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리병원, 공공병원으로” 靑 앞 농성, 삭발까지

“청와대, 제주 영리병원 진행 시그널 주곤 책임 방기”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11일 제주 영리병원 승인을 철회하고 공공병원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농성에 돌입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범국본은 농성에 돌입하기 전 청와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국민 70%가 영리병원 설립에 반대하고 있다”며 “영리병원을 막기 위한 우리의 투쟁은 곧 국민의 뜻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는 오늘(11일)부터 청와대 앞 철야 노숙농성에 돌입한다. 또 제주도 원정투쟁, 대규모 집회를 전개하는 등 제주 영리병원의 개원을 막기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 400명에 달하는 노동자, 시민이 참여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임기 내 영리병원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문 대통령이 제주 영리병원 논쟁에는 원 지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부장은 결의대회에서 “문재인 정부는 원희룡 지사에게 (영리병원 사업을 진행하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헬스케어타운 사업자이고, 이곳에 중국 녹지그룹을 유치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월 내국인 진료 금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놨다. 정부 2개 기관이 나서 영리병원 길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훈 건강보험노조 경기본부장 역시 “제주 영리병원에 내국인 진료의 길이 열릴 수밖에 없다”며 “의료법상 내국인 진료 거부는 금지이기 때문이다.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이 영리병원 추진을 기다리고 있다. 황금 알을 낳는 영리병원은 ‘의료 재앙화’로 번져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제주 영리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석운 범국본 상임대표는 “보통 병원을 짓는데 4~5년이 걸린다. 또 한국 공공의료 비중은 10%가 안 된다”며 “제주 영리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하면 의료영리화도 저지하고, 공공의료도 확충할 수 있다”고 말했고, 나순자 위원장도 “정부가 제주 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더 큰 투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범국본은 지난 1월 31일 정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2월 1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직무유기로 고발했다. 정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 당시 조건을 갖추지 않은 제주 병원 사업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당시 사업계획서에는 ‘사업시행자의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빠져 있었다. 범국본은 원 지사 역시 의료기관 인력 운영계획, 자금조달 방식 등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했다.

범국본은 오는 15일 촛불문화제를 열고, 2월 21일 제주도 원정투쟁을 진행한다. 민주노총도 2월 20일 제주 영리병원 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동시에 제주 영리병원 철회를 위한 100만 국민서명운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범국본의 청와대 앞 농성은 오는 20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