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노조 지도부, 비리사태 책임 ‘총사퇴’ 표명

금속연맹, “산별전환으로 노사담합, 비리 원인 척결하겠다”

전 현직 위원장, 급식업체 선정 과정에서 4억 여 원 금품 수수

오석규 쌍용자동자노조 위원장과 유만종 前쌍용자동차 노조 위원장 등 전 현직 노조간부 6명이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급식업체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3일 긴급 체포되어 16일 구속되었다. 또한 이들에게 돈을 준 혐의로 급식업체 대표 조 모 씨 등 2명도 구속되었다.

이에 28일,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사결과 오석규 위원장과 유만종 前위원장 등 노조간부 6명은 선거가 끝난 지난 2003년과 2005년 초 급식업체가 계약을 따게 해 주는 대가로 각 각 2억원과 1억 7천만 원을 받았으며, 업체에서 받은 금품은 노조선거과정의 채무 변제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쟁의행위 찬반 투표도 부결, "조합원 뜻 반영해 총사퇴 입장 밝힌 듯“


쌍용차노조는 전현직 위원장이 구속되자 19일 특별대책위 명의로 담화문을 내고 “8대 노동조합을 탄생시켜 준 조합원의 마음에 상처와 실망을 안겨드린 사실에 대해서는 무어라고 할 말이 없으며 무릎 꿇어 사죄하는 심정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쌍용차노조 현장조직들은 지도부 총사퇴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조직들이 모인 ‘공동투쟁위원회’는 “도덕성이 생명인 노동조합이 비리 혐의에 연루되고 현 위원장이 구속된 것은 이미 지도력을 상실한 것”이라며 “더 이상 비굴하게 집행권에 연연하지 말고 깨끗하게 물러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듯 22~23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전체 조합원 5599명 중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2552명(45.6%)이 참여해 부결되었다.

28일, 긴급 대의원 간담회가 열렸으며 현 지도부는 결국 ‘총사퇴’의 입장을 밝혔다. 쌍용차노조 모 대의원은 “쟁의행위 투표 부결 등 조합원들의 뜻이 반영되어 지도부가 총사퇴의 의견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쌍용차노조는 오는 30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총사퇴를 공식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며 이후 대응방식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 대의원에 따르면 현장 분위기는 오늘 아침 사측의 희망퇴직자 공고까지 붙어 몹시 어수선한 상황이다.

금속연맹, "비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산별전환"

한편, 상급단체인 금속연맹도 성명서를 내고 “쌍용자동차 노조 최고 간부가 비리에 관련되어 구속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금속연맹은 다시는 노조에서 비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제살을 도려내겠다”고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특별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통해 특별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16일 구속을 결정했음에도 곧바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10여 일이 지난 오늘에 와서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노조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켜 연맹에서 추진하는 산별노조 전환 총투표에 영향을 끼치려는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속연맹은 26일부터 30일까지 산별노조 전환을 위한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금속연맹은 “산별 전환과 노동자들의 임단협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에 국민적으로 노조를 고립시키기 위한 고도의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면 우리 연맹을 단호히 맞서 나갈 것”이라며 “자본의 지배 개입과 노사 담합적 구조가 상존해 있는 기업별 노조체계를 산별노조체계로 반드시 재편해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를 제거하고 이번 노조간부 일부의 잘못된 행위를 거울삼아 새롭게 국민 앞에 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재환 금속연맹 위원장은 "기업별 노조가 가지고 있는 비리문제를 비롯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산별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본과 미디어가 비리사건을 통해 노조를 파괴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런 공격을 넘어서기 위해서라도 산별전환을 통해 조직체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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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4억?

    16억은 누가 먹은거람?

  • 이상타...

    그러게 이수호가 그러니까 오석규도 따라서 책임지는 일루다 안 그만두고 있겠다면서요?
    에휴~~ 민주도, 자주도, 운동도 저 명황성으로 날아갔나요?
    민주노총 이러지 말죠. 창피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