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12차 촛불집회, “재벌 구속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정원 스님 영결식,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제도 함께 열려

올겨울 가장 심한 추위에도 10만 명 이상이 촛불집회에 모여 “공작정치 주범과 재벌총수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2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는 체감온도 영하 13도의 강추위 속에서 열렸다. 촛불집회는 공작정치, 재벌문제를 개혁해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기조 속에서 진행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무대에는 재벌에 희생된 노동자, 시민들이 서 재벌을 규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한혜경 씨의 어머니 김시녀 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주장했다. 김 씨는 정유라에게 수백억 원 지원한 삼성이 내 딸은 얼마로 볼지 모르겠다며 “사람 가치가 더 소중한 사회를 위해 삼성 이재용은 반드시 구속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상인비상시국회 김대형 국장은 “유통재벌의 골목상권 침범으로 떡볶이 한 그릇마저 재벌에 점령당했다”며 “사라지는 작은 가게가 우리들의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김 국장은 “재벌만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사회가 돼야한다”고 힘을 주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는 비정규직 문제를 지적했다. 이선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대의원은 “위험하고, 힘들고 더러운 일은 비정규직의 차지지만 추석 선물, 식당 밥, 유니폼 등 사소한 부분까지 차별 받고 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은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바지 사장 뒤에서 원청사는 노조 탄압을 사주하고 있는데 철저하게 조사돼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이 제출한 대통령 7시간 기록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혜진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우리는 대통령이 왜 세월호 참사를 제대로 몰랐고,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라며 “책임을 방기한 이들로부터 우리가 위임한 권력을 회수하는 건 너무 당연한 절차”라고 말했다. 또 “탄핵소추안에 국민 생명을 지키지 않은 죄를 묻고 있는데, 반드시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박종철 열사의 30주기에 주말 촛불이 열리며 공작정치 적폐 청산을 위한 목소리도 컸다. 함세웅 신부는 “30년전 국가폭력 때문에 박종철 열사와 같은 해 숨진 이한열 열사 두 분의 희생이 30년 뒤 오늘 우리 광장 시민혁명으로 우리를 이끌었다”며 “국회 중심, 정치인 중심이 아닌 국민들이 주체가 돼 나라를 바꾸자는 게 열사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정연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국정원과 검찰 개혁을 주장했다. 정 회장은 “오늘은 30년 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끔찍하게 죽어간 22살 박종철 열사의 30주기라며, 그 이전부터 시작된 공작정치로 아직까지 우리 국민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공작정치의 중심이었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구속하고,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한 국정원과 검찰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촛불집회 사전대회로 정원스님의 시민사회장 영결식이 진행됐다. 정원스님은 지난 7일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분신했다.

정원스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오늘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발인을 마치고 조계사로 이동해 노제를 지냈다. 이후 오후 2시 광화문으로 옮겨 영결식을 진행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의 도철 스님은 “정원 스님의 화두는 적폐를 청산하는 처절함이었다”며 “스님의 소신공양이 박근혜 정권의 아집과 거짓, 어리석음을 멈추게 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통탄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박다솔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바른당

    60년전에 배탈이 낫었는데 정부에서 변상하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