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재단은 차은택 ‘문화융성’의 ‘인력양성소’?

[청년희망재단](3)차은택 라인 기관들 총동원, 문화융성-청년희망재단 연계 사업

국고 7,000억 원 이상 투입된 차은택 감독의 문화융성 프로젝트는 청년희망재단 사업 방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청년희망재단의 ‘일자리, 창업능력 개발사업’은 문체부-문화융성위원회의 사업을 토대로 하고 있다. 청년희망재단이 문화융성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육성하는 식의 사업 공조다. 차은택의 입김이 닿은 정부기관들이 총동원 돼 차은택 감독의 문화융성-창조경제 프로젝트와 청년희망재단의 사업적 공조를 주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운을 띄웠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기민하게 움직였다. ‘창조경제 민관협의회’와 ‘국민경제자문회의’까지 나서 두 사업의 ‘연계 강화’를 주문했다.

박근혜-차은택의 7000억 사업 ‘문화융성’ 프로젝트
차은택 라인의 정부기관 총동원, ‘청년희망재단’과의 공조 주문


2015년 8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지금 진행 중인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을 완성해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기획, 제작, 구현에 이르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달 16일, ‘청년희망펀드’를 제안하며 스스로 사비 2천 만 원을 기부했다. 두 달 사이에 기업 총수들이 881억을 내놨고, 10월 15일 ‘청년희망재단’이 설립됐다. 19일 열린 청년희망재단 1차 이사회에서는 ‘문화창조융합센터와 협업해 문화콘텐츠 강좌를 개설’한다는 시범 사업 계획을 공유했다. ‘문화창조융합센터’는 문화창조융합벨트의 4대 기획중 하나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2014년부터 차은택-최순실이 밑그림을 그렸다고 알려진 사업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2014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를 설치하고, 문화재정을 5조 3천 억 원으로 증액하는 등 문화융성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차은택을 중심으로 한 그의 측근들이 문화융성 사업을 주도해 나갔다. 그해 8월 3일 김종덕 교수가 문체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김 교수는 차은택의 홍익대 대학원 은사다. 그리고 8월 19일에는 곧바로 차은택 감독이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올해 1월, 문체부는 2016년 주요 정책 과제를 발표해 청년희망재단과 문화창조벤처단지의 연계 강화를 주문했다. ‘청년희망재단과의 연계를 강화해 문화창조벤처단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의 전진기지가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청년희망아카데미 배출 인력과 문화창조벤처단지 기업 간 인재 연계(매칭) △청년희망 아카데미 출신 창업 희망자에 창조융합벨트를 통한 창업과 인큐베이팅 지원 △청년희망아카데미 우수 수료생이 문화창조아카데미에 지원할 때 가점 부여 등의 방안을 내 놨다. 문화창조벤처단지 역시 ‘문화창조융합벨트’의 4대 기획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열린 문화창조벤처단지 개소식에는 박근혜 대통령, 차은택 문화창조융합본부장, 김종덕 문체부 장관, 황철주 당시 청년희망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청년희망재단의 사업 연계, 업무협약...차은택의 ‘그늘’ 아래

올해 2월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과 청년희망재단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문체부 산하인 한콘진의 원장은 차은택의 광고계 은사이자 선배인 송성각 씨였다. 송성각 전 원장과 황철주 전 청년희망재단 이사장은 업무협약을 통해 △일자리 창출사업 공동 기획, 추진 △인재양성 프로그램 정보공유 및 연계운영 △인재양성 프로그램 온, 오프라인 공동 홍보 추진 등의 연계 사업을 약속했다.

  올해 2월,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과 청년희망재단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른쪽 송성각 전 한콘진 원장과, 왼쪽 황철주 전 청년희망재단 이사장) 문체부 산하인 한콘진의 원장은 차은택의 광고계 은사이자 선배인 송성각 씨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2월 24일에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청년희망재단’의 협업을 제안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차은택의 영향력 하에 있는 곳이다. 차은택 감독은 문화창조융합본부장 직함과 함께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으로도 활동했다.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은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문화창조융합벨트’를 전담하는 기구다.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홈페이지 구축 사업도 차 감독과 관련된 회사가 맡았다. 차 감독을 단장으로 추천 한 곳은 문체부다. 문체부는 박근혜-최순실-차은택 게이트는 대부분 문체부를 통해 이뤄졌다. 문체부 장관은 차은택의 은사였고,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중 하나다.

이어서 6월 15일, ‘제 7차 창조경제 민관협의회’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청년희망재단 협업 프로그램을 보다 확대하겠다는 추진 계획을 세웠다. 혁신센터 고용존과 청년희망재단이 공동으로 지역 스타트업에 생겨난 일자리를 청년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청년희망재단을 통해 청년 1인당 최대 300만원을 지원한다는 예산 계획도 세웠다. 이날 민관 협의회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양희 미래부 장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청와대 안종범 정책조정, 경제, 미래전략, 교육문화 수석 등이 참석했다.

청년희망재단 일자리 사업, 차은택 ‘문화융성’의 ‘인력양성소’ 였나

결과적으로 청년희망재단의 사업은 최은택 라인이 추진한 ‘문화융성’ 프로젝트의 실사판이 됐다. 현재 청년희망재단은 <일자리 정보센터>, <멘토링 서비스>와 함께 <일자리, 창업 능력 개발 사업> 등 크게 3개 분야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일자리, 창업 능력 개발 사업’의 세부 내용은 모두 문체부가 내놓은 올해 ‘문화융성’, ‘창조경제’ 세부 계획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문체부의 문화융성 사업계획에는 ‘융합형 웹툰제작 지원(5억 원), VR게임 등 융복합 기능성 게임 제작(190억 원), 글로벌 게임산업 혁신벨트 조성’ 등이 상정 돼 있다. 청년희망재단의 ‘일자리 및 창업능력 개발 사업’ 중 VR게임 기획자 양성 및 취업지원, 모바일 게임과 웹드라마 교육 사업과 맞닿아 있다.

정부의 ‘외래관광객 유치체계 개선’(프리미엄 가잉드 양성 확대, 청년희망펀드를 이용한 청년 고품격문화역사 관광통역안내사 양성)도 청년희망재단의 ‘청년관광통역 안내사 양성’ 사업과 맥을 같이한다.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청년희망재단 간의 인재 매칭도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아울러 정부의 ‘융합한류, 권역별 맞춤형 전략으로 수출시장 다변화’ 계획은 청년재단의 ‘청년 글로벌 보부상’(나라별 수출수요 파악, 현지 수요맞춤형 세일즈 전문가 육성)과 유사하다. 청년희망재단의 일자리 사업은 사실상 차은택-문체부-창조경제추진단의 사업을 위한 ‘인력양성’의 성격이 짙다.

한편 청년희망재단은 ‘일자리, 창업 능력 개발 사업’으로 △청년 글로벌 보부상 △문화콘텐츠 융복합 훈련 △모바일 VR게임기획자 양성 △신생 벤처기업 청년인재 매칭 사업 △청년관광통역 안내사 양성 등의 세부 사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