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총, 노란조끼와 첫 공동 총파업...전면 ‘셧다운’의 날

노란조끼, 좌파정당들과도 ‘랑데부’...정부는 집회시위 권리 제한

프랑스 주요 노총과 노란조끼 참가자들이 신자유주의 마크롱 정부에 맞서 총파업으로 어깨를 걸었다. 외신은 총파업의 여파가 예상보다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노란조끼와 노조, 좌파정당들이 처음으로 공동행보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출처: 리베라시옹]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파리와 낭트, 푸아티에와 툴루즈 등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총파업 시위가 일어났다. 이번 총파업은 애초 툴루즈 지역 등에서 노란조끼 참가자들이 제안하면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파업에는 프랑스 제2노총이자 최대 좌파노총으로 공산당과 가까운 프랑스노동총동맹(CGT)과 급진적인 ‘연대(Solidaires)’ 노동조합을 비롯해 다양한 노조 활동가들이 참가했다. 프랑스 사회당과 가까운 민주노동총동맹(CFDT)과 노동자힘(Force Ouvrière)은 노조 차원에서 참가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조합원들은 개별적으로 시위에 참여했다.

파업에는 철도 등 대중교통, 병원, 중고등학교 노동자와 학생이 참가했다. 항공도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CGT는 전국에서 3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신자유주의의 재정 및 사회정책을 비판했으며 조세정의와 임금인상 등을 요구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시청 앞 광장이나 시내에서 집회를 열었으며 주요 거점을 봉쇄하기도 했다. 파리에서는 4일 야간부터 노란조끼 300여 명과 노조 활동가들이 세계 최대 벼룩시장인 ‘헝지스’로 향하는 도로를 봉쇄했다. 이 봉쇄 시위에는 좌파 정치인 장 뤽 멜랑숑이 이끄는 ‘라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와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들도 함께 했다. 학생과 교사들은 대학교육 개혁과 입시 개악안인 파르쿠르스업(Parcoursup)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했다.

프랑스 정부는 또 다시 최루가스를 투입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해 충돌이 빚어졌다.

외신은 “이 같은 사회적 반란은 1968년 5월 이후 전례가 없었다”며 “노란조끼와 노조가 결국 공동으로 어깨를 걸었다”고 평했다.

노란조끼 운동의 대표적 인물들도 이번 파업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지난 1월 체포됐던 노란조끼 운동 대변인 에릭 드루에는 ‘총체적인 셧다운의 날’이라고 트윗했다. 강경 노선을 취하는 그는 노란조끼 전체 운동을 대표하지는 않으나 ‘모든 수단을 통한 반란’을 추구해왔다.

그 동안 CGT는 노란조끼 시위에 극우 세력이 참가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거리를 둬 왔다. 그러나 4일 필립 마르티네즈 CGT 사무총장은 “노란조끼는 우리의 단체행동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며 “이 운동은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노란조끼를 적극 지지해왔던 연대 노조도 “노란조끼 시위는 마크롱 정책에 반대하는 행동을 확장하고 있다”고 있다고 밝혔다.

노란조끼 운동에는 노조 외에도 좌파 진영도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총파업 하루 전날인 4일, 노란조끼는 노조와 좌파 정치인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랑데부(만남)’를 선언했다. 다양한 사회운동도 이 동맹이 참가하고 있다.

[출처: 리베라시옹]

한편, 마크롱 대통령과 프랑스 여당은 같은 날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노란조끼 시위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소위 ‘반폭동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안은 ‘공공질서를 위협할 경우’ 당국이 집회시위를 금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6개월간의 금고형과 7,500유로(약 96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또 시위 참가자가 얼굴을 가릴 경우, 15,000유로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 법은 검찰과 특수부대의 권한도 강화하며 이미 마크롱 정부가 강화한 ‘반테러법’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다. 표결에서 약 20명의 여당의원이 시민권 제한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5일 중도좌파 성향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마크롱 정부가 “한편에서는 전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라면서 동시에 기본법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노란조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대국민토론을 위한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노란조끼와 노조 활동가들은 이는 ‘쇼’라며 ‘아스팔트 위에서의 대토론’에 나오라고 촉구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4월 중순 사회 및 재정 개혁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는 5월 26일 유럽의회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어서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또 다른 양보조치로 불만을 잠재우려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한편, 지난 11월 노란조끼 시위가 시작된 뒤로 10명이 사망하고 약 2,0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94명은 중상이며 14명이 실명, 1명이 혼수상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