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노동자 “다시 날고 싶습니다”

5개월째 임금체불, 운항 중단 지속

5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이스타항공 창립자인 이상직 민주당 의원에게 항공 운항 재개와 체불임금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이스타노조) 조합원 등 약 200명은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총력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여당은 이상직 의원의 문제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며 감싸고 있다. 또 이스타항공 문제해결에 나서 달라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에 대해 정부는 ‘기간 산업안정자금’ 등 각종 지원에서 이스타항공을 철저히 배제해 버렸다”며 “이스타항공, 이스타포트 노동자들은 그냥 죽으라는 것이 현 정부와 여당의 입장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27일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이스타항공 측이 ‘체불임금 중 2, 3월 급여 최대한 지급, 4~6월 정상근무 수당 제외 휴업수당 반납’이라는 안을 가져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해당 안을 내놓으며 ‘제주항공 측이 당초에 체불액 전부를 부담하기로 한 계약사항의 변경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직 의원 측은 제주항공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이에 지난달 11일로 예정됐던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계약이 연기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노조는 타항공사들이 국내선 및 국제선 운항을 조금씩 재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타항공만이 운항 중단을 지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스타항공노조는 “탐욕에 쌓인 이스타항공 이상직 의원 오너 일가가 애경-제주항공과 핑퐁 게임 하듯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며 매각을 지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이스타항공 인턴 등 계약직 188명이 해고(계약해지)됐으며, 정규직 65명은 반강제로 희망 퇴직한 상태다. 아울러 지상조업을 담당하는 이스타포트와 계약을 해지해 300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었다.


한 이스타노조 조합원은 결의대회에서 “임금체불이 시작된 것이 2월인데 벌써 여름이 왔다. 그러나 회사는 제대로 된 약속을 한 적이 없다. 취업준비생 시절보다 더 힘들다. 올해 절반을 잃어버렸다. 밥 한 끼 먹자는 약속도 돈이 없어 주저하게 되고 배우자 얼굴 보기가, 부모님께 연락하기가 미안하다. 잘못된 경영도, 인수 작업 지연도 우리의 잘못이 아닌데 왜 고통은 우리만의 몫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은 “이상직 의원의 21대 총선 공약은 청년벤처기업을 만들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년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염치가 없다”라며 “자기 기업조차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자신과 함께 회사를 살린 많은 노동자를 사지로 모는 사람이 무슨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의 대표는 이스타항공의 창립자인 이상직 의원의 장녀 이수지 씨다. 이수지 대표와 동생 이원준 씨가 이스타홀딩스 지분을 각 33.3%, 66.7%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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