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청소노동자, 두 달째 연세대 농성

연세대, "구호 1번에 50만 원" 가처분 청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안 언더우드 동상 근처에 두 달 넘게 천막이 세워져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에서 일하다 해고된 청소, 경비 용역 노동자 23명이 농성 중인 천막이다. 이들은 청소, 경비업 등 사업을 벌이고 있는 ‘세안텍스’에 고용돼 있던 노동자들로, 2014년 2월 3일부터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일했다.

  연세대 언더우드 동상 근처에서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 해고 노동자들이 두 달 넘게 천막 농성 중이다. [출처: 지금여기 강한 기자]

오늘(3월 30일) 농성 천막에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만난 전국여성노조 인천지부 이학금 지부장과 두 조합원은, 해고자들은 2014년 12월 31일까지 근로계약을 맺고 1일 8시간, 월급 120만 원을 받으며 일했으나, 재계약 조건으로 1일 5.5시간 근무, 월급 95만 원을 제시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임금이 줄어드는 재계약에 서명하지 않은 결과 계약이 갱신되지 않고 해고된 것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 승계’다.

김미향 씨는 울먹이며 “저희 잘못으로 인해 해고된 게 아니다”며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 다른 해고자도 “신축건물이라 먼지가 굉장히 많았다. 입주 청소도 안 된 상태에서 시작해 자리를 잡아 놓았는데, 자기들(회사, 연세대)이 원하는 대로 안 한다고 해고했다”고 지적했다.

이학금 지부장은 해고자 23명 중 18명이 전국여성노조 조합원이고, 나머지 5명은 민주노총 인천지역일반노조 소속이라고 밝혔다. 이 지부장은 세안텍스와 원청인 연세대가 “자기네 소속이 아니라고 서로 떠밀고 있다”면서 “간접고용의 허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청소와 경비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자”라면서, 진리와 자유를 추구한다는 그리스도교 학교가 사회적 약자를 이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해고자들의 '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 승계'를 지지하는 바람을 상징하는 바람개비가 공사가 한창인 연세대 백양로를 내려다보고 있다. [출처: 지금여기 강한 기자]

한편 농성 중인 이들은 지난 3월 27일 연세대 총무처장 명의의 ‘불법농성 중단요청 및 형사상 조치예정 통지문’을 받았다. 이 통지문에서 연세대는 불법 농성으로 인해 학사운영과 행사 진행을 방해받고 대학의 면학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면서, “이미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퇴거 및 업무방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한 데 이어, 불법농성을 지속하면 형사상 조치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가처분 신청의 내용은 천막을 철거하지 않을 경우 1일 100만원, 현수막 설치나 구호를 외치는 등 행위에 대해 1회당 50만 원을 학교에 주라는 것이다. (기사제휴=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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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동자

    사쿠라야당 새정련은 집회시위 농성탄압 벌금폭탄 폐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