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토요 택배 중 사망…“토요 근무가 과로사 불러”

집배원 주 56시간 노동…일반 노동자보다 12시간 많아

우체국 집배 노동자가 토요 택배 중 빌라 계단에서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만 6번째 일이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집배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가평우체국 김춘기 집배원(49)이 택배를 배달하던 중 목숨을 잃었다. 쓰러져 있는 김춘기 씨를 빌라 주민이 오후 2시 경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배노조는 이번 사망사고를 토요근무제 도입에 따른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로 보고 우정사업본부가 시급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집배노조는 2일 부고를 내고 “토요 택배가 동료를 앗아갔다”며 “우정사업본부는 장시간 중노동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사진 정운]


집배원의 토요근무제는 2015년 10월 도입되면서부터 논란이 됐다. 우정사업본부는 한국노총 산하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과의 합의 아래 경영 악화, 통상우편물 지속적 감소를 이유로 토요근무제 재개를 강행했다.

그러나 집배노조는 토요 근무로 인한 장시간 노동이 사망 사고를 일으킨다며 폐지를 촉구해 왔다. 실제로 토요근무제 도입 이후 집배원의 월평균 초과노동시간은 76.7시간으로 도입 전보다 약 6시간 늘어나 업무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

이러한 집배원의 평균 노동시간은 일반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을 크게 앞지를 만큼 과중한 것이 사실이다. 노동자운동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집배원의 일주일 평균 노동시간은 55.9시간이다.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통계의 43.6시간보다 12.3시간이 많다.

더구나 지난해에만 집배원 6명이 길에서 사망하면서 토요근무제 강행으로 늘어난 장시간 중노동 문제가 더욱 논란이 될 전망이다.

노조에 따르면, 2016년에 쓰러진 6명의 집배원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길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2016년 2월엔 서수원우체국 집배원이 우편물 정리 중 뇌출혈로 사망했고 3월 도봉우체국에서 일하던 집배원이 갑자기 뒤로 쓰러지며 며칠 뒤 뇌사 판정을 받았다. 8월에는 부산동래우체국에선 호흡곤란, 구토증세를 보이며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사망했고 같은 달 전북 익산에선 우편배달 중 도로변에 갑자기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집배노조는 3일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우정사업본부는 이런 사망사고를 개인 질병으로 보고 축소, 은폐한다”며 “사망사고를 개개별 사안으로 장내 절차를 하루빨리 끝내려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도 2일 성명을 내 “순직사고 책임은 우정사업본부에 있다”며 “주5일 근무제가 지켜진다면 집배원 순직사고를 막을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집배 현장에서 계속 인력감축을 추진할 경우, 우리는 토요 택배 재개의 전면 무효화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김춘기 집배원의 발인은 1월 3일 가평농협 효문화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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