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시신 인상착의 제공도 엉터리...두번 피멍드는 유가족

시신 인상착의 잘못 기록해 가족이 못 찾아...해경, "명백한 우리 잘못"

해양경찰청의 세월호 실종자에 대한 미흡한 신원확인으로 실종자 시신을 수습하고도 부모가 뒤늦게 찾게 된 일이 벌어졌다.

23일 새벽 2시 경 진도 실내체육관 내 설치된 신원확인소에서 세월호 침몰로 실종된 한 학생의 부모가 아들의 인상착의가 다르게 표기된 게시물로 인해 시신이 수습된 지 약 20시간 만에 병원에서 직접 찾게 됐다.


22일 신원확인팀은 91번째 시신의 인상착의를 게시판에 게재하면서 상의 ‘검정색 아디다스’, ‘곱슬머리 단발’의 남성을 목포 한국병원에 안치 중이라고 표기했다.

그러나 부모는 자신의 아들이 곱슬머리 단발이 아니고 검정색 상의도 아니었기 때문에 혹시나 하면서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다 22일 오전 이 부모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경찰에 신원확인을 다시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자 결국 스스로 병원 안치실에서 자녀의 시신을 확인해야 했다.

이 부모는 신원확인소에서 “이 머리가 (어떻게) 곱슬에 단발머리인가”라며 “확인을 안 해놓고,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떻게 찾나”라고 원성을 높였다. 그는 “이렇게 있으면 안 된다”, “다 틀린다”, “학부모들이 다 이것만(게시물) 쳐다보고 있다”며 즉시 대책을 촉구했다.

결국 해경은 “전적으로 우리 잘못이며 저희 경찰관들이 많은 주검들을 확인하다 보니 이런 실수가 있었다. 드릴 말씀이 없다”며 “내일 아침 제가 직접 병원으로 찾아가 시신을 일일이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모는 “이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지금 당장, 빨리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독촉, 책임자들은 차비를 하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약 25명의 실종자 부모와 친지는 게시판에 모여 게시물에 인상착의와 발견 일시 등 보다 구체적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며 책임자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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