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문용린 시절 ‘자사고 부정’ 알고도 덮었다

입학전형·편입학 부정 적발하고도 '쉬쉬', 자사고 재지정 평가엔 ‘우수’

  서울 자율형사립고 학부모연합회는 21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자사고 폐지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창열 [출처: 교육희망]

서울시교육청이 감사를 통해 자율형사립고(자사고)들의 각종 부정을 적발하고도 자사고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평가에는 반영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문용린 전 서울교육감 시절 이루어진 자사고 평가가 봐주기 위한 ‘엉터리 평가’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29일 서울교육청의 ‘최근 3년 감사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은 2013년 7월 10일부터 8월 1일까지 17일 동안 자사고와 국제고, 외고 등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다. 이들 학교의 2011~2013학년도 학교운영 전반을 대상으로 한 감사에만 감사인력 47명이 투입됐다.

당시 서울교육청의 감사는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 등에서 입시비리가 불거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자, 특권학교의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하라는 교육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 서울교육청의 감사대상 학교에는 올해 자사고 운영평가 대상인 중앙고와 경희고, 하나고 등 3개 자사고도 포함됐다.

서울교육청의 감사 결과, 종로구에 있는 중앙고는 입학전형 업무처리를 부적정하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입학전형 업무의 부적정한 처리는 경희고와 하나고에서도 적발됐다. 서울교육청은 이들 3개 자사고에 ‘경고’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서울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문용린 전 서울교육감 시절이었던 지난 6월 완료한 학교운영평가에서 이들 3개 자사고는 모두 우수등급을 받았다. 중앙고는 ‘입학전형 운영의 적정성’ 평가에서 3점 만점에 2.6점을 받았고, 하나고는 2.8점, 경희고는 2.0점을 받았다.

중앙고는 감사에서 전·편입학 및 재입학 시행규칙을 제정하지 않고 부정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서울교육청의 ‘전·편입과정의 공정성’ 평가에서 3점 만점에 2.6점을 받아 우수학교로 둔갑했다.

중앙고는 또 1~2월에 신입생을 대상으로 ‘신입생 예비학교’를 개설해 선행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 사실도 적발됐다. 신입생들로부터 한 사람당 10만~15만원을 받고 15~21일 동안 국어와 영어, 수학 등의 선행학습 수업을 시킨 것이다.

하지만, 서울교육청은 중앙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선행학습 방지노력’ 항목에서 4점 만점에 3.0점을 주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김성보 전교조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지난 6월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는 은폐되고 조작된 의미 없는 평가”라며 “감사결과를 은폐하고 평가를 조작한 자사고와 교육청 담당자들에 대해 엄중한 문책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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