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대학 커뮤니티, 여혐의 장으로..."n번방 2차가해 심각"

대학 내 페미니스트 “에브리타임이 윤리 규정 및 신고·삭제 시스템 마련해야”

'피해자 지원이라니 일탈계 개꿀이네'
'n번방과 별개로 일탈계를 한 여성은 처벌받아야 한다'
'26만은 일반화의 오류다'
'박사방이고 n번방이고 저런 거 걸리는 애들 심리는 뭐냐. 피해자라고는 하지만 XX 한심하네'
'장담하는데 곧 뉴스에 n번방법 나옴 또 X같은 남성억압법 하나 만들어서 즙짜고 감성팔이할 예정'
'n번방 얘기 좀 그만하자 지겹다'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n번방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와 여성 혐오 글들이 지속해서 올라와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학 페미니스트 공동체는 에브리타임을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온라인 윤리 규정과 모든 사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7일 오전 대학 페미니스트 공동체 유니브페미는 서울 마포구 에브리타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브리타임을 비롯한 대학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내부의 여성·소수자 혐오와 여기에 대해 ‘입장 없음’, ‘제재 없음’으로 일관해온 플랫폼의 태도는 N번방 사건에 대한 2차 가해·여성혐오성 게시물이 유통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 분명하게 연루되어 있다. 전국 약 400개 캠퍼스에 439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에브리타임은 그만큼의 책임이 뒤따른다”라며 윤리 규정 및 신고·삭제 시스템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N번방 2차 가해·여성혐오성 게시물에 대한 제대로 된 윤리 규정 및 신고·삭제 시스템 마련과 문제적 게시물에 대한 즉각적 삭제 ▲“회사는 피해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라는 이용약관 대신, 디지털 성폭력과 혐오표현에 대한 방지책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유니브페미에 따르면 에브리타임의 익명게시판은 이미 공론의 장의 기능을 잃었다. 소수자를 위한 발언들은 이용자 다수에 의해 삭제되는 시스템에서 생산적 토론은 불가해지고, 소수자 배제로 이어지는 상황이란 것이다.

노서영 유니브페미 대표는 “게시판엔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에 대한 혐오글이 오래전부터 올라왔다. 이에 항의하는 댓글을 달아 6개월 이용 정지를 당했는데 에브리타임에서 신고가 일정 수 이상으로 누적되면 내용과 무관하게 자동으로 삭제되고, 이용에 제지를 당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환경 속에서 여성 외모 품평, 소수자 혐오가 놀이 문화가 됐다”라고 밝혔다.

신민주 기본소득당 은평(을) 국회의원 후보도 에브리타임에서 본인의 계정이 정지되기까지 15분이 채 안 걸렸다고 증언했다. 신 씨는 “에브리타임에 페미니즘에 대한 글을 쓰고 쏟아지던 악플과 신고 시스템 누적으로 15분 만에 계정이 정지됐던 경험이 생생하다”라며 “표현의 자유, 누구에게나 공정한 시스템이란 말은 특정한 누군가만을 보호해줄 뿐, 여성을 위한 말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익명 게시판에 대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많은 대학생이 에브리타임에 접속할까? 성균관대학교 여성주의모임 닻별 학회장 윤김진서 씨는 “학과나 학생회의 공식 게시판이 에브리타임에 생긴다”라며 “학교 시간표를 만드는 기능이 다른 플랫폼보다 훨씬 수월하고, 익명 게시판에 올라오는 학교에 대한 정보도 학생으로서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에브리타임 내 n번방과 관련한 혐오 표현들이 쓰인 손피켓을 뒤집어 이에 저항하는 문구로 교체하는 짧은 퍼포먼스 뒤 에브리타임 본사에 이들의 요구안을 전달했다. 81개 단체, 개인 751명의 연서명도 함께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