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청소노동자 문제 장기화

“직접 고용 약속 이행 서둘러야”

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의 점거농성이 80일을 넘은 가운데, 학교와 노조 간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4월 19일 동국대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오종익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동국대시설관리분회장은 “지난 3월 2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들을 만난 이사장이 상반기 안에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겠다고 말한 뒤에 학교 측에서 아무런 이야기가 없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동국대는 지난 4월 9일 교무위원 성명을 내고 "(청소노동자) 고용승계 및 일부 충원과 함께 직접고용에 대해 8월 말까지 결론을 내는 것을 목표로 TF팀을 구성해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조합원 47명은 지난 1월 29일부터 동국대 본관 총장실 앞을 점거하며 농성을 해왔다.

노조는 지난 2017년 말에 정년 퇴직한 8명을 충원해 달라는 요구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노조는 2월 1일자로 학교와 청소 용역 계약을 한 '태가BM'과의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지금은 학교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학교 측이 노조 파괴를 목적으로 태가BM을 청소용역업체로 선정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동국대 전략홍보실 담당자는 2018년 말까지 예정된 계약을 지금 해지하면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면서 "청소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계약 당사자인 동국대가 합당한 이유 없이 태가BM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들을 만난 총장님이 그 자리에서 일단 (청소노동자들이) 태가BM과 계약을 한 뒤 월급 받고 이야기하시라는 말도 했다"면서 "해당 업체와 문제가 생길 경우 학교가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동국대 학생 사이에서도 청소노동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을 요구하는 이들이 있다.

이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은 한 동국대 재학생(교육학과 4학년)은 “문제 원인은 간접고용에 있다”면서 “직접 고용이 된다면 청소노동자 문제가 해결이 되겠다고 생각해 노조원들과 같이 108배를 하게 됐다”고 1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올해 입학한 조창래 씨(법학과 1학년)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법조차 지키지 못하는 기업을 학교에서 고수하려는 건 노조 파괴하려는 속내로 보인다”면서 “이사장이 한 말을 책임 있는 행동으로 보여 줘서 상반기 내 직접 고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1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어 그는 “돈 문제를 떠나서 인간 존중의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기사제휴=가톨릭뉴스 지금여기]

  19일 동국대 본관 앞에서 조합원들이 108배를 하고 있다. [출처: 정호준 지금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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