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을 낳은 ‘붕괴’와 오답

[번역] 최근 서구의 정치 변동에 관한 노엄 촘스키 인터뷰

[편집자 주]노엄 촘스키는 언어학자이자 철학자로 사회 비평과 정치 활동을 해왔다. 그는 1955년부터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일하면서 2016년 <누가 세계를 지배하는가>를 포함해 다수의 서적을 발표했다. 최근 서구의 정치 변동에 관해 촘스키가 밝힌 인터뷰 내용을 전한다. 이 기사는 미국 비영리 진보언론인 <얼터넷(www.alternet.org)>에 지난 26일 실린 것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영국(브렉시트)과 콜롬비아(평화협정 부결)의 국민투표와 미국 트럼프 부상 등 포퓰리즘 정서가 증가한 근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들 변화에 공통점이 있다고 보는가?

콜롬비아에선 상당히 다르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일정한 유사점이 있다. 내 생각에 이 유사점이란, 다수를 배제한, 과거 세대의 새로운 자유주의 프로그램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조치는 기업의 이윤을 위하고 임금을 정체시키며 부와 권력을 고도로 집중하는 것이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훼손시켜 왔다. 사람들은 유럽의 제도에 어떠한 신뢰도 지니고 있지 않다. 그것은 사실 [미국] 보다도 심하다. 기본적으로 결정하는 자는 브뤼셀이다.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자가 누구든 뽑을 수 있지만 정책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경제학자이자 콜럼비아 대학 교수인] 조 스티글리츠가 지적한 대로 ‘1달러 1표’의 금권 원리이며, 이에 대한 반응 중 하나가 모든 것에 대한 분노였다.

예를 들면, 브렉시트는 영국을 탈산업화한 대처주의 프로그램과 상호 작용을 하고 있다. 금융적 조작으로 남동부 잉글랜드는 부유하도록 했지만 나머지는 말라죽도록 내버려뒀다. 사람들은 그것에 화가 났지만, 잘못된 답을 택했다고 본다. 유럽을 떠나는 것은 도움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럽이 대처나 메이저, 블레어나 캐머런(영국 전 총리들)을 뽑은 것이 아니다. 브렉시트는 심지어 이를 더 악화할 것이라고 보지만 분노의 근원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다. 미국에서도 꽤 유사하다. 긴축 조치는 경제도 심각하게 망쳐 놓았지만 본질적으로 민주적 기능도 훼손해 왔다. 중도파 정당들은 무너지고 있고 제도에 대한 신뢰도 없다. 트럼프와 샌더스 현상 모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일전에 존재했던] 대중의 이익을 위한 정책들이 무너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응의 방식만 달랐을 뿐이다.

트럼프 지지자들 중 일부는 적당히 잘 살고 일자리가 있는 것처럼 아주 가난하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그러나 사용된 이미지는, 나쁜 이미지가 아니라 그들이 줄을 서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애쓰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그들은 열심히 일했고, 줄을 제대로 섰지만,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기 앞에 있는 사람들은 최상층으로 향하는 급행열차를 탄 반면, 뒤에 있는 사람들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새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연방정부가 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들 뒤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처럼 충분히 열심히 일하지 않지만 연방정부는 일부 지원 사업으로 줄 앞에서 새치기를 하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라디오 토크쇼를 들으며, 예를 들면, “나는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기도 어려운데” 얼마나 많은 시리아 이민자가 왕처럼 대접을 받는지에 관한 비탄의 소리들을 듣는다.

최근, 경제학자 앤 케이스 (Anne Case)와 앵거스 데튼 (Angus Deaton)은 백인, 중년 미국인의 기대 수명이 현저히 감소했고, 종종 약물 남용과 자살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당신은 사망률 변동이 미국 문화와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그 반대이다. 미국 문화와 사회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했다. 내가 설명한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대게 백인이자 남성들, 일하는 시기의 사람들. 이들은 분명 우울증을 겪거나 체면이 구겨진 또는 자기존중감을 잃고 마약이나 알코올에 빠져든 이들이다. 이것은 1990년대 시장 개방 시기에, 러시아에서 일어난 일과 비슷하다. 사망률이 엄청 증가했는데 아마도 수백만이 죽었을 것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고,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으며, 나는 그냥 죽을 때까지 마실 것”이라는 비슷한 감정을 가졌다.

사망률 변동이 필연적으로 정치 영역에서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가?

사망률은 정치로부터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매우 비슷하게, 다른 방식으로는, 브렉시트 투표가 있다. “나는 앞길이 막막하다. 그래서 소리를 지르겠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동원할 수 있던 조직된 노동운동이 있었다면 꽤 달랐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1930년대 상황은 훨씬 나빴지만, 희망은 있었다. 나는 당시를 기억할 정도로 나이를 먹었는데, 전투적인 노동운동이 있었고, 산업별노조회의(CIO) 조직, 좌익 정당들과 상대적으로 호의적이던 정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 이 문제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게 없다. 이것이 큰 차이다.

당신은 드론(무인항공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특히 오바마 정부 기간 동안 진행됐던 드론 사용에 비판적이었는데, 드론 공격을 정당화하는 어떤 조건이 있다고 보는가? 도덕적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예를 들면, 바로 최근에, ISIS(이슬람국가)가 내부에서 폭발한 드론 때문에 봉쇄된 적이 있다. 이것이 정당할까? 전시이고, [드론을 발사한 군인들이] 공격을 받고 있으며, 그들은 정당방위를 위해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나는 드론에 찬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용납하지 않지만 이 상황에서는 드론이 다른 종류의 무기와 같다고 주장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용의자에 대한 암살 기법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 말은, 드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우리를 공격하려고 계획하고 있어서 그들을 암살하기 위해 킬러를 보낸다고 가정해보자. 이것이 합법적일까? 그들이 우리를 위해 암살을 해준다면 그것은 합법적일까?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나 다른 주류 언론들은 이제 기다리지 말고, 이란을 폭격해야 한다고 떠벌리고 있다. 그러면 이란이 이 편집자들을 암살하기 위해 누군가를 보낸다고 치자. 그러면 이것은 정당할까? 우리는 또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국 정치가 인도주의 문제에 태도를 바꿔 왔다고 보는가?

미국 역사를 한 번 보자. 우리는 지난 500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전쟁을 해왔다. 이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추방되거나 몰살당하지 않았다. 20세기까지 끊임없는, 잔인하고 포악한 전쟁으로 우리가 국경이라고 부르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 직후 전쟁은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뻗어나갔다. 500년 동안 사실상 중단이 없었다. 그리고 이 정책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인도주의 문제에 대한 태도가 변할 수 있다고 보는가?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 고문 얘기를 해보자. 대중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많이 터져 나왔기 때문에 이제는 분명 부시 시절과 같이 사용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를 과장해선 안 된다. 미국에 있는 최고 수준의 보안 시설을 갖춘 감옥을 보자. 그것은 고문실이다. 수감인들은 독방에서 장기간, 아마도 그들 일생 중 상당 기간을 복역해야 하는데 이것이 고문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고문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는 시간이 지나면 폭력을 줄이기 위해 이성과 “우리 본성에 있는 더 나은 천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의하는가?

(생각할) 뭔가 있는 얘기지만 그가 제시하는 이야기는 꽤 불확실하다. 내 말은, 인류 역사의 약 95%는 수렵과 채집의 사회였다는 것이다. 그는 그들이 매우 폭력적이며 잔혹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주제에 있어 전문가들은 그의 얘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브라이언 퍼거슨(Brian Ferguson), 더글라스 프라이(Douglas Fry), 스티븐 코리(Stephen Cory)와 같이 원주민 사회를 연구해온 선구적인 사람들의 작업이 있다. 그들은 단지 [수렵과 채집가에 대한 핑커의 견해가] 완전히 틀렸다고 주장한다. 대규모의 학살은 도시와 국가 체제의 기원과 관련이 있다. [핑커의] 가장 센 주장은 민주주의는 서로 싸우지 않는다는 ‘민주적 평화’라 불리는 것이다. 이에 대한 거의 모든 증거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시기에 나온 것이지만 이 기간 민주주의가 아니었던 국가들도 서로 싸우지 않았다. 러시아와 중국은 사실상 전쟁 상태였기는 하지만 결코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민주주의 국가들만이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또한 전쟁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확실히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1945년 일어난 일은, 열강 또는 일정한 규모의 세력이 이제는 더 이상 전쟁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었다. 그렇게 한다면 모든 것이 파괴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유럽은 수세기에 걸친 살인과 내전을 겪었지만 다음 전쟁이 종결됐기 때문에 1945년 이후에는 없었다. 그것이 우리 본성에 있는 더 나은 천사에 관한 어떤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1945년 이후 전쟁의 대부분은 ‘수출’됐다. 그리고 당신이 핑커의 기술 방식을 본다면, 그가 대게 희생자들을 비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가 말하는 전쟁들은 동남아시아와 무슬림 지역에서 일어났다. 그러니까 이것이 이라크인들과 베트남인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제 정치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글쎄, 두 가지 매우 중대한 이슈가 있는데 이들 중 아무것도 제대로 토론되지 않았다. 하나는 점점 늘고 있는 그리고 매우 심각한, 특히 러시아 국경 지역에서의 핵전쟁 가능성이다. 다른 이슈는 환경 재앙인데 그것은 우리에게 매우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많은 것을 해놓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것들은 종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며 실제로, 인간 역사에 기록된 그 무엇도 능가하는 문제다. 지난 미국 선거 운동을 되짚어 보자. [이 2개의 문제가]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이곳,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가에서 선거 운동을 치렀고 그것은 장차 일어날 일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력을 가지는데 인간 역사상 제기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논의되지 않고 있다. 우리가 논의하는 것은 트럼프가 오전 3시에 트위터를 했다는 것 그리고 “힐러리가 이메일에 대해 거짓말을 했는가”라는 것뿐이다.

그런 이슈가 보다 폭넓게 논의되지 않은 이유는?

사람들이 민주주의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일종의 암묵적인 인식이 있다고 본다. 그것은 그들의 영역이 아니므로 무언가 다른 곳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소비만능주의나 여성에 대한 외설적 발언 또는 그 어떤 것이 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문제는 비껴가고 있다. 그것은 의식적인 선택이 아니라 이 세상이 작동해야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무의식적이고 엘리트적인 인식이 내포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핵이나 환경 재앙에도 적용되는가?

핵의 위협을 생각해 보기 시작한다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왜 나토가 동쪽으로 확대돼야 했을까? 사실은 왜 나토가 존재하고 있는가라고 물어야 할 것이다. 나토는 구소련에 맞선 방어 수단으로 가정됐다. 1991년 후 소련이 없어졌는데도, 왜 나토는 계속 존재하고 있을까? 그런 수많은 질문은 아주 심각한 문제다. 물론, 전혀 토론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학술적인 것은 있었지만 주류에서는 아니었다. 이에 우리가 이야기 하는 방식은 러시아를 악마화하고 그들이 부패나 나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질문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원문]http://www.alternet.org/election-2016/noam-chomsky-populism
[원제]Noam Chomsky: Explaining the 'Collapse' That Gave Us Donald Tr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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