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포데모스, 남유럽 ‘볼리바리안 운동’의 시작인가

유럽의회 진출한 “분노한 사람들” 운동의 포데모스, 전국에서 결성 토론 활발

[편집자 주]WOZ가 지난 5월말 유럽의회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포데모스(podemos)' 한 달 후의 모습에 대해 소개했다. 전국에서 포데모스 결성에 관한 토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WOZ의 스페인 논설가 도로씨아 부러(Dorothea Wuhrer)가 현장에서 전한다.

유럽연합에서의 돌풍 후 스페인 포데모스에는 이제 일상이 뒤따르고 있다. 도대체 정확하게 무엇이 형성된 것일까?

에세껠 마라우스는 의심이 없다. “포데모스는 정당이 아니라 사회운동입니다. 그러니까 우파도 좌파도 아닌 건강한 이성에 기초하는 것이죠”라고 스페인 항구도시 카디스에서 온 37세의 한 남성은 말한다. 스페인에서 그런 우익은 없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유럽의회 선거 한 달 후 안달루시아 시극장 ‘빌라마르틴’에 모인 모두가 그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20세에서 60세까지 농부, 교사, 노동자와 실업자, 공무원과 주부 등 거의 모든 계층의 약 40명의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은 “아니에요”, “아닙니다”라고 대답한다. 지난 5월 말 유럽의회 선거에서 포데모스는 8%를 얻었다.

  포데모스에 대해 토론하는 사람들 [출처: woz 화면캡처]

그들 모두는 좀더 알고 함께 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안달루시아뿐 아니라 스페인 대도시의 거의 모든 마을에서는 현재 이른바 ‘키르쿠로스 포데모스(포데모스 모임)’가 형성되고 있다. 지역 연맹들과 페미니즘, 교육, 노동시장, 생태, 경제와 동물보호, 건강 또는 이주민과 관련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조직 그리고 군대의 노동자단체 또는 정신분석가들의 직업단체 등에서 온 모두는 개방적으로 함께 토론하고 공동 결정한다.

이날 빌라마르틴에서 많은 이들은 자신에게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뗐다. 그들은 우선 귀를 기울이고 포데모스에 대해 더 알고자 했다. 이 지역 각 마을에 하나의 모임을 결성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었다. “어떻게 행사를 조직할 것인가?”, “현수막은 누가 인쇄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사람들은 계속해서 더 나아갔다. 이중 많은 이들은 수년 동안 통합좌파(IU)에서 활동했었다. 전투적인 안달루시아노동조합(SAT) 조합원들도 참여했다. SAT는 현재 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화되고 있는 각 지역에서 큰 지지를 얻고 있다. 이들의 토지점거, 몰수 행동과 ‘존엄을 위한 행진’은 국제적인 화제가 된 바 있다.

모두를 위한 모두

쏟아지는 많은 질문들. 포데모스가 SAT와 연합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이 운동은 어떻게 발전돼야 할 것인가? 그리고 정보 부스는 필요 없을까? 포데모스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하는 데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라고 한 사람은 말한다. 그러나 다른 이는 “그 때문에 정보 부스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라며 “우리는 이웃 사람들 하나하나를 잘 알고 있잖아요”라고 대답한다.

결국 사람들은 새 조직을 만드는 데 모두가 모두를 돕기로 결정했다. 행사 조직, 페이스북 계정 개설 또는 전단지 작성 등. 포데모스가 하나의 정당일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은 남겨졌다.

이는 사실 쉽지 않은 질문이다. 포데모스는 2011년 5월 15일 대규모 시위 후 지속됐던 스페인 ‘분노한 사람들(15M)’ 운동에서 형성됐다. 3년 이상 ‘분노한 사람들’은 보다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했다. 그들은 트로이카에 의한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그리고 스페인 정부가 관철시킨, 인민의 비용으로 은행을 구조하는 긴축정책을 거부했다. 그들은 부패한 정치인에 넌덜머리가 났다. 많은 이들이 수주 동안 광장을 점거하고 대규모의 집회에 참여했으며 스페인 영토의 절반 이상을 행진했다. 그러나 이들 중 많은 이는 정치에 더 이상 알고자 하지는 않았다.

‘공산주의자’ 그리고 ‘바스크 지하운동(Eta)의 친구’

하지만 올해 초 몇몇 이들은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의미의 포데모스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 사이 해산한 15M 농성운동의 풀뿌리민주주의적 구조는 인터넷에서 다시 깨어났다. 목표는 제도에서 기성정치인들을 쓰러뜨리고 이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금융시장이 아닌 사람이 모든 방면에 핵심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새 조직의 대변인만 반쯤 알려졌다. 35세로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학 정치학자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그는 마드리드 노동자들의 동네에서 방송되는 티비방송사 <라투에르카>에서 논평과 인터뷰를 했었다. 이후 점점 많은 사람들이 이 학자의 침착하고 전문적인 논평에 귀를 기울였다. 이후 이글레시아스는 거대 TV쇼에 초대됐고 우익 정치인과 언론인들은 그를 히피라며 비아냥 거렸다. 그가 유럽의회에 진출한 후에 사람들은 그를 ‘공산주의자’ 그리고 ‘바스크 지하운동의 친구’라고 비난했다. 사회당 출신의 펠리페 곤잘레스 전 총리는 ‘볼리바리안 혁명’이 시작될 수 있다며 경고했다. 이글레시아스는 수년 동안 베네수엘라 정부의 정치 자문을 맡았었다.

대학 SAT의 대변인이자 생물학자인 혜수스 카스틸로는 “정치 카스트(지배계급)는 상당히 예민해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세비야에서 포데모스 대변인으로도 활동한다. 125만 명의 스페인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없는 사람들의 등만 처먹는 긴축정책에 그리고 보수우익 정부와 삶을 영위할 수 없는 봉급과 임금에 신물이 났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고공비행이 지속될까? 분노로만은 충분하지 않다. 구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세비야 시센터 광장에서의 모임에서도 그렇게 나타났다. 6월 말 공휴일 포데모스에 관심이 있어 모인 약 200명은 조직에 대한 질문을 토론하기 위해 긴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 모임은 ‘빌라마르틴’에서 보다는 덜 혼란스러웠다. 누군가 얘기를 하려면 최대 2분이 주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세에서 70세까지 연령의 참석자 중 3분의 1이 토론에 참여했다.

그렇게 3시간 동안 토론이 지속됐다. 다양한 지역, 주제 또는 직업모임의 회원들이 향후 포데모스에 대해 결정해도 될 것인지 또는 온라인 표결도 괜찮을지 그리고 포데모스는 내년 초 지방선거에 참여하는 게 좋을지가 토론 거리였다. 보다 중요하게는 거리에서의 행동 또는 포데모스는 언론에 어떻게 등장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선거 결과는 결정적인 것인지 또는 다양성을 가지는 풀뿌리민주주의적인 구조는 어떻게 형성돼야 하는지 그리고 시위 형태에 대해 서로 말했다. 사실 이는 현재 스페인에서 토론되고 있는, 좌파에겐 영원한 질문이다. 그러나 이는 골방이나 정당 사무실이 아닌 자유로운 하늘 아래 공개된 모임에서 이뤄지고 있다.

“거리 없이는 나아갈 수 없다”

혜수스 카르틸로는 이미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15M 운동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가 선거에 참여해 제도에 들어설 경우 우리는 거리로부터의 강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모임은 무엇보다 군정 아래 쓰여진 1987년 프랑코의 헌법을 변화시킬 수 없다. “근본적으로는 이것이 우리의 목표다.”

카르틸로(그 뿐만이 아니라)에게는 무엇보다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엔의 광부들, 안달루시아의 풀뿌리노동조합 SAT, 아나코생디칼리스트 노동조합 CNT,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강제퇴거 당한 수천 명이 조직한 PAH를 포함해 좌파적 대안을 외치는 노동운동 등 스페인의 원외 좌파와 15M의 분노한 이들이 결속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그는 이들 모두가 한 정당 속에서 함께 하는 것이 단순한 문제는 아니지만 가능하다고 본다.

세비야 시센터에서 참여자들은 3시간 동안의 토론을 진행한 후 제기된 의안에 대해 표결했다. 가장 중요한 결과는, 그 동안 세비야에 결성된 8개의 모임은 7월과 8월에 회의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오는 가을에 대표자들은 마드리드에서 포데모스가 어디로 향할 것인지 어떻게 조직돼야 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하는 총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원문]http://www.woz.ch/1428/spaniens-neue-linke/die-ewig-linke-frage-partei-oder-bewegung
[번역]정은희 기자
[원제]Die ewig linke Frage: Partei oder Bewegung?
[게재]2014년 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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