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경비대 폭력 재발생…비정규직 2명 중상

울산공장 폭력 사태, 국회 폭력 때와 동일 인물이 주도

21일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경비대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폭행하는 사태가 또다시 일어났다. 지난 6일 국정조사 청문회 때 현대차 경비대 폭력 사태가 일어난 지 2주 만이다. 이날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유홍선 지회장이 경비대의 폭행으로 중상을 입어 응급 후송됐고, 신현정 통합사업부 대표도 발목 인대를 다쳤다.

이날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지회 간부와 조합원 30여 명은 퇴근 후 오후 4시께 공장 안 열사 광장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열사 광장을 20여 미터 남겨두고 경비원 약 200명이 막아섰다. 이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퇴근 후 집회를 업무와 회사 출입 방해를 이유로 막았고, 비정규직 노동자 30여 명을 모두 정문 밖으로 끌어냈다.

  유홍선 지회장 [출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이 과정에서 노동자 2명이 크게 다쳤다. 현장에서 응급 후송돼 입원한 유홍선 지회장은 허리 디스크를 판정받았다. 무릎도 다쳐 정밀 검진을 받고 있다. 신현정 통합사업부 대표도 머리를 바닥에 부딪치고, 목 인대를 다쳐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유홍선 지회장은 22일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현대차와 단협사항에 지회 조합원들이 열사 광장에서 평화적으로 집회할 때는 열어주게 돼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한 번도 열어준 적이 없다. 약 200명의 경비원은 ‘다른 데는 업무하고 있다’며 우리보고 돌아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열사 광장으로 가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주간조 근무를 마친 상태였다.

유 지회장은 “퇴근 후 집회를 하는데, 현대차는 업무방해 명목으로 지난 3월부터 업무방해죄로 수차례 고소, 고발을 당했다. 이미 업무방해죄는 무죄 판결이 났다”며 현대차의 집회 방해를 지적했다.

또 유 지회장은 “6일 현대차 국회 폭력 사태를 지휘한 박 모 차장이 이번(현대차 울산 공장 폭력 사태)에도 있었다”며 “정문 밖에 경찰 4~50명 정도가 있었지만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고 경찰의 폭력 사태 방조를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현대차 폭력 경비대는 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몽구 회장이 지켜주기 때문”이라며 “2010년, 2014년 대법원 사내하청 파견이 불법이라고 판결했지만, 정몽구 회장은 법원 판결도 어기고 10년 넘게 불법 파견을 자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너무나 분노스럽다”며 “법 위에 군림하는 정몽구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에게 수백억 원을 상납하고 온갖 특권과 이권을 누렸다. 하지만 노동자를 불법 파견하고, 대낮에 사람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바닥에 끌고 다녀도 어떠한 처벌을 받지 않았다”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지회는 현대차 아산 사내하청지회, 기아차 화성 사내하청분회와 함께 23일 정오 서초동 고등법원 정문 앞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된 정몽구 회장의 처벌, 불법 파견,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노숙 농성에 돌입한다.

한편 재벌구속특위는 28일 박영수 특검 사무실 앞에서 정몽구 회장의 수사을 요구하는 집회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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