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재창출’ 위한 보수 재구성, 첫 발 뗐다

비박계 새누리 탈당, 신당창당-반기문 유엔 총장 대선 출마 선언

보수진영이 정권 재창출을 위한 시나리오를 가동했다. ‘낡은 보수와는 결별하겠다’는, 일명 ‘보수의 재구성’ 로드맵이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0여 명은 ‘탈당’을 공식 발표했고, 보수진영의 대권 후보로 거론되던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출마를 선언했다. 반기문 총장은 그간 새누리당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새누리당이 치명타를 입으면서 ‘새누리당과 친박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해 왔다.

김무성, 유승민, 나경원, 권성동 등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1명은 2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탈당계를 작성했다. 아울러 이들을 포함한 총 35명의 비박계 의원들은 오는 27일 집단 탈당한 뒤 중도보수 성향의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 밝혔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탈당 및 분당 이유에 대해 “새누리당 안에서는 보수 개혁, 보수 혁명을 통한 정치 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국민들께서 다시 마음을 둘 수 있고 저희들 자식들한테도 떳떳할 수 있는 그런 보수를 새로 시작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권성동 의원 역시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사당화 돼 있는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은 이미 낡은 보수”라며 “좀 더 깨끗하고 참신한 보수, 우리 헌법에 정해져 있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보수 정당의 출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낡은 보수와의 결별’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폭로하며 박근혜 정권과 날을 세웠던 <조선일보>의 목표와 맞닿아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11월부터 ‘가짜 보수와의 결별’ 등의 논설을 통해 “보수 전체의 몰락을 막기 위해선 수구와 진정한 의미의 보수가 구별되고, 갈라서야 하는 것이다. 절연을 통해 대한민국 보수가 새롭게 정립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해 왔다.

친박과의 결별을 통한 ‘보수신당’ 창당은 이후 중도보수 성향의 정치세력과의 연대 및 흡수 등을 통해 세력을 키워 나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국민의당, 민주당 내 ‘반문’ 세력과의 연대 및 통합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보수세력을 중심으로 보수진영의 대선 판짜기도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선언 직전, 유력한 보수진영 대권 후보로 거론되던 반기문 UN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반 총장은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이 한 몸 불살라서 노력할 용의가 있다”며 사실상 대권 출마를 공식화했다. 반 총장은 그간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입에 오르내렸지만, 국정농단 사건으로 새누리당이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서 측근의 입을 통해 ‘새누리당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어 왔다.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도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면 생각해 볼 것’이라고 애매한 입장을 표명해 왔지만, ‘보수신당’ 창당이 현실화되자 곧바로 출마를 선언하며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한 권성동 의원은 반기문 총장의 영입 및 연대에 대해 “저희와 가치를 함께 하겠다는 분에게 문호를 활짝 열 계획을 갖고 있다”며 “반기문 총장의 의도가 어디있는지 개인적으로 접촉을 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만약 대권에 뜻을 갖고 계시고 보수의 가치를 지향하신다면 친박 중심의 당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 자명하지 않겠나”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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