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위해 케이블카 설치’라더니 틀어지니 ‘병신’?

양양군,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무산되자 장애인 혐오 표현 현수막 게시

76개 장애인, 환경, 인권단체 “공공기관이 장차법 위반” 비판

  양양군 명의로 걸린 현수막에 "문화재청 농간에 환경부는 병신됐다"는 문구가 담겨 있는 모습. ©김안나

양양군청이 설치한 현수막이 장애인 혐오표현을 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국회 문화재위원회에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부결되었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발표 당시부터 환경 파괴와 생태계 위협 등을 이유로 시민 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지난해 불거진 '최순실 게이트'와도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8일, 박성율 원주녹색연합 상임대표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 부결 이후 양양군 곳곳에 걸린 현수막 사진들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육교 위에 "문화재청 농간에 환경부는 병신됐다"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는 사진도 그중 하나였다. 환경부가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에 대한 환경 영향 평가를 진행해서 건설을 허가했음에도 문화재위원회가 사업을 부결했다는 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현한 내용으로 보인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를 비롯한 76개 인권, 환경 단체는 10일, "언제는 장애인 핑계 대며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이야기하더니, 케이블카 건설이 좌절된 지금은 장애인 혐오 발언으로 현수막을 제작한 양양군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냈다.

이들 단체는 "오색 케이블카 추진 세력들이 자신들의 케이블카 개발을 '노약자와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필요하다'며 정당화했던 것을 기억한다"라며 "그러나 정작 오색 케이블카 설치 지역에 가기 위한 일상의 장애인 이동권에는 침묵한 채 일회성 관광으로 권리가 보장되듯 이야기했던 양양군이 장애인 권리에 대해 결코 진지하지 않았음을 장애인 혐오를 조장하는 현수막을 통해 다시 뼈저리게 확인하게 되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양양군의 현수막이 장애인차별금지법 4조 4항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한 제한, 배제, 분리, 거부 등 불리한 대우를 표시, 조장하는 광고를 직접 행하거나 그러한 광고를 허용·조장하는 경우. 이 경우 광고는 통상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조장하는 광고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를 포함한다)을 어기고 장애인 혐오를 지역에서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필요에 따라 장애인을 이용하고, 버젓이 장애인 혐오 표현을 사용하는 현실에 크게 개탄한다"라며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한 채 인권의 기본적인 개념도 '케이블카 건설 욕심'에 날려버린 양양군청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에 단체들은 △김진하 양양군수의 사과 및 혐오 표현 현수막 게시 자리에 공개사과 현수막 부착 △책임자에 대한 인권교육 시행 △오색 케이블카 건설 재시도 중단 등을 요구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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