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드 전개” 한민구 장관 직권남용·직무유기 고발

"막무가내 국방부, 관련법 무시하고 사드 체계 일부 배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반대단체들이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국방부 간부들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8일 검찰에 고발했다.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고 사드 배치를 지시한 한민구 장관의 행위는 위헌이자 무효이므로 직권남용이라는 이유다. 또, 한 장관 포함 박재민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 전윤일 환경팀장, 유동준 시설기획과장은 사드 배치 과정에서 직무상 당연히 해야 할 사업계획 공고와 배치 지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8일 오전 10시 30분,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불교성지수호비대위·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국방부 정문 앞에서 한민구 장관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사드반대단체 [출처]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이들은 “국방군사시설사업에관한법률, 환경영향평가법, 군사기지및군사시설보호법 상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성주골프장 인근 주민 출입을 통제하고 급기야 한국에 사드 체계 일부를 배치했다”며 고발 경위를 설명했다.

이들은 ‘위헌무효’에 해당하는 사드 배치를 지시한 한민구 장관은 직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국방부 소속 공무원들에게도 ▲배치 부지 관련 지자체 협조 행위 ▲부지 가용성 평가 ▲부지 취득 위한 롯데상사 측과의 협의 등의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사드배치가 위헌무효인 근거로 이들은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든다. 헌법 제60조 제1항은 국회가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주권 제약에 관한 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등에 대해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사드배치가 한국의 주권을 제약한다는 근거로 이들은 사드 운용에 정부가 일체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드 운용은 미군이 하는 것으로 정부가 관여할 수도, 운용 방법을 검증할 수도 없고, 중국·러시아가 한국 정부의 책임을 물으며 ‘정밀타격’까지 언급하는 상황에서 조사나 검증, 재발 방지 대안에 관한 조치를 할 수 없으므로 심각한 주권의 제약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사드 배치가 한미상호방위조약이나 SOFA에 따른 단순 무기 도입이 아닌 한반도 방위 범위를 넘어서는 미국 MD체계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새롭게 주권을 제약한다고도 지적한다.

다시 말해 사드배치는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위헌무효’인 행위를 소속 공무원에게 수행토록 한 것이 한민구 장관의 ‘직권남용’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9월 “사드배치와 관련해 국회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달 7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도 같은 취지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관련기사:국방부, 국회도 따돌린 사드 ‘알박기’…국방위 전체회의서도 보고 無)

직무유기는 한민구 장관 등 피고발인이 ▲국방시설사업법에 따라 해야 하는 사업계획공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 ▲환경영향평가법상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방시설사업법은 사드 배치와 같은 국방·군사시설 사업을 시행할 때 사업계획을 작성해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한다. 이 법에 따르면 국방부장관은 승인 내용을 관보에 고시해야 하고, 이 사업계획을 주민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업면적이 33만 제곱미터 이상인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계획을 공고하고 사업 지역의 토지소유자나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이들은 “사드 체계가 대한민국에 주둔하는 외국군대의 부대시설(국방시설사업법 제2조)로 사드 배치 사업은 국방·군사시설사업이며 면적이 33만 제곱미터 이상인 사업으로 사업계획 승인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국방부가 “사드 배치 부지 미군 공여 이후 미측 예산으로 설치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국내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사업계획 공고 등을 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는 설명이다.

환경영향평가법에는 국방·군사시설 설치 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시행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지난 12월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업체를 선정해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 착수한 바 있다.(관련기사:국방부, 사드 부지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착수)

이들은 “사드 사업 중 외부시설과 기반 시설 공사비용은 모두 한국이 부담하기로 돼 있어 한국 정부가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봐야 한다”며 “일부 미측 사업이라 하더라도 국내 환경법이 적용돼야 하고, 환경영향평가법상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를 실시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드배치는 국민과 주민에게 어떤 정보도 제공치 않은 채 주권 원리를 위반한 것으로 처음부터 위헌무효”라며 “주민 생명과 안전에 대한 고려와 담보는 여전히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고 적법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강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주희 변호사(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회)는 “이번 소송은 국방부의 위법행위에 대해 처벌해달라는 취지”라며 “국방부가 법적 행위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사드 배치 행위를 중단시킬 실효성 있는 조치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서 여론과 정치권에서 중단의 메시지를 주고 국회가 권한쟁의 심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른 시일 안에 롯데상사의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 헌법소원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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