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추정 무인기, 외신 반응은? CNN, 장난감 비행기와 비슷해

국방부, 사진에 날짜 기록 없다...조선일보 청와대 사진엔 "24일 9시 22분"

소위 '북한발 추정 무인기'를 둘러싸고 진실 및 책임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외신은 한국 정부가 무인기를 과대포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무인기가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빈축을 사는 형국이다.

  지난 달 24일 파주에서 발견되었다는 무인기, 사진=국방부

장난감 같은 무인기에 저고도 레이더 도입?

9일(현지시간) CNN은 한국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가 '장난감' 원격조정 비행기와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CNN은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 잡지의 아시아 태평양 편집장인 제임스 하디의 말을 인용해 "그것은 아주 적은 가항거리를 가지고 있으며, 겨우 두 세시간 정도 밖에 비행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하디는 "그것들은 장난감 가게에서 살 수 있는 원격조정 비행기와 매우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타임(TIME)지는 2일 "'장난감'에 더 가까운 북 '무인기'"(The North Korean ‘Drone’ Is More Like a ‘To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추락한 기체들이 "장난감스럽고", "형편없는 디자인"에 "낡았다"는 평을 한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사에서 영국 소아스(SOAS) 대학교 한국학 센터의 제임스 호아레 박사는 "북의 군사력은 형편없으며, 2차세계대전 수준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0일 "북한 무인비행기,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가?"(North Korean drones, Out of the blu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심마니가 무인비행기를 신고한 것을 두고 "한국에서는 산속을 헤매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 될 듯 하다"고 조소하며 "이 무인기들은 군의 비밀정찰 무인기라기보다는 동호인들의 모형비행기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정부가 저고도 레이더 10대를 구매하기 위해 1억 9천만달러(2000억원)를 책정했다는 연합통신의 보도를 인용하며 한국 국방부의 군비확대 움직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9일 논평에서 "낮은 수준의 무인기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막대한 금액의 국방 예산을 쏟아 부어 그것도 산악이 많은 한국 지형 특성상 한계를 가진다는 첨단 저고도 레이더를 해외 구매하겠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미봉책"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국방부, 결정적 증거는 없으나 북한 소행

한편 국방부는 11일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으나 무인기가 북에서 발진한 것이 유력하다는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무인기의 D램, RC용 모터 등에 한국산 부품도 사용된데다,이들이 비군사용 부품이어서 군용 무인기라는 국방부 주장을 무색하게 했다. 또한 국방부는 무인기에서 발견한 카메라에 일련번호가 남아있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조사결과는 언급하지 않았다. 무인기에 실려있던 니콘, 캐논사 카메라는 기기마다 고유한 일련번호를 갖고 있어 일련번호를 조회하면 유통경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터라 국방부가 기본적인 조사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무인기 카메라에서 발견된 사진에 촬영날짜는 기록되어 있지 않고 시간정보만 남아있으며 7~9초 간격으로 서울 상공을 촬영했다고도 밝혔다. 반면 조선일보가 4월 3일 최초 보도한 "북 무인기, 청와대 바로 위 20여초 떠있었다" 기사에는 사진이 "2014년 3월 24일 오전 9시 22분 02초"에 찍혔다는 설명이 달려있다.

  사진하단 캡션에 "24일 오전 9시 22분 02초"라는 설명이 있다.

누리꾼들은 국방부의 석연찮은 조사결과발표와 더불어 무인기에 붙어있는 일련번호가 북한에서 쓰지 않는 영어가 포함된 점, 폰트가 바탕체와 동일한 점, 주체 연호를 사용하지 않고 서기력으로 표기한 점, 무인기가 깨끗한 점등을 들어 무인기 자체의 조작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도 공개적으로 무인기 사건에 의혹을 제기하는 등 무인기를 둘러싼 논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배터리 사진. 북한에서는 제품 일련번호에 한글과 숫자를 사용하고, 연도에 주체연호를 사용한다. 사진=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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