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기후정상회의 향해 31만명 행진...“지구에 대한 전쟁을 멈추라”

미국 등 부자 나라, 가난한 나라 기후변화 피해에 침묵

유엔(UN)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31만 명이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

<허핑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21일 오전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에서 31만 명이 ‘민중의 기후 행진’을 벌이고 22일 유엔(UN) 기후정상회의 참가하는 세계 대표들에게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 행진에는 환경 운동가 뿐 아니라 성소수자 활동가, 라틴아메리카연대 단체 등 1,500여 개의 다양한 사회운동이 동참했다. 전국에서 550대의 버스가 참가자들을 실어 왔으며 행렬은 6km 이상 이어졌다. 행사 주최 측은 애초 1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는 이의 3배를 뛰어넘었다. 이는 지난 2009년 코펜하겐 회의 시위에 참가한 8만 명의 약 4배에 달하며 기후 문제에 대한 심각한 위기 의식을 반영했다.

[출처: 포퓰러레지스턴스 화면캡처]

행진에 나선 허리케인 샌디 희생자, 어린이와 노동자, 대학생과 원주민 등 다양한 사람들은 드럼과 북 등 다양한 장단에 맞춰 “기후위기는 의료의 위기다”, “프랙킹(수압파쇄를 통한 가스 및 석유 추출)은 기후변화다. 프랙킹을 금지하라”, “디트로이트에서 팔레스타인까지 물은 권리다”, “어머니 지구에 대한 전쟁을 멈추라”, “우리 미래에서 손 떼라” 등의 문구를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 뉴욕 행진에는 반기문 UN사무총장도 참가해 “기후변화는 우리 시대를 정의하는 문제이며 더 이상 잃을 시간이 없다”며 “우리가 지금 조치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훨씬 더 지불해야 할 것”이라며 각국 정상에 대책을 촉구했다.

뉴욕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다양한 행동이 진행됐다. ‘민중의 기후 행진’ 주최 측은 세계 161개국에서 57만 명이 이날 시위에 함께 했고 2,700여 개의 행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런던에서는 4만 명이 트라팔가 광장 등을 행진했다. 또 국제사회에 기후변화에 대한 즉각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는 세계적으로 2백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

부자 나라, 가난한 나라 기후변화 피해에 침묵

지난해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는 아프리카, 서아시아 등 저소득국가는 기후변화로 초래되는 피해에 최전선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세계 120여 명의 대표가 참가하는 UN기후정상회의가 실효성 있는 조치를 마련할 지는 미지수다. 일례로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는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독일만 지난 4년 간 10억 달러를 지원했을 뿐이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은 회의를 앞두고 부유한 나라들에게 기후 변화로 희생되고 있는 가난한 나라들을 위한 기금에 100-150억 달러를 적립하라고 촉구했지만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침묵하고 있다. 미국과 함께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중국과 인도 정상은 이달 초 이 회의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세계탄소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에 따르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3년 2.5% 증가해 400억 톤으로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국제사회가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로 하며 정한 ‘탄소 예산’의 한계량인 1조 톤은 1세대 또는 앞으로 30년 안에 초과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향후 섭씨 2도를 넘어서게 될 경우 해수면 상승, 빙하 해빙, 가뭄, 홍수와 극적인 날씬 변화 등의 재난적이며 비가역적인 효과가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