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차 촛불집회 헌재 압박하며 “2월엔 탄핵하라”

재벌구속, 사드 철회, 황교안 대행 사퇴 등 다양한 주장 나와

박근혜 대통령 측의 탄핵 반격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14차 촛불집회에선 2월 중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촛불 시민들은 3월 중 이정미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퇴임하면 7명의 재판관 체제에서 탄핵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4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엔 연인원 40만 명이 모여 “2월 중 탄핵하라” “황교안은 공범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선 2만5천여 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날은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 99일째를 맞는 날이기도 했다. 주최 측은 “지난 100일간 촛불은 박근혜를 탄핵 심판대에 올렸고,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김기춘을 구속했다”라며 촛불의 힘을 되새겼다.

1부 행사에선 다양한 시민들이 무대에 올라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다양한 이유를 밝히며 ‘2월 중 탄핵’을 외치는 촛불의 뜻을 확인했다.

‘염병하네!’ 외친 청소노동자 무대에 올라

최순실이 증인 출석하던 날 ‘염병하네!’를 외쳐 화제가 됐던 특검 청소노동자는 “나라를 망치고도 되레 뻔뻔하게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니 화가 치밀어서 한마디 퍼부었는데 이렇게 좋아하실 줄 몰랐다”며 “대한민국의 정의가 살아날 수 있도록 공명정대한 수사를 해주길 바란다”고 특검에 요청했다.

세월호 민간잠수사 황병주 씨는 국가적 참사에도 책임지지 않았던 정부와 검찰을 규탄했다. 세월호 희생자 구조 작업을 하다 사망한 민간 잠수사 2명에 대해 검찰은 다른 민간 잠수사들을 과실 치사로 기소했다. 민간 잠수사들은 1심, 2심 무죄에 이어 지난달 대법원에서도 무죄를 인정받았다. 황 씨는 “정부와 검찰이 수색 구조의 책임과 그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를 우리에게 뒤집어 씌웠다”며 “수색 구조의 진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기소되지도 않고, 심지어 승진까지 했다”며 억울함을 성토했다.

황교안 사퇴, 재벌 구속, 사드 배치, 국정 교과서 등 다양한 적폐 해결 시급


오후 6시부터 시작한 2부에선 황교안 사퇴, 국정교과서 규탄, 한미국장방관회담 규탄, 이재용과 공범자 구속 등의 주장이 나왔다.

우석균 퇴진행동 상임운영위원은 황교안 총리대행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상임운영위원은 대선 개입 국정원 불기소, 통합진보당 해산, 416연대 사무실 압수수색,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한 국민연금 피해 등 황 권한대행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사건들을 들며 “황교안은 박근혜의 공범으로 수사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황 권한대행이 이번에도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을 거부하며 박근혜 범죄를 숨기는 데 일조했다”며 “대통령 코스프레를 중단하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영국 퇴진행동 법률팀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주장했다. 권 법률팀장은 다른 법률가들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영장 기각을 규탄하며 노숙 농성 중이다. 그는 “법원이 영장을 기각함으로써 재벌 적폐 청산을 염원하는 국민의 요구를 외면했다”며 “법원도 공범”이라고 외쳤다. 이어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해야 하고 법원은 즉각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드 배치 역시 규탄 대상이었다. 박정은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미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최근 방한 소식을 전하며 “정부가 안보 불안을 조장하며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사무처장은 “매티스를 만난 황교안, 김관진, 한민구가 사드 배치를 서둘러달라고 매달렸는데 사드는 한미 당국이 느닷없이 결정하고 국회 검증도 거치지 않은 문제”라며 “맹목적인 미국 떠받들기를 끝내고 군비경쟁을 끊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선 유력주자들도 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국정 교과서 폐기를 요구했다. 조 위원장은 “대선 후보들은 시장에서 떡볶이 먹는 사진 찍을 때가 아니”라며 “국정화 교과서 금지법이 교문위를 통과했다고 안주할 게 아니라 2월 임시국회에서 직권상정 통해서라도 반드시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조 위원장은 또 시민들을 향해서도 “자녀들의 학교에 전화를 걸어 국정 교과서 도입을 반대한다고 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후 7시 30분쯤 본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청운동 방면, 헌재 방면, 총리공관 등 세 방향으로 흩어져 행진했다. 시민들은 청와대 근처에서 대통령의 구치소행을 묘사하는 퍼포먼스, 총리 공관 앞에서 황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하는 종이를 구겨 던지는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다.

앞서 범국민행동의 날 사전대회는 오후 2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 삼거리 법앞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1,500여 명은 “모이자 법원! 가자 삼성으로! 박근혜 퇴진! 이재용 구속!”을 외치며 삼성 본관으로 행진했다.

오는 2월 25일엔 대규모 집중 대회인 민중총궐기가 개최될 예정이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노동개악 폐기 및 최저임금 1만 원 실현(일자리 노동) ▲쌀 수입 중단(농민) ▲혐오,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건설(여성)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민주주의) ▲차별금지법 제정(인권)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자주 평화)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재벌 책임 강화) ▲세월호 진상규명 등 13대 요구안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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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은철

    이거 언제적 사진인가? 사람이 나왔으면 생방할터인데...

  • 칼마리온

    "2월엔 탄핵하라" 헌재가 만약 2월안에 탄핵결정 안내린다면 (예전 근거없이 통진당 정당해산을 시킨 헌재가 이번에는 오히려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도 질질끌어 박그네 편들려고 한다면) 더이상 헌재는 존재 이유가 없다. 국민이 마음 모으고 국회의원들이 개헌으로 헌재없애고 탄핵을 국민투표로 가야 한다.

  • 보스코프스키

    매일노동뉴스의 김승호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표의 칼럼제목처럼 '촛불 ~ '문서를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이 목표라도 설정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