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 파견허용은 막아야 한다

[비정규직의 세상보기] 제조업 파견 확대와 파견업 산업화의 전초기지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핵심이라 할 만한 파견허용범위 확대

지난 9월 13일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악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언론에서는 1년 만에 노사정 대타협의 결실을 맺었다, 17년 만의 노사정 대타협이다 라며 선전을 했다. 그리고 한국노총 내에서는 그에 반대하여 금속노련 위원장이 분신을 시도하는 사태까지 일어났으나 끝내 합의안을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통과시켰고, 15일 최종적으로 노사정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렇게 2006년 비정규직법 개악 이후 또 한 번의 노사정 야합이 이루어진 바로 다음 날인 16일 정부 여당은 ‘노동개혁 5대 법안’을 발의했다.

핵심은 기간제법과 파견법 개정을 통한 비정규직 확대이다. 현재 2년으로 되어 있는 비정규직 사용 기한을 35세 이상은 당사자가 원할 경우라는 단서를 붙여 4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고소득 관리 ․ 전문직과 55세 이상의 고령자, 뿌리산업에 파견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시장 구조개악 관련 법안이 의도하는 노동권 침해의 정도가 심각하지만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은 파견확대의 범위와 그것이 미칠 영향에 대한 부분이다.

지난 해 말 비정규직 종합대책에서 고령자 및 고소득 관리 ․ 전문직에의 허용이 제출되었고, 이와 함께 인력난이 심각한 직종을 중심으로 파견허용업무를 더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것이 뿌리산업에 대한 허용이라는 형태로 제조업에 직접적으로 파견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제출된 것이다. 세 영역으로 제출된 파견확대가 이루어지려 하고 있으며, 1998년 파견법 시행 이후 무수히 늘어난 간접고용과 불법파견의 실태를 돌이켜 볼 때 그 영향이 가히 짐작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임은 더 말할 것이 없다.

뿌리산업에 대한 지금까지의 정부정책의 방향

그 가운데 뿌리산업에 대한 파견허용이라는 방식으로 제조업에 파견이 도입되려 하고 있다.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뿌리산업은 제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의 기술을 말한다. 정부는 2009년 이러한 생산기반산업을 뿌리산업이라 명명하고 지원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0년 당시 지식경제부에서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마련하며 핵심 전략으로 ▴뿌리산업 구조고도화 ▴인력공급 시스템 확충 ▴뿌리산업 기업 경영여건 개선 ▴뿌리산업 기술역량 강화를 제시하였다. 뿌리산업이 제조업의 기반 산업으로서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했던 것은 다음과 같은 뿌리산업의 특징에서 기인한다.

첫째, 영세성이다. 2013년 뿌리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사업체 규모가 1~9인인 경우가 17,792개(68.4%), 1~49인인 경우가 6,546개(25.2%)로 50인 미만인 사업체가 전체의 93.6%로 절대 다수이다. 대기업인 300인 이상 사업체는 불과 89개(0.3%)에 그친다.

둘째, 대기업 종속성이다. 우리나라 뿌리산업 기업은 대부분이 대기업의 2~4차 협력사로, 1차 하청이 10%, 2차 하청이 29%, 3~4차 하청이 무려 61%를 차지하고 있다. 불과 전체 기업의 8% 정도만이 나름의 독립성을 가진 업체이며, 대부분 대기업의 하청화 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 하청화가 곧 기업의 영세성을 이끄는 주요 요인이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셋째, 일이 고되고 노동 환경이 나쁘다. 뿌리산업은 제조공정 특성상 환경유해물질의 취급과 발생이 불가피하다. 또 화재발생의 위험에도 항상 노출되어 있고, 타 산업에 비해 설비의 노후화도 빠른 편이다. 이로 인해 기업 활동 유지에 비용이 상당히 들게 마련이고, 그런 부담을 인력의 축소와 인건비 절감으로 대체해 왔다. 당연히 노동강도는 높아지고, 노동자들의 진입은 줄어들게 되며 인력난이 발생하는 악순환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뿌리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책은 집적화를 통한 효율화와 환경개선, 인력 확보를 위한 기술인력 양성, 경영개선을 위한 지원 등을 기본으로 하였고, 이의 체계화를 위해 2011년에는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게 된다. 이 법 제정 과정에서 확인되는 주요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다.

국내 뿌리기업 약 1만개 중 95.8%가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등 전형적인 중소기업형 산업이며, 이 중 수요 대기업의 2차~4차 협력사가 90%를 차지하고 있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기술개발 의욕도 저하되어 있는 상황임. 또한, 대표적인 3D 업종으로 인식되어 그 역할과 중요성이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며, 신규인력 유입의 둔화 및 근로자의 고령화로 인해 기술혁신을 주도할 인재가 부족한 실정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수립하여 기술개발지원, 경영여건개선 등 지원 사업을 실시중이나, 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에는 한계를 나타내고 있음. 따라서, 뿌리산업 특화단지 조성․전문인력양성․공정기술의 개발 및 보급, 뿌리기술 전문기업의 지정 등 뿌리산업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법률 제정을 통한 안정적 지원기반 마련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지원에 관한 법률안 검토보고서 가운데 발췌)


뿌리산업 파견 허용이 낳는 불안정성의 강화

이러한 뿌리산업에 갑작스레 파견확대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등장한 것은 불과 1년 사이다. 2009년부터 5~6년간 정부의 지원책이 산업 자체를 양성 ․ 지원하는 것으로 진행되어 왔던 것과 달리 지금은 오로지 뿌리산업의 모든 문제를 파견의 도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논지는 이렇다. 현재 제조업에 파견이 허용되지 않고 일시적, 간헐적으로만 파견이 허용되므로 최장 6개월간만 파견이 가능하고, 불법파견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열악한 조건의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으므로 파견으로 제도화해서 고용안정과 임금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파견을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뿌리산업 파견 규모는 1.33%에 불과하므로 파견노동자수가 소폭 증가할 수는 있으나 정규직 대체보다는 신규고용창출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것이다.

이 논리는 두 가지 거짓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파견으로 제도화하면 노동조건이 개선된다는 거짓이다. 파견노동자의 임금수준이 용역노동자보다 낫다는 통계수치를 가지고 파견이라는 공식적 ․ 제도적 영역으로 들어오면 규율이 가능하기 때문에 노동조건이 나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견의 허용이란 결코 좋은 노동조건을 보장하지 않는다. 직접고용과 달리 제3자가 고용관계에 개입하는 형태는 사용자가 분리되어 책임이 분산되고, 중간착취가 발생하기 때문에 노동자 권리 실현을 저해한다. 게다가 대부분 최저임금으로 고착된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수준이 파견이든 불법파견이든, 용역이든 다르지 않은 현실에서 합법파견이 더 노동조건이 낫다는 것은 도토리 키 재기 이거나 그저 우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파견의 허용은 다른 간접고용 형태가 파견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정부의 거짓 가정과는 달리 그나마 안정된 노동을 파견으로 끌어들이고, 도급이나 용역으로 위장된 외주화를 더욱 부추기는 효과를 낳는다. 그로 인해 노동자들은 파견업체를 통해 공급되는 불안정한 노동으로 전락하게 되고, 파견이 허용되는 뿌리기술이 사용되는 업무를 중심으로 외주화는 더욱 강화되게 된다. 게다가 정부가 파견법 개악과 함께 불법파견에 지나지 않는 사내하도급까지 합법화 하려 하기 때문에 이러한 하도급화 경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파견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 노동자들은 2년 또는 4년이라는 기간 동안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호출되어 단기간 일하는 호출노동의 형태로 내몰리게 된다. 파견을 허용한다는 것 자체가 상시적으로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사용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기에 일자리는 더욱 불안정해 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안정적 임금수준이나 임금조건의 상승은 절대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통계 수치만 가지고 파견이 용역보다 임금 수준이 조금 더 높다고 파견이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파견의 제도화를 통해 양산되는 효과들을 무시한 논리인 것이다.

둘째, 현재 파견 규모가 1.33%에 불과하기 때문에 파견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거짓인데, 우선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파견 허용을 통해 신규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한다면서 파견노동자수는 소폭 증가할 것이라니, 결국 실효성 없는 정책을 밀어붙이기 하고 있는 꼴이 아닌가. 그러나 그런 수준이라면 오히려 다행이다. 실제로 파견허용으로 인한 효과는 짐작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다. 뿌리산업이 제조업의 기반 기술이고 광범위하게 제조업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라는 점 - 예를 들어 자동차의 경우 차량 1대 생산시 6대 뿌리산업 관련 비중이 부품수 기준 90%(22,500개), 무게기준으로는 86%를 차지한다고 하며, 전방수요산업에 차지하는 비중도 전기전자 29%, 자동차 25%, 조선산업기계 24%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고 한다 -을 고려할 때 과연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는 알 수 없다.

제조업 파견 허용의 전초기지로서의 뿌리산업 파견 도입

파견의 허용으로 노동조건이 개선된다는 것도, 고용이 창출된다는 것도 거짓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와 달리 정부의 뿌리산업 정책이 파견도입으로 선회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유는 두 가지다. 제조업 전반으로 파견을 확대하기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역할, 또 하나는 그로부터 형성되는 거대한 파견시장을 통해 파견업을 산업화하려는 것, 그것이다.

정부는 파견확대를 위해 파견 도입의 영향을 축소하여 말하고 있지만, 파견이 허용된다는 것은 다만 해당 부분에 파견 고용형태가 도입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파견제의 도입은 최초 26개 업무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그로 인해 이미 파견허용 업무는 32개, 직종으로는 197개에 달하고 있다. 또한 파견제의 성립을 통한 직접고용 원칙의 예외 형성은 ‘고용관계에 있어서 제3자가 개입되는’ 유사한 영역의 유료직업소개에 대한 규제완화를 이끌었고, 직업소개와 파견, 파견과 도급의 경계를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양산되는 무수한 불법파견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렇게 확대되어온 간접고용에 대해 다시 파견허용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합법의 옷을 입혀주는 것을 반복하면서 간접고용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증가 해 왔다. 파견법 자체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다.

뿌리산업 파견 허용에서 시작되는 제조업 파견 확대 역시 마찬가지의 길을, 지금까지보다 더 빠른 속도로 걷게 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13년 뿌리산업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뿌리산업 업체 수는 26,013개, 종사자수는 42만명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각 제조업의 7.6%, 11.7%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통계상으로만 보면 제조업 인력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파견이 허용된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에만 그치는 것도 아니다.

개악안은 뿌리산업 파견 허용 대상을 ‘뿌리기업에서 뿌리기술활용업무 및 뿌리기술에 활용되는 장비제조업무’ 라고 밝히고 있는데, 뿌리산업 관련법은 뿌리산업체 뿐만 아니라 뿌리기술을 활용한 매출액 비중이 50% 이상일 경우를 뿌리산업 업종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 뿌리기업으로 집계되는 기업과 그 종사자 수에만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소위 뿌리기술이라는 것은 정부 고시에 의해 정해지고, 뿌리기술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기술을 개발한 업체 등의 지원을 통해 선정하는 과정을 가지고 있다. 즉, 파견이 허용될 경우 정부 고시에 의해 그 허용의 범위가 무한 확대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뿌리산업 뿐만 아니라 뿌리기술을 활용하는 전 업종 및 직무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실상 제조업 전반에 파견이 허용 되는 통로가 될 것이며, 뿌리산업이 제조업 전반에 연관된 말 그대로 ‘뿌리’ 산업이라는 점에서 그런 우려는 현실화 될 것이다.

한 예로 반월시화공단의 경우 입주 업체들 가운데 70% 정도가 부품 ‧ 소재산업 관련 기업이다. 이는 곧 뿌리산업에 파견으로 영향을 받는 규모가 반월시화공단 70%에 달한다는 것을 뜻한다. 당장 파견으로 전락하는 것만이 법의 영향이 아니라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뿌리산업 허용만으로 파견화되는 영역만이 아니라 그로서 영향을 받는 제조업 범위를 법개악의 영향으로 진단하고 그 위험성을 인지해야만 한다.

또한 정부는 뿌리산업체 가운데 「중소기업법」에 의한 중소기업,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중견기업만 해당되므로 제조업 전반으로 파견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폈다시피 뿌리기업들은 90% 이상이 대기업의 하청 업체들이다. 뿌리기업들이 영세해지고 열악한 것은 대기업의 하청계열화 속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환경규제가 강한 부분을 하청화하는 가운데 벌어진 현상이다. 결국 파견을 통해 단가를 더욱 낮추고 이득을 보게 될 것은 원청 대기업들이다. 제조업 대공장에 직접적으로 파견 허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여 대기업의 인력활용 정책과 무관하다고 결코 볼 수 없는 지점이다.

파견업 산업화의 효과를 노리는 정부

이에 더해 제조업의 파견허용이라는 점이 갖는 것은 다만 제조업에 파견이 허용된다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파견업을 산업화하는 거대한 효과를 낳는다. 제조업 파견 허용이 안 되기 때문에 유수의 외국계 고용서비스 업체들이 한국 진입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제조업의 파견 허용은 곧 한국에서도 파견업이 산업의 한 축을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렇게 성장한 파견산업은 제조업까지 파견을 확대한 것에 그치지 않고, 전 산업으로 전 영역으로 손길을 뻗칠 것이다. 파견과 직업소개, 직업훈련 등 고용서비스의 전반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산업으로 변질될 것이고, 노동자들은 고용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불하고도 중층적 간접고용으로 인한 2중, 3중의 착취에 말려들게 된다.

이는 노사정위원회 전문가 검토의견에서 더 확실하게 드러난다. 전문가 검토의견은 뿌리산업 파견에 대해 상용형 파견을 제도화하고, 그 파견업을 뿌리산업 업체들이 운영하도록 하는 것을 방안으로 제기하고 있다. 사용사업주 단체가 파견업을 행하는 것은 파견으로 인한 권리 침해 뿐만 아니라 파견과정에서의 중간착취와 저임금 인력 활용 등으로 이중 삼중의 이윤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입직 과정 및 입직 이전부터 사용자의 통제 하에 들어가는 것으로 결코 노동자 권리를 보장할 수 없다. 게다가 이를 정부 지원을 통해 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한다. 이는 정부가 간접고용을 확산하고 파견업을 통해 중간착취를 정부가 보장하고 지원하겠다는 것일 뿐이다. 뿌리산업의 인력난을 파견 허용의 이유로 들고 있지만, 파견 및 고용서비스를 급격히 산업화하기 위한 제조업 파견 확대와 고용서비스 업체의 양성이라는 계획이 함께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점이다.

반드시 막아내야 할 노동개악

뿌리산업 인력난이 문제라면 해당 산업의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히려 산업을 불모지로 만드는 정책을 내걸고 노동자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규고용이 창출되고 기업은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데, 물론 심각한 실업과 불안정한 고용이 만연한 한국에서 파견업체를 통해 취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사용업체에서 직접 구인하기 보다는 파견업체를 통한 구인이 일반화된 한국의 현실 아닌가. 그러나 그렇게는 뿌리산업에 필요한 전문 인력의 양성으로 이어지는 안정성을 결코 기대하기 어렵고, 이 회사 저 회사로 떠돌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을 무수히 양산해 낼 것이다. 결국 뿌리산업의 인력난이라는 것도 해결불가능이 된다. 궁극적으로는 산업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고 파견 확대에 급급한 정부 정책은 결국 대자본의 이해를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대자본은 당장의 이윤에 눈멀어 결국 스스로의 산업기반 까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제도를 요구하고 있고, 정부는 그 요구 수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노동개악은 우리 삶과 사회 전반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로 재구성 할 것이다. 그 핵심을 바로 파견법 개악이 쥐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기필코 막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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