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잠> 표창원 징계…문화예술계 “정치권, 표현의 자유 훼손”

새누리당 해체해야...여성혐오 문제는 일축

문화예술단체가 표현의 자유 침해를 문제로 <더러운 잠>을 훼손한 새누리당 외곽조직과 보수단체 회원들에 법적인 책임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에는 표창원 의원 징계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56개 문화예술단체는 6일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에 “최근 국민적 지지를 상실한 수세국면을 이번 사건의 침소봉대와 왜곡을 통해 희석하려는 정치적 음모가 작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고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보수단체 회원의 <더러운 잠> 작품 훼손으로)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는데도, 민주당은 정당 지지율에 급급해 표창원 의원에 6개월 당직 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며 “예술 문제를 정치 문제로 치환하고, 국민의 뜻에 반하는 모습을 보인 데서 수권 정당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출처: 김한주 기자]

<더러운 잠>을 창작한 이구영 작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표창원 징계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편협한 관점을 보여준다”고 비판하는 한편, “새누리당과 국정농단 부역자는 자신의 허물을 가리기 위해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징계 철회를 촉구했다.

<더러운 잠>이 걸린 ‘곧 바이 전’에 참여한 김종도 미술가는 “국회는 권위 공간이 아닌 민의 공간으로 어떤 작품도 걸릴 수 있으나 파괴할 순 없다”며 “표창원 의원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 전시 장소를 협의해줬고, 국민의 대변자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작가는 순수한 뜻으로 작품이란 촛불을 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재동 만화가는 “창작 예술은 표현의 자유고, 다른 사람이 작품에 대해 반론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라며 “하지만 작품을 훼손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넘어 작가의 생명을 침해한 테러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경동 시인도 “작품 평가는 늘 열려 있으나, 사회적 평가 전 작품이 파괴됐고, 국회의원들은 여성 논란으로 정치 이권만 행사하고 있다”며 국회를 비판했다.

문화예술단체, <더러운 잠> 여성혐오 문제는 일축

한편 문화예술단체들은 “본말이 전도됐다”며 <더러운 잠>에 대한 여성혐오의 문제를 일축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더러운 잠> 여성혐오 논란을 두고 회견문을 통해 국민의당의 입장을 비판하면서 “박근혜는 여성이기도 하지만 민생을 파탄 낸 보통명사로서의 ‘나쁜 정치가’이고 당연히 풍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의 여성성을 강조하며 여성혐오 문제를 제기한 것은 본말이 전도”됐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단체의 기자회견에 앞서 ‘곧 바이 전’에 참여한 작가연대는 “세월호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밝히지 않은 채, 여성의 사생활을 주장하는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은 비판을 넘어 ‘여성혐오’라는 허구논리로 작가와 국회의원에게 가하는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앞서 여성단체들은 <더러운 잠>이 ‘벌거벗은 여신(잠자는 비너스, 조르조네)’, ‘성 판매 여성(올랭피아, 마네)’을 박근혜 대통령으로 모방해 사회적 소수자인 여성을 수단화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지난 3일 “혐오는 풍자가 아니”라며 “풍자 대상을 ‘수동적인 자세로 벌거벗은 여성’의 모습으로 재현함으로써 그 소수자성을 강조해 권위를 탈각시켰다. (현재는)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사회이고, 시각 예술 창작자라면 이미지가 파생시킬 효과의 고민을 회피해선 안 된다”는 성명을 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또한 1월 24일 “국정농단 등 헌정질서를 파괴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성적 대상화나 여성혐오로 표현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어떠한 비판이나 풍자도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문화예술인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표창원 영입 책임자 문재인은 사과하라’는 피켓을 든 새누리당 의원들을 먹으로 감옥에 가두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출처: 김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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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자유 , 페미니즘 , 블랙리스트 , 문화예술 , 문재인 , 민주당 , 여성혐오 , 여혐 , 더러운잠 , 표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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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표현의자유

    "56개 문화예술단체"가 어디에 누구들인지는 기사에 빠져 있어서 모르겠지만, 이구영이라는 작가든 곧바이전 작가연대든 그 수준들은 확실히 알았다.

    왜, 박근혜 위엄이 하늘을 찌르던 2013년 가을에 그 잘난 예술을 전시해보시지 그러셨을꼬.

    안 쪽팔리나? 밥이라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