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은 무엇으로 해소하나

[99%의 경제]


코로나19 대응, 경제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시켜

코로나19 위기 대응이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큰 불평등을 낳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대개는 엄청난 유동성 확대로 자산시장이 폭등해 불평등이 확대했다고 원인을 설명한다. 그러나 이것은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불평등 심화는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확대의 결과일 뿐 아니라, 정부의 재정정책과 조세정책의 결과이기도 하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경제를 살리고 시장을 안정화한다는 이유로 재정통화 확대정책을 사용하며 부자와 금융자산가, 건물주, 재벌과 대기업 등 경제적 강자의 위기 극복을 도왔다. 반면 노동자, 서민, 영세 자영업자,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등 경제적 약자의 위기 극복은 소홀히 하면서 최소화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하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재정지출의 증가와 양적완화 등을 통해 위기 대응을 본격화했다.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융안정 패키지 135조 원,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 원 및 고용안정, 실물피해지원과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약 50조 원 내외를 지출했다. 그런데 주요 재정지출은 기업 지원, 특히 대기업 지원에 집중돼 있었다. 금융안정 패키지 135조 원 중 대기업 관련 지원금은 3분의 2 수준에 달하고, 별도로 대기업 직접 자금 지원을 위해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 원을 마련해 운용했다. 실물피해지원금도 방역과 지역경제 활성화, 세금 절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건물주 임대료 감면 지원과 수출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게다가 국가투자와 수요 진작을 위한 K-뉴딜은 수소경제, 디지털 전환, 에너지 전환 사업 등 기존 재벌의 독점시장 유지나 새로운 시장 개척을 돕는 데 치중해 있다.

또한 정부의 시장지원과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는 채권, 특히 회사채 시장과 모기지채권(MBS) 및 정부 채권과 주식시장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 등 금융시장 지원에 맞춰 있었다. 금융시장 지원으로 1단계 100조+@에 이어 2단계 조치에서 35조 원을 추가했는데, 그중 25조 원 규모로 저신용 회사채와 P-CBO까지 매입한다고 밝혔다. 급한 불을 끄겠다며 한국은행이 저신용 부실 회사채와 금융채까지 매입해 주식 및 채권 보유자의 자산 가치를 지키고 방어한 것은 소득과 자산 불평등을 더 크게 만드는 ‘부자 살리기 대책’이었다.

반면, 정부는 일반 국민과 영세 자영업자,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등 코로나로 경제적 피해를 보는 계층에는 쥐꼬리만 한 지원을 했다. 국민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3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는데 모두 31.4조 원에 불과하다. 1차 재난지원금은 2020년 5월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4인 가구 기준 최대 100만 원까지 총 14.3조 원을 지급했다. 2차 재난지원금은 2020년 9월 고용 취약계층, 차상위계층,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7.8조 원을 지급했다. 3차 재난지원금은 2021년 1월 고용 취약계층,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9.3조 원을 지급한다. 이외에 자영업자 등의 실물피해지원금과 고용 취약계층의 고용안정지원금은 많게 잡아야 20조 원 내외에 불과하다.

일반 국민과 영세 자영업자,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등에 직접 지원된 자금은 공적 이전 형태로 부족한 소득을 지원한 것이라, 대부분 소비로 지출돼 경제에 다시 환류된다. 게다가 이 지원금의 일부는 금융회사와 건물주 등 금리생활자, 불로소득자를 지원하는 것으로 귀결되기도 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정부로부터 대출이나 현금 지원을 받아도 결국 그 돈으로 이자와 임대료부터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재료비 등 사업비나 생활비 지출은 그다음이다. 집세나 이자는 고정비로서 제때 지불하지 못하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하고 몇 달 유예 받더라도 결국 밀린 월세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처럼 금융시장 안정, 대기업 지원, 건물주 및 불로소득자 지원, 저금리, 양적완화로 넘쳐난 자금은 (부족한) 소비지출을 넘어 주식, 채권, 부동산 등으로 몰렸다. 반면, 노동자의 고용 위기는 지속했고 자영업자들은 파산하거나 1인 자영업으로 전환했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반도체, 전자 업종 등 일부 수출 대기업들은 코로나 특수를 누렸고 비대면, 플랫폼 대기업들은 시장의 외부효과로 독점적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자산시장은 실물경제와 완전히 괴리돼 폭발적 성장을 하며 돈을 쓸어 담았다. 코로나19 이전보다 거래량도 획기적으로 늘었고 자산시장의 수익률은 최고점을 찍었다. 그중 한국의 주식시장 상승률은 세계 1위다. 코로나19 1차 대확산으로 세계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해 3월 중순부터 2021년 1월 중순까지 주요국 주가 상승률을 보면 한국(코스피) 101.1%, 일본(닛케이) 73.4%, 미국(S&P500) 64.7%, 유럽(유로스톡스50) 42.9%, 중국(상하이종합) 29.9% 순이다. 또한 금융시장 안정, 저금리, 유동성 확대에 따라 전국을 휩쓸고 지나간 ‘집값 상승’은 광풍에 가까웠다. 케이비(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2019년 12월보다 8.35% 올랐다. 서울 집값은 평균 10.7% 올랐고 아파트만 13.06% 상승했다.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세종시로 아파트값 상승률이 무려 44.97%에 이른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자산시장은 회복을 넘어 폭발적 성장을 했다. 이 때문에 자산가들의 자산 가격 상승은 엄청났고, 빈부격차와 불평등 지수도 역사적으로 상승하는 국면을 맞았다. 미국 정책연구소(IPS)는 미국 10억 달러 이상 자산가 651명의 재산이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간 1조 달러(1,100조 원) 넘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순자산 지니계수가 2017년 0.584에서 2020년 0.602로 높아졌고, 순자산 상위 10% 가구의 점유율도 41.8%에서 43.7%로 높아졌다. 이 조사는 2020년 3월 말 기준으로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이뤄진 결과다. 2020년 말 기준으로 다시 조사하면 자산 불평등 비중은 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처럼 현재의 경제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는 상대적 불평등이 아닌 절대적 불평등이며, 경제성장에 따른 부수적 결과가 아닌 정부와 중앙은행 정책 대응의 직접적 결과로 나타났다.

불평등 조장하는 조세정책

여기에는 조세정책도 한몫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세정책이나 세금 제도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개선하거나 극복하는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소득세 등에 누진제를 적용해 더 많은 소득에 더 많은 과세로 일정한 소득재분배 효과가 있도록 세율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조세 정의의 기본원칙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것과 모든 소득-일(노동)에서든 자산에서든-은 소득에 비례해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자본소득(주로 금융소득)은 노동소득(근로소득)보다 훨씬 적은 세금이 부과된다. 소득이 균형적으로 재분배된다는 일반적인 가정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우리가 조세 정의의 기본원칙인 누진제라고 믿고 있는 조세체계가 알고 보면 역진적이기 때문이다. 조세정책으로도 불평등은 더 심화하고 있다.


먼저 법인의 소득세인 법인세의 경우 세율이 10~25%로 구성돼 있다. 직전 사업연도 과세표준에 따라 2억 원 이하는 10%, 2억 원 초과 2백억 원 이하는 20%, 2백억 원 초과 3천억 원 이하는 22%, 3천억 원 초과는 25%다(누진 공제는 표시하지 않았다). 법인세의 경우 최고세율이 25%에 불과하고 각종 감면 등을 적용하면 실효세율은 더 낮다. 게다가 2018년까지는 매출액이 최상위급인 대기업이 더 많은 공제·감면을 받아, 매출이 적은 다른 기업보다 실효세율이 낮은 역진 현상이 나타났다. 2019년에 ‘3천억 원 초과 25%’ 법인세 구간을 신설하면서 이 역진 현상이 다소간 개선됐을 뿐이다.

자본소득 문제는 더 심각하다. 정부는 ‘과세 사각지대’에 있던 채권 등을 모두 포함해 전체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하나로 묶어 종합소득, 양도소득, 퇴직소득과 별도로 분류 과세되는 ‘금융투자소득’을 신설하기로 했다. 5천만 원이 넘는 금융투자소득 중 양도차익이 3억 원 이하면 5천만 원을 뺀 나머지 양도차익에 대해 20%의 세금을 내고, 3억 원을 초과할 경우 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또한 비트코인 같은 기타 금융투자소득의 경우 250만 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해 (가상)자산을 팔아 얻은 연간 소득이 250만 원 이상이면 마찬가지로 20%의 소득세가 부과된다.

그나마 이제라도 과세가 돼 다행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금융투자소득세는 근로소득세보다 턱없이 낮다. 근로소득은 면세 없이 모든 소득에 대해 전면 과세를 한다. 금융투자소득은 5천만 원까지 면세이지만 근로소득은 4천600만 원이 넘으면 24%까지 과세한다. 최고 세율도 10억 원 초과 시 45%로 주식양도세, 금융투자소득세 등 자본소득세의 두 배에 달한다.

통계청의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상위 10%의 순자산 점유율은 43.7%이며 하위 10%는 –0.3%에 불과하다. 현재 개인 소득 중 주식 등의 금융소득이 임금보다 많은 경우가 있고, 특히 소득 상위계층일수록 금융과 자산소득 비중은 증가한다. 가령 금융소득 없이 임금만 5천만 원 받는 사람은 총소득의 24%를 세금으로 낸다. 금융투자소득 3천만 원과 임금 5천만 원을 받아 총소득이 8천만 원인 사람은 총소득의 12.5%를 세금으로 낸다. 또한 주식으로만 1억 원을 벌어들인 사람은 총소득의 10%를 세금으로 낸다. 세금이 소득에 따라 누진적이 아니라 역진적으로 된다. 게다가 모든 금융투자 손실(결손금)에 대한 이월공제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됐다.

금융투자소득을 종합소득세에 포함해 과세하면 되는데, 이와 분리해 더 낮은 세율로 과세하는 것은 금융소득에 대한 특혜적 세금 삭감과 같다. 게다가 근로소득은 면세구간 없이 전면 과세하는 반면, 금융투자소득은 5천만 원까지 세금이 없다. 이와 관련해 용혜인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근로소득 분포 소득분위와 비교하면 금융투자소득 5천만 원 기준이 소득 상위 15~16% 사이에 위치해 이들은 근로소득 대비 6% 수준의 소득세를 납부했다”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세금만으로는 불평등 개선 못 한다

불평등 연구자이자 케인스 경제학자인 사에즈(Emmanuel Saez)와 주크만(Gabriel Zucman)은 법인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4반세기 동안 개인 소득세의 최고 세율과 더 많은 상속세와 재산세가 불평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법인세가 결정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1) 당시 법인세율은 50%로 확정 이익의 절반을 가져갔다. 또한 높은 세율은 배당금과 상여금 지급보다 이익에 대한 재투자를 장려했고, 장기적으로 자본축적이 증가해 성장을 촉진했다. 사에즈와 주크만은 미국의 불평등 개선을 위해 강력한 법인세, 상속세의 2배 증가, 부유세와 최고세율 75%인 개인 소득세를 도입할 것을 추천했다. 한편, 누진적 정부지출은 종합적 누진적 재정 제도를 위해 더 많은 직접세를 포함한 누진적 과세를 보완해 전반적인 경제적 불평등을 감소시켰다.

케인스 경제학자들은 이처럼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 또는 법인세 인상으로 현재의 불평등을 시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고도성장이 가능했던 1950~60년대 전후 회복기의 경제 상황을 전제로 법인세 인상을 주장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 법인세는 이윤율에 긴박돼 있기 때문에, 자본의 평균 이윤율이 역사적으로 낮은 현 상황에서는 법인세 인상이 제한된다. 또한 법인세나 개인 소득세, 재산세 등에 최고세율을 적용하고 누진율을 높이더라도, 이를 피해 나갈 방법이 너무 많아 과세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세계 경제가 글로벌화하면서 공장 이전이나 자본도피의 방법이 매우 다양해졌고, 각국의 세금정책이 경쟁 요소로 등장해 일국 차원의 세금 인상 효과를 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부유세를 들 수 있다. 지난 12월 아르헨티나는 2억 페소(26억 원) 이상의 자산가 1만2000명을 대상으로 1회에 한 해 부유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처리했다. 이 세금으로 3천억 페소(3.9조 원)가량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런 부유세는 과세가 쉽지 않다. 부유세를 부과하면 도망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세도피처 같은 곳이 유지되기도 한다. 실제로 부유세를 부과한 대부분의 나라는 이러한 자본도피 때문에 실제 세수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부유세를 중단했다.

자본도피 때문에 IMF마저 부유세를 ‘사전 예고 없이 갑자기, 1회에 한해서’ 부과하라고 권고할 정도다. 특히 금융이 자유화·세계화되며 자본도피가 훨씬 손쉬워졌기 때문에 부유세 부과를 망설이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21세기 자본》을 저술한 피케티와 사에즈 등 케인스 경제학자들은 자본도피 시 타국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과세가 동시에 이뤄지는 ‘글로벌 자본세’를 제안한다. 하지만 기후협약조차 쉽지 않고 약속을 지키는 것은 더 어려운 현실에서 각국이 연대세의 일종인 ‘글로벌 자본세’에 합의한다는 것은 공상일지도 모른다. 특히 글로벌 자본세 대상은 대부분 미국 기업이어서, 미국이 이에 협조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미국 내에서도 주(state)별로 세금이 다르기 때문에 일종의 자본도피가 일어난다. 최근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20년 넘게 살던 캘리포니아주를 떠나 남부 텍사스주로 이사했다. HP, 클라우드 서비스회사 드롭박스, 빅데이터 분석회사 팰런티어 등 실리콘 밸리 기업들도 최근 캘리포니아를 떠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의 소득세율은 13.3%로 미국에서 가장 높지만, 텍사스주는 주 차원의 소득세가 없다. 미국 9개 주가 소득세를 전혀 징수하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가 텍사스로 이전하면서 이제 세계 3대 부호들은 해당 주에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세금 제도가 불평등 개선에 효과적일 수 없는 것은 과세의 현실적 한계 때문만은 아니다. 이론적으로도 어렵다.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역사적으로 자본수익률(r)이 경제성장률(g)을 초과하기 때문에 불평등이 발생한다고 보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자본소득에 80%의 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단순히 자본수익률이 성장률을 초과한 것이 아니다. 자본수익률은 폭발적인 성장을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치는 역성장의 상황이다. 게다가 이 갭에 따라 ‘r>g’는 더 벌어져 80%의 자본소득세로도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 거품이 붕괴해 자산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경제 상황은 그에 비례해 더 악화할 것이고, 소득 상위 계층의 자산 가격 붕괴보다 소득 하위 계층의 소득 붕괴가 더 클 것이다. 이 때문에 단순한 부채 디플레이션으로도 불평등은 해소되지 못한다.

따라서 세금, 조세제도는 불평등을 개선하는 도구가 아니라 더 악화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수단이다. 현실적으로 자본소득세를 80%까지 올리기는커녕 단 1%의 법인세를 인상하기도 어렵다. 자본이탈이 우려되는 부유세나 자본세를 글로벌화해 각국이 동시에 걷기도 힘들다. 개인 소득세는 금융소득을 포함하면 심지어 역진적이기까지 하고, 법인세의 실효세율도 누진성을 상실하고 역진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이 일어난다. 재벌과 수출 대기업의 독점이윤에 대한 실효세율은 각종 특례적용으로 한참이나 낮아져 있다. 현실적으로 조세제도의 개혁은 불평등을 조장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고 그것이 조세 정의의 실현이다.

이익공유가 아니라 자본과 독점이윤의 사회화


세금으로는 불평등을 제거할 수 없기에 이익공유제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이익공유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혜를 입은 기업이 그렇지 못한 기업이나 영역과 이윤을 나누자는 것이다. 이익공유제 대상 업종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이 거론된다. 코로나19 피해 업종으론 소상공인이나 유통·항공·관광업이 꼽힌다. 정치권 말대로라면 삼성전자 이익을 항공업계나 관광업계에 나눠주는 식이 된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전통적 재벌기업은 하청계열회사와 이윤을 나누고, 네이버, 카카오 같은 비대면 기업과 배달의민족 같은 플랫폼 기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와 협력해 이익을 나누며, 기업의 자발적 기부로 사회적 연대 기금을 조성하는 방식 등이다. 이런 이익공유제에 대해 재계는 주주 이해와 상충할 수 있고 기업의 성장 유인이 약화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이익공유제를)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다.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완전히 발을 뺐다.

이익공유제 논란은 코로나 위기에서 수익을 남긴 곳은 대부분 재벌기업이며, 재벌의 독점이윤을 환수해 불평등 개선에 쓰는 것이 유일한 방법임을 확인시켰다. 정의당 등이 얘기하는 특별재난연대세와 사회연대세와 같은 (일회성) 세금도 모두 재벌의 독점이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익공유제 논란은 재벌기업의 독점이윤을 사회적으로 환수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지만, 이익 공유를 재벌의 자발성에 내맡김으로써 독점이윤의 사회적 환수를 포기한 것으로 인식된다.

한편, 실물경제는 마이너스 상태인데 자산시장은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자본수익률(r)이 경제성장률(g)을 한참이나 초과하고 역전의 대역전을 거듭하는 상황이 일어났다. 따라서 피케티의 방식을 적용해도 이제는 자본소득의 80% 수준이 아니라 100%를 넘어 소득보다 더 큰 과세, 즉 자산과 자본에 대한 몰수조치가 이뤄져야 현재 수준의 불평등도가 완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회적 불평등 개선은 이제 세금 문제를 넘어 독점이윤의 사회화와 자본, 즉 생산수단의 사회적 환수 문제로 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불평등을 완화할 수 없을뿐더러,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2008년 금융위기, 2019년 말 코로나19 위기 등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의 위기가 발생할수록 경제의 양극화와 자산 격차는 더 커지고 사회적 불평등은 더 심화할 뿐이다.

1) “The Triumph of Injustice: How the Rich Dodge Taxes and How to Make Them Pay Hardcover, Emmanuel Saez, Gabriel Zucman, October 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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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한편, 실물경제는 마이너스 상태인데 자산시장은 여전히 불타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자본수익률(r)이 경제성장률(g)을 한참이나 초과하고 역전의 대역전을 거듭하는 상황이 일어났다. 따라서 피케티의 방식을 적용해도 이제는 자본소득의 80% 수준이 아니라 100%를 넘어 소득보다 더 큰 과세, 즉 자산과 자본에 대한 몰수조치가 이뤄져야 현재 수준의 불평등도가 완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회적 불평등 개선은 이제 세금 문제를 넘어 독점이윤의 사회화와 자본, 즉 생산수단의 사회적 환수 문제로 봐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불평등을 완화할 수 없을뿐더러,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2008년 금융위기, 2019년 말 코로나19 위기 등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의 위기가 발생할수록 경제의 양극화와 자산 격차는 더 커지고 사회적 불평등은 더 심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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