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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세계의 홈리스]홈리스 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국가 전략

[세계의 홈리스]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홈리스 단체를 통해 홈리스의 현황을 전하는 꼭지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홈리스를 대상으로 한 국가 차원의 전략과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노숙인 등 복지의 중・장기 계획으로서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 종합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합계획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전략이라고 보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와 한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호에는 이러한 홈리스 국가 전략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홈리스 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국가 전략의 역할
유럽연합(EU)의 절반 이상의 국가들은 지난 15년 동안 국가 차원의 홈리스 전략을 실행하고 발전시켜왔습니다. 이것은 분명 홈리스가 발생하는 원인을 해결하고 적절한 주거 중심의 해법을 찾기 위해 한 단계 나아간 방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나라에서, 국가 전략은 홈리스 상태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FEANTSA(홈리스와 함께 활동하는 각국 조직의 유럽연합체)에서는 유럽 전역에서 국가 전략이 제자리를 찾도록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국가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국가들의 목록을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으며, 국가 전략의 실행과 관련한 정보들을 취합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홈리스 국가 전략의 목표
국가 전략은 홈리스 상태의 감소와 철폐를 위한 정책들을 시험, 평가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며, 정책의 목표와 초점을 설정하고, 법제화와 권리와 재정을 통해 뒷받침됩니다. 국가 차원의 홈리스 전략들은 당연하면서도 중요한 목표 –홈리스 상태의 감소와 철폐- 를 공유합니다. FEANTSA는 홈리스 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전략은 5가지 목표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1. 거리에서 잠을 자는 사람이 없도록 한다.
2. 응급 기간을 넘어 응급쉼터에 머무르지 않도록 한다.
3. 성공적으로 주거를 이전하는 데 필요한 이상으로 임시주거에 머무르지 않도록 한다.
4. 주거 대안 없이 시설에서 퇴소하지 않도록 한다
5. 젊은 층이 주거가 없는 상태에서 독립생활을 시작하지 않도록 한다.

핀란드, 주거에 대한 요구를 효과적으로 고려
핀란드의 홈리스 국가 전략은 정부가 국가 전략의 계획, 투자, 적용을 통해 실질적으로 홈리스 상태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특별한 사례입니다.
핀란드는 최근 성공적으로 만성 홈리스의 수가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핀란드의 경험은 홈리스 상태의 종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핀란드의 홈리스는 수도인 헬싱키에 거의 절반이 집중되어 있고, 다른 6~7개의 대도시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2007년도에 홈리스 감소가 정체되고,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자 이전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통해 기존의 정책에서 특히 만성적인 홈리스 상태에 처해 있는 집단에 대한 정책이 한계가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가장 취약한 상태에 있는 이들을 위해 어떤 정책들이 필요한지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홈리스에 대한 퇴거를 방지하기 위한 지원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만성 홈리스를 감소시키기 위한 전략의 실행과 관련한 정부의 결정을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 등 다양한 차원에서 강력한 합의와 협력관계가 전략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주거 지원을 포함한 충분한 지원과 함께 홈리스의 인간적인 존엄을 존중하는 태도가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실행한 몇 년 동안 사람들이 홈리스에 대해 사고하는 방식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특히 ‘주거 우선’ 접근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핀란드의 전략에서 흥미로운 점은 모든 쉼터나 응급대피소를 폐쇄하고 지원 주거 형태로 대체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이는 사적인 공간이 허락되지 않는 기존의 쉼터나 시설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입니다.
핀란드는 홈리스 상태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주거에 대한 요구를 효과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핀란드 정부는 주택 건설과 개조에 대한 충분한 투자를 통해 전략을 책임 있게 실행하였습니다. 하지만, 핀란드의 국가 전략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여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그리스, 장관의 서랍에 방치된 전략
당연히 모든 전략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국가들에서 경제위기와 긴축정책, 사회복지 예산의 삭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전략이 실패하고 문서에 불과한 상태가 되어 버린 것에 실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활용할 수 있는 적절한 자원과 재정을 확보하는데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스는 현재 심각한 위기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 28개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빈곤율(23.1%), 실업률(26.1%)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2013년말 전기회사의 자료에 따르면 33만 가구가 단전 위기에 처한 상태였습니다.
과거 그리스에서 홈리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지만,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기존에 사회안전망의 경계에서 살아가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복지제도의 지원 대상으로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면서 2012년 그리스의 보건복지부 장관이 홈리스 상태에 처한 사람들과 관련한 국가 차원의 전략과 대책을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불안정과 잦은 정치세력의 변화는 홈리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장관의 서랍에 방치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체결된 협약은 당장 사회복지 부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기존의 복지기관이 폐지, 해체 또는 병합되고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책임으로 떠넘겨지는 방향으로 변화를 겪게 됩니다.

혼란스러운 급격한 변화 과정에서 그리스 정부는 기존의 경험을 고려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여력이 없는 상황이며, 기존에 존재하던 복지체계의 구조적 문제들을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보다는 응급 대응에 머물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스 정부는 홈리스 상태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포괄적인 전략과 틀을 수립할 책임을 가지고 있지만 국가 전략은 여전히 장관의 서랍에 잠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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