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아이오와 대선 경선 부정선거 논란

“민주적 사회주의자 샌더스 막기 위해 기득권층 선거 개입”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첫 번째 경선이 실시된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은 샌더스 지지층뿐 아니라 공화당 측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 기득권층이 샌더스의 승리를 막기 위해 선거에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4일(현지시각) 트위터 등 SNS와 진보언론 등에서 아이오와주 코커스 선거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좌파언론 <자코뱅>은 4일 “유엔이 호출돼야 한다. (제3 세계 선거 감시 운동을 벌여온)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이 선거의 정당성을 입증해야만 한다”며 “이 모든 일이 끝난 뒤 누가 그것을 믿을 것인지조차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레프트보이스>도 “더러운 선거에 대한 프롤로그”라는 제목으로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독립방송 <데모크라시나우>는 “샌더스 내부 자료는 그가 이겼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5일 <자코뱅>에는 이번 경선을 두고 최근 미국이 개입한 볼리비아 쿠데타 사례와 비교하는 기고문도 게재됐다.

지난 3일, 선거를 주관한 아이오와주 민주당은 1700곳 이상의 코커스를 통해 모은 아이오와 유권자들의 투표 결과를 앱으로 기록한 집계 결과 3개 세트에 숫자가 불일치했다는 이유로 경선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후 민주당은 수작업으로 집계 방식을 전환했다.

그러나 일부 집계 오류가 보고됐다고 하더라도 아이오와주 민주당이 앱 집계 결과 자체를 공표하지 않고, 수 시간 만에 수작업으로 전환하자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후안 곤잘레스 <데모크라시나우> 진행자는 “민주당이 어떤 결과도 공개하지 않은 사실은 몇 년 전 개표가 중단됐던 (그래서 부정선거 논란을 겪었던) 멕시코 선거를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앱도 섀도우라는 이름의 회사가 개발한 것으로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대선운동팀과 관련된 곳이기도 하다.

또 버니 샌더스 측이 공표한 내부 자료에선 샌더스가 크게 앞선 예측이 나왔던 터여서 의혹이 커졌다.

<데모크라시나우>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 선거운동팀은 3일 오전 아이오와주 선거구 40%에서 집계한 내부 코커스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샌더스가 29.7%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샌더스에 이어 피트 부티지지는 24.6%로 2위를, 엘리자베스 워렌은 21.2%의 득표율로 3위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12.4%로 4위를 차지했다.

한편, 미국 언론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공화당 일각에서도 아이오와 코카스 선거가 조작됐다고 제기하고 있다. 공화당 일부 정치인은 샌더스 지지층과는 다르게 선거가 실시되기 전부터 조작됐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언론은 선거 조작의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으며, 공화당이 2016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했던 음모론을 재활용해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 발표 지연을 둘러싼 혼란을 악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버니 샌더스는 5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지난밤 우리가 1, 2 라운드에서 다른 후보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는 것을 보여준 아이오와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또 “여러분이 우리 정치 제도가 여러분을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우리의 투쟁에 함께 할 때”라고 제안했다.

대선 풍향계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 부정선거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번 시비는 향후 경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부정선거 의혹을 증명할 뚜렷한 증거가 제기되지는 않았더라도 앱 집계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것이나 수작업으로 일방적으로 전환한 것, 앱 기반 선거에서의 오류, 그리고 민주당 코커스에 대한 누적된 불만 때문이다.

한편, 5일(현지시각) 85% 집계 결과, 부티지지가 26.7%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샌더스와는 1.3%의 차이를 내고 있다. 샌더스는 내주 11일 치러지는 뉴햄프셔주에선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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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하순

    91% 개표결과인데요...득표에서는 1차 선거에서 버니 샌더스 24.4%, 부티지지 21.5%로 샌더스 1위, 투표구별로 15% 미만 지지를 받게 되어 탈락된 후보를 찍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서 생존자에 대해 재투표를 하게 하고 그 결과를 합산한 2차 투표에서 버니 샌더스 26.1, 부티지지 25.4%로 여전히 샌더스 후보가 1위지만 주 대의원 수자 배정은 부티지지가 532표, 샌더스가 513표로 부티지지가 1위네요. 그런데 후보를 결정짓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배정될 대의원수는 91%가 개표된 현재 샌더스와 부티지지가 11표로 동률이네요.
    그런데 미국 언론에서는 이 결과를 부티지지 1위로 발표하는 것도 조금 이상하네요. 대중적인 득표로 보자면 샌더스 1위(1차, 2차), 가장 중요한 전당대회 배정 대의원수는 동률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