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촛불 “탄핵은 시작, 즉각 퇴진과 구속을 원한다”

퇴진 때까지 계속될 것..."재벌 등 남은 부역자 처벌하자"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10일 80만 명의 시민이 광화문 광장에 나와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을 들었다. 서울 80만, 부산 10만 등 전국적으로 105만 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출처: 정운 기자]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탄핵은 시작일 뿐이라며 박근혜 즉각 퇴진, 긴급체포, 즉각 구속 등을 요구했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2월 10일을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로 정하고 촛불은 즉각 퇴진 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곱 번째 주말 촛불 집회가 열린 10일, 오전부터 다양한 사전행사와 청와대 포위 인간 띠잇기가 펼쳐졌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주축인 재벌을 규탄하는 퍼포먼스와 시국대회 등이 집중적으로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정지 되고 탄핵 절차를 밟고 있지만 재벌 등 부역자 처벌까진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안양에서 올라온 중학생 조윤진(15) 씨는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대통령은 범죄자로 즉각 체포돼야 한다”며 “다른 부역자들에 대한 처벌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집회 참가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출처: 정운 기자]

[출처: 정운 기자]

삼성반도체 피해노동자 대책기구인 반올림은 오후 2시부터 재벌 청문회 기념 설문조사를 진행, 재벌이 피해자가 아닌 적극적으로 뇌물을 주고 대가를 바란 공범이라는 점을 환기했다. 민주노총도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즉각 퇴진과 함께 정책폐기, 부역자 퇴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농민, 빈민, 학생 등과 함께 민중총파업을 포함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12월 중 집중투쟁주간을 설정하여 전경련 해체, 성과퇴출제 저지, 구조조정 중단 투쟁을 전 민중과 함께 전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밖에 재벌범죄 EXPO, 박근혜 재벌 사주 노동개악 폐기-3차 노동법률가 대회 등이 진행됐다.

청와대 포위 인간 띠잇기는 사전 행진으로 오후 4시부터 시작했다. 집회 참가 시민은 청운동, 창성동, 효자동 등 세 개의 행진로를 통해 행진을 시작했다. 포위 행진이 끝나고 오후 6시부터는 본무대가 광화문 광장 무대에서 시작됐다.

퇴진행동의 공동대표이기도 한 정강자 참여연대 대표가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섰다. 정 대표는 “명예로운 퇴진, 질서 있는 퇴진 운운하며 갈팡질팡 정치권을 여기 모인 광장 촛불이 바로 세웠다”며 탄핵이 시민의 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박근혜는 아직도 반전을 노리고 있다”며 “직무 정지를 향하던 순간에도 세월호 특조위 해체를 외치던 조대환을 민정수석에 임명하는 잔임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헌법재판소에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양심에 따른 정의로운 결정을 내릴 것과 국가비상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여 신속하게 빠른 절차를 진행하라고 요구하자”고 제안했다.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맡고있는 예은아빠 유경근 씨도 무대에 올랐다. 유 씨는 “어제 40여명의 가족이 국회가서 탄핵 전과정 지켜봤다. 가슴 떨리는 순간을 경험했고 가결 순간 기쁨, 회환, 감동의 눈물 흘렸다. 안전 사회가 될 수 있을 때까지 우리 국민들이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드리고 싶다”며 세월호 유가족과 다함께 촛불시민을 향해 큰 인사를 하고 퇴장했다.

[출처: 정운 기자]

[출처: 정운 기자]

재벌 문제를 꼬집는 발언도 이어졌다. 김태연 재벌구속특위 위원장은 재벌도 공범이라며 재벌 총수 구속을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가 감옥을 가야 할 이유 중엔 미르-K스포츠 재단 800억 뇌물 수수를 빼놓을 수 없다”며 “산업재해 노동자에게 단돈 500만 원을 줬던 삼성은 이 재단들에 수백억을 내놓고, 3대 세습을 위해 국민연금에 수천억 손실을 끼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불법 파견과 유성기업 등에 노조파괴를 저질렀고, 롯데는 골목상권을 침탈해 수백만 자영업자를 거리로 내몰았다”고 재벌을 비판했다.

‘고구마줄기를 캐다 무령왕릉을 발견’했다고 소개된 이대 총학생회장도 마이크를 잡았다. 우지수 회장은 “탄핵안 가결을 환영하지만 헌재 판결 날 때까지 결코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며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장을 지져야 한다”고 말해 큰 환호를 받았다. 우 총학생회장은 “박근혜는 호화생활 누리면서 관저에서 TV로 촛불을 관람할 게 아니라 100만 모인 광장에 나와 촛불로 심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17일, 24일 이어지는 촛불집회를 통해 퇴진 목소리를 더 크게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석방하자는 요구도 터져 나왔다. 이상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한상균의 죄는 일 년 먼저 촛불을 든 죄밖에 없다”고 했다. 광화문 북단에 자리 잡은 집회 참가자에게 “지난해 민중총궐기 때 차벽을 넘어 광화문 광장으로 가기 위해 사다리와 밧줄 준비했다고 징역 5년 선고받았다”며 “이곳까지 오기 위해 2년, 3년, 5년 옥살이 하는 민주노총 소속 구속자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가수 이은미 씨, 노동자가수 연합팀, 시민합창단의 공연이 이어졌고 오후 7시 50분쯤부터 청와대 방면 행진이 시작됐다. 행진은 6개 방면으로 흩어져 진행됐다. 행진이 시작되고 인원도 계속 늘어 주최 측은 광화문에 80만 명이 모였다고 최종 집계된 인원을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로부터 200미터 떨어진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행진해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더 이상은 못 참겠다” “박근혜를 구속하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등을 외쳤다.

[출처: 정운 기자]

[출처: 정운 기자]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박다솔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