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경력 깎는 교육부, 교사 임금 11억 환수 논란

“5월 교육부 예규 개정은 위법…경력 차별과 위법 행정 중단해야”

교육당국의 갑작스런 임금 환수 및 삭감 조치로 피해를 본 교사들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교육부가 교육공무직 경력을 가진 교사들의 호봉을 정정하고 이를 소급해 환수조치하면서 전국적으로 최소 526명의 교사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체 환수 금액은 11억 6천여만 원에 달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와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및 민주노총 법률원은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단소송에 돌입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교육공무직 경력 차별과 위법 행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여러 법률 전문가들의 검토에 따르면 2012년 7월 호봉 예규는 교육부의 주장과 달리 적법하고 유효하며, 오히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조치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환수금액이 큰 교사들은 현재 생계 파탄의 위협마저 느끼고 있다. 수백만 원을 환수당하는 교사들이 수두룩하고 환수 금액이 2600여만 원에 이르는 교사도 있다”라며 “고용이 불안한 기간제교사들은 환수에 대한 압박이 더 심한 상황으로, 추석 직전 어느 기간제 교사는 수백만 원의 급여를 한꺼번에 환수당했고, 미고용 상태에서 환수금 마련이 막막해 대출을 고려하는 기간제교사들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5월 15일 교육부가 호봉 관련 예규를 개정해 각 시도교육청에 통보하면서 불거졌다. 교육부는 2012년 7월 발령된 교육공무원 호봉 관련 예규가 공무원보수규정을 어겼다며 ‘업무분야와 동일한 교원자격증 취득 후의 근무경력’에 대하여만 8할을 인정하고, 교원자격증 취득 전의 교육공무직 경력은 5할만 인정한다고 개정했다. 종래 교육공무직 경력은 교원자격증의 유무와 상관 없이 8할을 인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하경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교육부가 잘못됐다고 지적한 예규는 아무런 위법사항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상위법인 공무원 보수규정에서 교원자격증 취득 전 경력에 대해서는 50% 환산률을 적용하겠다는, 일반적인 기준을 정해놨지만 구체적인 비율을 하위 법령에서 얼마든지 상향할 수 있도록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라며 “비고란을 보면 설령 교원자격증을 취득하지 않고 교육공무직으로 근무한 경력이라고 하더라도 현재와 상통하는 분야의 경력인 경우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행정안전부장관과 협의해 100%까지 비율을 적용할 수 있다고 위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또 교육부의 호봉정정과 그에 따른 환수조치는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행정청이 예규를 제정하고, 호봉을 확정한 행위엔 강력한 신뢰가 부여되고, 신뢰가 형성된 이후엔 함부로 소급할 수 없다는 게 신뢰보호 원칙”이라며 “개정된 예규를 소급 적용해 종전의 경력 인정을 뒤집고 환수처분을 하는 것은 교육부와 교육청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을 침해하기에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집단소송에 참가하는 피해 교사는 교육부의 경력 인정 기준을 비판했다. 인천 중학교에서 영양교사로 일하는 박지영 씨는 “대학 졸업 후 학교에서 영양사로 일하다 임용에 합격해 영양교사가 됐다. 호봉을 책정할 때 학교 영양사로 일한 경력은 80% 인정이 됐는데, 학교 외 다른 곳에서 일한 영양사 경력은 모두 100% 인정됐다”라며 “업무관련도가 가장 높은 학교 경력을 왜 부분만 인정하는지 납득할 수 없었고, 그마저도 다시 50%로 삭감하는 교육부 때문에 학교의 많은 교사들이 상처받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라고 밝혔다.

이에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참에 공무원보수규정을 제대로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민간부문 상통직 경력을 자격증 여부와 관계없이 100% 인정했다면, 학교에서의 경력도 당연히 100%를 인정해줘야 한다”라며 “오히려 20%씩 차별을 해왔던 교육당국이 문제이고, 공무원보수규정을 개정해 차별을 바로 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집단소송엔 전국 30여명의 교사들이 집단소송인단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