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댐 붕괴 참사, 한국 정부 책임 크다

한국 시민사회단체, 진상조사와 복구, 장기계획 마련 촉구...“누구를 위한 개발이었나”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이 라오스 세피안, 세남노이 댐 사고가 ‘지역 주민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았다’며 한국 정부의 책임을 지적하고 나섰다.

기업인권네트워크,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참여연대, 피스모모 등 단체들이 연대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업 한국 시민사회TF가 9일 오전 서울 참여연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정부가 이 참사 진상조사에 책임있게 임해야 하며, 한국 정부와 SK건설, 한국 서부발전은 라오스 피해지역 복구와 재건을 위한 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민관협력사업(PPP) 활성화 정책의 한계와 문제점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대규모 개발사업이 미치는 환경적, 사회적, 인권적 악영향을 예방하고 지역주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기본 장치인 세이프가드 이행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23일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에 있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보조댐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현재까지 13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 6천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에 단체들은 매우 이례적이고 비극적인 사고로 많은 것을 잃은 라오스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 대응을 위한 한국 시민사회 TF를 구성하여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자간담회에서 첫 번째 발언을 맡은 이강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사는 사고 원인에 대한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의 설명이 상이한 점을 설명하며, 사고에 대해 두 기업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SK건설은 사고의 원인이 댐 ‘붕괴’가 아닌 홍수로 댐이 ‘유실’된 것이라며 자연재해임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한국서부발전은 사고의 원인을 ‘지반 침하에 따른 붕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강준 이사는 이어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업은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민관협력사업(PPP)으로 공적개발원조(ODA)를 지원한 사업으로 기재부와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업 초기 당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고, 이주 대책이 미비, 일부 어종의 멸종과 어류감소를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해당사업을 지원한 근거가 무엇인지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지역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부정적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세이프가드를 만들었음에도 일부 사업에 한해서만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세이프가드 첫 적용 사업인 ‘필리핀 할라우강 다목적사업(2단계)’은 지역주민의 반대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음에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언을 맡은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라오스 댐 사건과 관련된 유사사례들을 발표하며 해당 사업이 ODA 사업이 아니라 하더라도 한국 정부가 라오스 댐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나 국장에 따르면, 2013년 유엔은 이미 ‘한국 정부의 예산이 투여되는 사업이 아닌 개별 기업의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인권침해가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가 있다면 한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그는 또한 SK건설 등 한국 기업은 댐 사고의 직접적 책임 당사자로서 사업 시행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점 등을 이유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언을 맡은 윤지영 피스모모 정책 팀장은 메콩지역 시민사회 요구를 전하며, 한국 시민사회는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라오스 주민들과 지역의 목소리에 귀 기울고 적극 연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민사회TF는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 진상조사 촉구 활동 ▷라오스 피해지역 복구 재건을 위한 SK건설, 한국서부발전, 한국 정부 지원 촉구 활동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 조사 및 관련 제도 개선 활동을 위한 국제모니터단 구성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