합니다. 자신이 사는 곳에서 나는 음식을 통째로 먹는다로 풀이할 수 있는 마크로비오틱은 뿌리, 껍질 모두 통째로 섭취해 음식물쓰레기도 줄이고 몸을 살릴 수 있는 손쉬운 방법입니다.
여기에 헬렌 니어링은 복잡한 호텔 레시피 같은 조리과정을 피하고 음식의 본연의 맛을 끌어내도록 간편한 조리를 더하라고 말합니다. 바로 “텃밭에서 식탁으로” 인 것이죠.

 

더 이상 22인분이 아닌 1인분의 식사를 위해!
적게 먹고, 소중히 먹는 것만으로 살릴 수 있는 지구와 내 몸을 위해!
오늘부터 소식 어떠세요?
 

# 소식(素食)


소식(素食)은 고기나 생선을 갖추지 않은 음식, 즉 채식 위주의 소박한 음식을 말한다. 또한 소식(素食, plain fare)은 채식, 즉 정결하고 순수한 음식, 근원적 힘과 연결해 주는 음식, 마음의 평화를 주는 음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백과사전]

 

[끈더하기]


책. 평화가 깃든 밥상. 저자 문성희

 

자연 요리 연구가 문성희가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며 개발한 자연 요리 레시피가 담긴 책으로 가장 훌륭한 요리는 재료가 가진 본래의 생명력과 색깔과 모양을 망가뜨리지 않고 먹는 것이라는 그녀의 요리 철학이 푸른 밥상과 레시피 사이사이 곁들인 에세이에 가득하다.


만들기 쉽고 속 편한 열두 밥상과 쌀알이 쫀득쫀득 살아있어 원기 회복에 그만인 일곱 죽상,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영양 많은 간식, 파 · 마늘 · 젓갈 없이도 시원하고 맛있게 담그는 다섯 가지 김치, 생채소 요리를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효소와 소스 등 자연을 살리고 나의 건강도 살리는 생명의 음식을 만나보자. 요리를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자세한 설명과 문성희만의 특별한 요리 비법이 함께 한다.  문성희는  '문성희의 자연식 밥상' , '윤리·생태·생명의 밥상 차리기' '지구를 위한 밥상 차리기‘ 강좌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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