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유가족, 공직선거법 헌법소원...‘침묵의 선거’ 강요

의견 표시 행위 자체를 처벌...“표현의 자유 침해”

선거 시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을 낳아온 공직선거법이 다시 헌법재판소에 회부됐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활동가 등 7명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해당 조항이 선거 시기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문서 배부와 현수막 및 피켓 게시, 확성장치 사용 등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청구인들은 제20대 총선에서 경북 경주에 출마한 김석기 당시 예비후보(현 국회의원)의 새누리당 공천을 반대하기 위해 2016년 1월과 3월 각각 경주역과 김석기 선거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어 인쇄물 배포, 현수막 설치와 확성장치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불구속 기소됐었다. 그는 5명의 철거민과 1명의 경찰관이 목숨을 잃은 2009년 용산참사 당시 진압 책임자로 진압 당시 집무실의 무전기를 꺼놨다며 책임을 회피해 사회적인 지탄을 받아 왔다.

공직선거법은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현수막 등의 게시(제90조 제1항 제1호) △피켓 등 표시물의 착용(같은 항 제2호) △인쇄물의 배부(제93조 제1항)를 금지하고 있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들에 여러 차례 합헌 결정을 했었다. “선거운동의 부당한 경쟁 및 후보자들 간의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균형이라는 폐해를 막고,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을 해하는 결과의 발생을 방지”하므로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무분별한 흑색선전으로 인하여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이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되는 등 폐해를 규제하는 것이므로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구인들은 위 조항들이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의견 표시 행위 그 자체를 처벌해 표현의 자유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흑색선전이나 허위 사실 유포 등 비방 등에 대한 별도의 조항이 있는데도 후보자에 대한 자유로운 정보 교환 자체를 막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헌재는 해당 조항이 선거 시기에만 적용한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후보자에 대한 의견 표명 욕구가 높아지는 시기에 이를 제한하는 것은 모순된 조치라고 봤다. 인터넷에서의 선거운동은 기간에 상관 없이 가능한 상황에서 보편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확성장치의 음량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금지하는 것도 과잉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제기했다.

지난달 13일 대구지법 경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권기만)는 본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들에게 각각 벌금 70-90만원의 유죄 판결을 선고했었다. 이에 피고인들과 검사가 모두 항소했고 사건은 현재 대구고법에 계류돼 있다. 피고인들은 1심 계류 중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가 기존 합헌론을 되풀이하고 기각하자 이번 헌법소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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