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홈리스활동가들, 구 맨체스터 주식거래소 점거

소유주는 영국 출신 축구 스타 게리 네빌과 라이언 긱스...“겨울 동안은 허용”

영국 홈리스 활동가들이 노숙인들이 겨울 내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영국 출신 축구 스타들이 소유한 구 맨체스터 주식거래소 빌딩을 점거했다.

점거된 건물은 영국 출신 축구 스타 게리 네빌과 라이언 긱스가 최근 사들인 건물로, 고급호텔로 리모델링 중이었다. 건물주는 이 건물을 체육관, 사우나, 옥상 테라스를 갖춘 고급 호텔로 개조해 소수 부유층을 대상으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홈리스 그룹이 이 공간을 찾아들은 것.

[출처: 가디언 화면 캡처]

<가디언>에 따르면, 이 건물을 점거한 이들은 ‘맨체스터의 천사들’이라는 이름의 점거 및 주거권 활동가들의 그룹이다. 이들은 이 공간을 토대로 노숙인을 위한 따뜻한 음식, 건강 검진, 생계 자문 워크샵, 다른 지원 프로그램을 위한 길잡이와 안정적인 숙소 지원을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건물 이름도 맨체스터 ‘주식거래소(스톡 익스체인지)’에서 ‘양말거래소(삭 익스체인지)’로 바뀐다.

점거를 주도한 활동가 웨슬리 홀은 “우리는 이미 요리, 청소, 안전 당번을 맡을 계획을 세웠다. 모두는 자신의 방을 가질 수 있으며, 침실문을 잠글 수도 있다”고 밝혔다.

‘맨체스터의 천사들’ 활동가들이 점거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달 초 이들은 맨체스터에서 열린 영국 보수당대회 기간 고가의 또 다른 건물을 점거했었다.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만 가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활동가들은 정부 계획이 중산층을 지원할 수는 있어도 노숙인 문제나 비어있는 수십만 가구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며 노숙인에게 숙소를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점거 행동에 돌입했었다.

활동가들은 맨체스터 노숙인 인구가 최근 150% 증가했고, 지역 당국은 도심에 천막을 치는 비주택거주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주거권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영국 노숙인 지원센터 ‘크라이시스’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는 잉글랜드에서만 28만 명이 주택 보조금을 신청한 상황이며, 런던 거리에서는 7,581명이 노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16% 증가한 수치다. 또 영국 자선단체 ‘엠프티홈스에이젠시’가 공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는 61만 명이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

활동가들이 점거한 구 맨체스터 주식거래소의 소유자 스타 게리 네빌과 라이언 긱스는 퇴거 요청을 하는 대신 겨울 내내 이들이 머물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활동가 홀은 “우리는 노숙인들과 함께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았다”면서 “다른 삶과는 크게 다른 활동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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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정투

    을씨년스런 겨울에 춥고 배고픔을 해결할 쌀과 집을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