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의 입고, 촛불 들고…“박근혜 퇴진”

[촛불 현장] 비바람이 불어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차가운 비바람이 부는 입동에도 박근혜 퇴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수백 명의 시민은 7일 오후 7시 서울 종로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우의를 입은 채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이날 촛불집회에서 김영표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는 “오늘 아침 우울증 환자가 많아졌다는 기사를 봤다. 국민이 왜 우울증에 걸렸는지 정부는 알아야 한다”며 “서민들은 130만 갑의 담배를 소비하고 정부는 15조의 세금을 걷었다. 지난 여름 국민이 낸 주민세는 100% 이상 올랐다. 30대 재벌은 850조 원의 사내유보금을 곳간에 쌓아놓고 있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는 징역 5년을 내렸다. 지난 5일 모든 국민이 일어섰다. (오는) 12일에 청와대로 가 세상을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수능을 10일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도 참가했다. 관악구에서 온 송치영 학생은 “나는 학교의 암기, 주입식 교육이 아닌 진정한 공부를 위해 학교를 마치고 밥도 안 먹고 왔다”며 “각자 주어진 일을 핑계 삼아 우리의 어려움을 외면하면 안 된다. 나는 국민을 배우기 위해 나왔다”고 전했다.

숭실대학교 안영훈 학생은 오늘(7일)이 아버지의 기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겠다며 수백의 촛불 앞에 말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지만, 우리 가족들은 외로운데도 열심히 살아왔다. 우리는 몇 천만 원의 돈을 원하지도 않았고, 그저 살맛나는 세상을 원했다. 하지만 이 나라는 국민을 서로 싸우게 하고 경쟁하게 하고 있다. 이제 나와 시민들이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 아버지를 슬픈 땅에 묻혀있게 하지 않겠다”고 울먹이며 전했다.

시흥에서 온 신광희 씨는 자영업자다. 그는 지난 2일 집회에 처음 나왔다고 말했다. 그날 그는 집회에 나선 학생들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이 혁명을 얘기하는데 어른들이 가만히 있기 부끄러웠다”며 “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더 좋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8시께 집회를 끝내고 우의를 입은 채 을지로, 명동을 행진했다.

‘박근혜 퇴진 촛불 집회’는 서울 종로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매일 진행된다. 12일 민중총궐기의 날까지는 5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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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 집회 , 탄핵 , 촛불 , 퇴진 , 민중총궐기 , 박근혜 , 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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