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사고 나면 옆에 다른 남자 잔다” 여성비하 간판 걸어

입간판에 여성비하, 노동자에 사고 책임 전가

[출처: 전국건설노동조합]


현대건설이 여성을 비하하고 노동자에 사고 책임을 전가하는 간판을 공사장에 걸어 논란이다.

대구 황금동 현대 힐스테이트 건설 현장에서 발견된 이 간판에는 “일단 사고가 나면 당신의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있고, 그 놈이 아이들을 두드려 패며 당신의 사고보상금을 써 없애는 꼴을 보게 될 것입니다”라는 안전 준수 입간판이 내걸렸다.

전국건설노동조합에 따르면, 이 현수막은 건설노조 조합원이 지난 20일 현대건설의 불법 하도급 문제로 집회하던 중 발견했다. 건설노조는 “현대건설이 ‘자기들도 몰랐다.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즉각 철거했다”고 전했지만 여성 비하에 노동자에 사고 책임을 전가하는 문구의 심각성 때문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건설노조는 성명을 내고 비판했고, 민주노총은 이런 표어들이 노동 현장에 더 있는지 추가 조사 중이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현대건설 입간판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건설노조는 23일 오전 성명을 내고 “건설노동자 조롱하고, 여성을 비하했고, 또 산업안전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여성이 남성에 종속돼 있다고 여기며, 산재 보상금을 써 없애는 존재로 묘사했다”며 그렇지만 “건설노조엔 여성조합원들도 있다. 그들 역시 생계를 꾸려가는 가장이다. 건설노동자를 얕잡아보고, 철 지난 인식을 설파하는 현대건설에 남녀를 불문하고 노동자의 이름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현대건설의 여성관을 비판했다.

건설노조는 또 입간판이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 떠넘기는 문구라는 점에서도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대구경북건설지부 안상민 교선부장은 “원청이 최저 낙찰제로 하청에 재하청을 줘 낙찰금액이 원금의 70-80%밖에 안 된다”며 “이렇게 안전과 복지 예산이 깎여 나가 위험이 커지는 것인데도 사고 책임은 노동자에게만 전가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건설 현장에서 하루에 2명씩 산재로 사망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노동자들에 대해 ‘안전모를 미착용하거나’, ‘(타 현장에서) 산재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취업제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건설노조는 “정몽구 회장은 미르재단에 39억, K스포츠재단에 43억 원을 냈다”며 “우리는 이 돈이 결국 현대건설 현장에서 임금을 떼고, 안전 비용에서 뗀 것으로 추정한다. 촛불 광장의 분노는 재벌에 향해 있다. 현대건설은 건설노동자에 사죄하라”고 현대건설을 규탄했다.
태그

여성 , 현대 , 건설 , 정몽구 , 건설노조 , 현대건설 , 민주노총 , 여성비하 , 힐스테이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한주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