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간 밀린 월세 못 내 자살… ‘송파 세모녀법’의 실패 보여줘

빈곤사회연대, ‘송파 세모녀법’이라 부른 정부의 기초법 개정안, 실패 인정해야

5개월간 밀린 월세를 내지 못해 집 비우던 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40대 남성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가 정부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일명 ‘송파 세모녀법’)의 실패를 인정하고 복지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 영등포구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 사는 40대 남성 A씨가 지난해 실직 후 5개월간 밀린 월세를 내지 못하고 집 비우기로 한 날 끝내 자살한 사건이 2일 언론을 통해 일제히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밀린 월세는 150만 원가량으로 A씨는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같은 날 빈곤사회연대는 성명을 발표하고 긴급복지지원제도와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을 촉구했다.

빈곤사회연대는 “현재 경기불황은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이들에게 더욱 큰 여파로 닥쳐왔다”면서 “통계청에 따르면 월 소득 하위 10% 이하에 드는 최극빈층의 지난해 3분기 가처분소득은 71만 7천원으로, 그 전년과 비교해 16%나 감소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설 연휴엔 부산에서 20대 실직자가 굶주림에 1100원짜리 막걸리를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2014년 2월,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던 송파 세 모녀가 자살했다. 자살 전에 그들이 집주인에게 남긴 봉투 [출처: 서울지방경찰청]

빈곤사회연대는 이러한 현실을 언급하며 “박근혜 복지는 실패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정작 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는 기초연금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기초생활보장법은 '송파 세 모녀 법'이라는 기만적인 개정을 했을 뿐 사각지대 해소는 전무했다. 오히려 복지가 필요한 사람들을 사회의 짐 취급하며 '부정수급 근절' 운운했을 뿐”이라고 질타했다.

지난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 살던 세 모녀가 가난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자 정부는 일명 ‘송파 세모녀법’이라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전면 개정했다. 그러나 당시 빈곤사회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이 개정안으로는 송파 세 모녀가 살아 돌아온들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다며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가난으로 의한 죽음의 반복은 이미 예견된 사건이었던 것이다.

빈곤사회연대는 “5개월간 월세조차 내지 못한 고인이 기초생활보장제도, 긴급복지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면서 “복지수급자에게 창피를 주고, 근로 능력이 있어 보이는 국민은 복지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하는 복지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긴급복지지원제도는 전혀 긴급하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 '선지원 후징수'가 원칙이라지만 신청 자체가 어렵다”면서 “2주간 일세가 체납돼 당장 퇴거명령이 떨어진 쪽방 주민에게 '월세 3개월 체납'이 원칙이라며 긴급주거비 지원을 거절하고, 실직한 지 3년 된 사람에게 '최근 실직만 지원'한다며 생계비 지원을 거절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역시 “근로 능력 여부와 상관없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애초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면서 “근로 능력이 있는 신청자에게도 기초생활수급권을 선보장하고, 본인의 의사와 환경에 따른 일자리 선택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 일률적인 취업 강요, 근로 능력평가는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비롯한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기준의 대폭적인 완화”를 즉각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덧붙이는 말

강혜민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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