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정의당 “삼성 금권 재확인, 개탄”

민주노총 “도 넘은 이재용 구하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가운데, 정의당은 비판 입장을 밝히며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촉구했다.

  2020년 1월 17일 서울고등법원으로 출석하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출처: 김한주 기자]

앞서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며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미전실 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승계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사법부의 서슬 퍼런 잣대는 또다시 삼성 앞에서 여지없이 부러지고 말았다. 이렇게 또다시 삼성의 막강한 금권을 확인하게 된 것에 대해 개탄할 수밖에 없다.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대변인은 “법원이 사건의 중요성을 생각했다면 이 부회장을 비롯한 혐의자들이 증거 인멸을 공모할 수 없도록 진작 구속을 했어야 마땅하다. 구속영장을 기각해서 혐의자들에게 또 기회를 주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 이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사과를 필두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가동되고 있고, 이 부회장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해 여론전을 펼치는 중이다. 법과 제도를 총동원해 자신의 범죄를 가리려는 이 부회장의 행태를 법원은 언제까지 두고만 볼 것인가. 검찰은 면밀한 수사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이 부회장의 영장 기각이 ‘이재용 구하기’라는 규탄 성명을 냈다. 민주노총은 “이 부회장이 경영을 승계하기 위해 저지른 범죄의 중대성을 감안했을 때 구속이 돼야 하는 사유는 무궁무진하다”며 “그런데 재판부는 이미 확보한 증거가 많다는 이유로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증거인멸 사유가 없다는 결론인데, 삼성 측이 공장 바닥에 경영 승계 관련 자료를 묻어 증거 인멸을 했고, 검찰이 이를 압수수색한 이후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사실을 재판부는 정녕 모르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또한 민주노총은 “이번 영장 기각 일등 공신은 언론이었다고 생각한다. 고작 5천 건 데이터를 가지고 빅데이터 여론조사라고 포장하고, ‘선처’ 여론이 60%라며 ‘언론 플레이’를 하는 등 많은 언론이 삼성 재벌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 재판부와 일부 언론의 ‘이재용 구하기’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다. 민주노총은 검찰이 영장을 다시 청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주가 시세 조종,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