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황교안도 물러나라”

8차 촛불집회, 서울에서만 60만 모여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재의 탄핵심판 인용,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 60만이 17일 광장에 모였다.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간다!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적폐청산의 날’ 집회를 열었다. 지난 10월 29일 서울에서 첫 대규모 주말 촛불집회 이후 매주 열리는 8번째 집회다.

[출처: 정운 기자]

그 동안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탄핵 가결을 외치던 시민들은 지난 9일 국회가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하자 헌재를 향해 빠른 탄핵을 진행하라고 외쳤다. 전날 박 대통령 측이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 역시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참가자들은 ‘탄핵 이유가 없다’는 박 대통령의 주장에 헌재가 신속히 심리를 진행해 하루빨리 탄핵심판을 인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본 집회의 발언대에 오른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사유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은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답변했다”라며 “일말의 양심도 기대할 수 없는 뻔뻔함의 극치다. 우리는 그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외쳤다. 답변서를 보니 박근혜를 하루도 대통령직에 둘 수 없다”고 말했다.

[출처: 정운 기자]

[출처: 정운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의 퇴진도 시민들의 요구사항이다. 주최 측은 “지금 황교안은 대통령 행세를 하면서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를 강행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국정농단과 공작정치의 또 다른 주범 김기춘과 우병우를 즉각 구속하라는 요구와 함께, 제2의 박근혜 노릇을 하고 있는 황교안의 즉각적인 사퇴도 함께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들 역시 ‘황교안을 즉각 구속하라’라는 손 팻말을 들고 나섰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석방을 외치는 목소리도 있다. 단원고 2학년 8반 이재욱 군의 어머니 홍영미 씨는 “감옥에 가야할 부역자는 가지 않고 가지 말아야 할 사람이 구속돼 있다. 한상균 위원장은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함께 싸워왔다. 가족들의 감사의 마음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다”라며 “박근혜를 구속하고 한상균을 석방하라. 한상균을 석방하고 부역자를 처단하라. 국민들의 명령이다. 세월호를 인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 정운 기자]

본집회가 끝난 후 시민들은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정부 서울청사, 국무총리 공관 백 미터 앞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고 이들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304개의 구명조끼를 입고 국화꽃 한 송이를 들고 행진에 나섰다. 각 구명조끼에는 세월호 7시간을 밝히라는 의미의 7이라는 숫자와 희생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퇴진행동은 이날 집회와 행진장소로 각각 11곳을 경찰에 신고했다. 주최 측이 신고한 집회 장소 가운데 우리은행 삼청동점 삼청동 카페골목은 총리공관 앞 100m 지점이다. 법원은 기존 코스인 청와대 외에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와 삼청동 총리공관 100m 앞 까지 행진 및 집회를 허용했다. 헌재 앞 100m 이내인 재동초등학교 인근 북촌로 31길 및 만수옥 앞과 총리공관 100m 이내인 삼청로 카페골목까지의 행진과 집행은 불허했다. 집회는 오후 1시부터 10시30분, 총리공관 앞 오후 6시부터 10시30분까지만 허용됐다.

본 집회에 앞서 열린 사전 문화행사에는 산타클로스 분장이 등장하는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낮 12시부터 ‘헌법재판관에게 국민엽서보내기’ 행사를 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시민들이 작성한 엽서를 다음 주 20일쯤 헌재에 보낸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구성된 모임 ‘박근혜 퇴진 청년 산타 대작전’은 광장을 돌며 어린이들에게 모자와 세월호 리본, 손 편지 등을 나눠줬다.

[출처: 정운 기자]

한편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 우익 단체들은 광화문 촛불집회에 앞서 맞불집회를 열었다.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 ‘박정희대통령육영수여사숭모회’ 등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 인근인 종로구 안국역 앞 삼일대로 일대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을 외쳤다. 이어 “박 대통령은 종북세력과 언론의 선동으로 억지 탄핵을 당했다. 좌파세력은 헌재 협박을 당장 멈추라”며 “헌정질서를 수호하자. 국회는 해산하라”고 말했다. 집회에는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도 참석했다. 이 의원은 “억지 탄핵은 무효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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