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고 '하나고' 특별감사 받는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입시 비리, 채용비리 '하나고' 자사고 취소하라”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31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나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를 촉구했다. © 최대현 [출처: 교육희망]

최근 입시부정과 교사 채용비리, 학교폭력 은폐 의혹을 받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인 서울의 하나고에 대해 진보적인 교육단체들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 서울지부와 교육을생각하는시민모임, 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등 20여개 단체가 꾸린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3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하나고의 비리를 뿌리 뽑아라”면서 이 같이 교육청에 요구했다.

입시비리 의혹 확인되면 자사고 지정 취소 사안

지난 2010년 3월 개교한 서울 하나고의 입시부정 등의 의혹은 지난 26일 서울시의회에서 터져 나왔다.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이날 연 행정사무조사에서 증인으로 나온 전경원 하나고 교사는 그동안의 입시부정과 청와대 고위 관계자 아들의 학교폭력 가해 은폐 의혹을 세상에 알렸다.

전 교사에 따르면 하나고는 남자 학생을 더 합격시키기 위해 지원자 가운데 남자 학생들의 점수를 임의로 올려주는 조작을 했다. 또 하나고는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아들이 학교폭력을 가한 사실을 확인했는데도 이를 학교폭력위원회에 회부하지 않는 등 법에 따라 처리하지 않았다.

또 이날 시의회는 하나고가 올해 3명의 교사를 채용하면서도 채용공고나 서류심사, 면접 등의 통상적인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사장이 직권으로 채용한 사실도 밝혀냈다. 이는 서울교육청의 지침은 물론 공개채용을 의무화한 현행 사립학교법을 위반한 것이다.

전교조 서울지부장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이성대 공동대표는 “사회특권층에게 특혜를 주고 사회적 지위와 부를 대물림하는 자사고가 자신들 마음대로 운영해 온 것이 드러났다”면서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고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입시부정, 학교폭력 은폐, 불법 교사채용의 책임을 물어 하나고의 자사고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면서 “당초 약속대로 하나고를 은평 뉴타운 주민 자녀를 위한 일반고로 전환하라”고 서울교육청에 촉구했다.

자사고의 법적 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91조의3 4항을 보면 부정한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한 경우나 거짓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회계를 집행한 경우 교육감이 지정취소 할 수 있도록 했다.

첫 입시비리 의혹엔 ‘경고’... 교육청 특별감사 주목

특히 하나고의 입학전형과 관련해 부정 의혹은 지난 2013년에도 있었다. 교육부가 주도해 문용린 교육감 시절인 지난 2013년 서울교육청이 실시한 자사고 특별감사에서 하나고가 “2011~2013학년도 입학전형 서류심사를 할 때 별도의 장소가 아닌 교내에서 평일 공강이나 야간, 주말을 이용해 전형위원 1인이 1일 평균 15명의 지원자의 추천서 및 학습계획서를 심사하면서 지원자의 인적사항이 드러나지 않도록 가림(봉인)조치를 하지 않아 심사자가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있는 상태에서 서류 심사를 실시했다”고 밝혀냈다.

하지만 당시 서울교육청의 조치는 ‘경고’에 그쳤다. 또 서울교육청은 지난 해 하나고를 대상으로 한 자사고 운영성과 종합평가 결과 기준 미달 점수인 70점을 넘겨 5년 동안 자사고로 재지정했다. 이에 따라 하나고는 현재도 자사고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이번 의혹에 대해 하나고와 하나고의 학교법인인 하나학원을 대상으로 벌이는 특별감사에 주목이 되는 이유다. 서울교육청은 늦어도 다음 달 중순께부터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영훈국제중 입시 비리 사건 감사에 투입했던 감사인원과 비슷한 규모로 감사팀을 꾸려 입시부정과 교원채용 비리, 학교폭력 은폐 등의 의혹을 확인할 계획이다. (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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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하나은행 계열인가? 하나은행은 전문사채로 출발한 기업이다. 박정희 정권이 1971년 단기금융업법을 제정, 이 때 거액의 전문사채자금이 투자금융이란 이름으로 제도권에 흡수됐다고 한다. 하나은행은 이때 당시 만들어진 한국투자금융이 변신한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