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씨 가족, 교황에게 편지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 중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 씨의 가족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보내는 편지를 12월 1일 주한 교황대사관에 전달했다.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가까운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백 씨의 아들딸 세 명이 참석했다. 두 딸은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아버지의 지난날에 대해 소개하고 규탄 발언을 하는 동안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했다.

   12월 1일 주한 교황대사관 앞에서 이영선 신부(왼쪽 첫째)가 편지 전달과 교황대사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출처: 강한 기자]

백도라지 씨(모니카)는 “(2014년) 교황님이 오셔서 광화문광장에서 사랑과 평화를 말씀하시고 많은 축복을 내리고 가셨는데 한 해 지나고 저희 아빠는 물대포에 맞아 쓰러지시고 사경을 헤매고 있는 지 18일째”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그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아무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저희는 교황님께 저희의 이런 사정을 말씀드리고 저희 가족을 굽어 살펴 주시라고 부탁드리기 위해 편지를 전달하러 교황 대사관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영준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은 백 씨의 가족들이 편지 공개는 원하지 않아 내용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현찬 가톨릭농민회장,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이영선 신부, 권오광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백 씨의 자녀들과 이영선 신부가 함께 약 30분 동안 주한 교황 대사관에 들어가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를 만나고 편지를 직접 전달했다.

이 신부는 교황대사 면담을 마친 뒤 대사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황대사가) 일주일쯤 뒤에 정기적으로 교황청에 편지를 보낼 때 (백 씨 가족들의 서한을 함께) 보내 주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또한 이 신부는 교황대사가 11월 14일 집회 상황과 백남기 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자세히 묻고, 가족들에게 묵주, 십자가, 상본 등 교황의 선물을 전달하고 강복했다고 설명했다.(기사제휴=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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