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34일 단계적 복직안 양보에도 성의 안 보이는 쌍용차

범국민대회서 김득중 지부장 무기한 단식 선언...“승리해 범국민잔치 했으면”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단식 34일,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 원정투쟁단 11일째인 3일 오후 4시 쌍용차 투쟁 승리를 위한 범국민대회가 평택 쌍용차 공장 앞에서 열렸다.


지난 8월 31일부터 곡기를 끊은 김득중 지부장은 1천여 명의 시민, 노동자, 사회단체 회원들의 연대에 감사를 표하고 정리해고자 복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월 14일 한국을 찾은 마힌드라 회장이 쌍용차 지부와 만난 이후 교섭이 진행된 9개월여 동안 노사는 정리해고자 복직을 위한 실무-본교섭을 40여 차례 벌였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사측은 정리해고자들 복귀 시한을 명시해 달라는 지부의 요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또 손배가압류 해지, 비정규직 복직 문제도 전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득중 지부장에 따르면 쌍용차 지부는 일괄 복직 요구에서 한 발 물러나 단계적 복직안을 수용하겠다고 사측에 밝혔다. 대신 복직 시한 만큼은 반드시 명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복직 시기 명시가 아닌 사측 여건이 되는 시점 마다 ‘노노사(쌍용차지부-기업노조-사측) 복직 추진위’를 구성해 복직을 논의 하자고 답했다. 7년 동안 기약없는 해고자 생활을 보낸 조합원들에게 다시 기약없이 기다리라는 얘기다.


  김득중 지부장과 쌍용차 지부 조합원들이 모두 무대에 나가 투쟁가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이날 범국민대회는 서울에서 버스 4대가 출발하고 세월호 유가족, 제주 해군기지 반대 강정마을 주민, 밀양-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 용산참사 유가족 등 각지에서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했다. 정치인들도 함께 했다. 은수미, 장하나 새정치연합 의원, 구교현 신임 노동당 대표,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이종회 계급정당 추진위 대표가 참석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백기완 통일문제 연구소 소장은 “일을 해도 해도 살수가 없는 노동자들은 자꾸만 쓰러져 가는데 재벌들만 살찌는 이 잘못된 부조리를 그대로 두자는 것이 노동개혁의 본질”이라며 “달도 차면 기울 듯 민심과 싸워 이긴 독재자는 없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인도까지 가서 싸우는 까닭은 박근혜가 나서라는 민심이다. 이 민심과 싸워 이기 독재자는 없다는 것을 박근혜는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배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쌍용차 경영진이 결단하지 않으면 노동자 민중의 분노가 쌍용차로 향할 것”이라며 “오늘 수 많은 연대에 우리도 더 큰 연대로 반드시 화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국 장그래살리기 운동본부장은 “공장 앞에 ‘가장 혁신적이고 존경받는 대한민국 자동차 회사’라고 써 있는데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존경받는 회사는 될 수 없다”며 “쌍용차 노동자들이 투쟁하는 한 티볼리가 아무리 잘 팔려도 이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김상구 신임 금속노조 위원장도 “김득중 지부장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 마음 같아선 당장 단식을 중단하고 공장으로 함께 걸어가자고 하고 싶다”며 “쌍용차 해고자들이 모두 복귀할 때까지 15만 조합원과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장경인 쌍용차 지부 조합원은 “지난 1월 교섭이 열린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절망 속에 있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김득중 지부장의 말라가는 얼굴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 이 고통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해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상에 오른 김득중 지부장은 “분명하게 얘기하겠다. 7년 동안 복직을 희망하고 함께 투쟁한 조합원 단 한 명도 배제 할 수 없다. 손배가압류도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 함께 싸운 비정규직의 정규직 복직도 포기할 수 없다. 34일 차 단식은 중도 포기없이 갈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또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승리할 것”이라며 “오늘 기세를 모아 더 당당히 앞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회를 본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 사무국장은 “여러분들의 연대하는 희망의 목소리에 쌍용차 사측이 복직을 결정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승리를 축하하는 범국민잔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성실한 교섭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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