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관련 내용 쏙 뺀 성교육 표준안, ‘폐지가 답!’

무지개행동, “다양성과 포괄성이 성교육의 핵심가치여야 한다”며 교육부 비판

지난 1월, 교육부가 '학교 성교육 표준안'에 성소수자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성소수자단체 등 시민단체들이 포괄적 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아래 무지개행동)'은 8일 오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존 '학교 성교육 표준안' 폐기와 인권과 다양성, 성평등 관점의 포괄적 성교육 도입을 촉구했다.

  8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다양성과 포괄성 내포한 성교육 실시'를 교육부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모습. [출처]무지개행동

교육부가 2015년 3월 발표한 '학교 성교육 표준안'은 성소수자 배제, 성별 고정관념 강화,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 유포 등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시민사회는 이 표준안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국민의 성을 통제하고 억압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교육부는 수정 및 보완을 약속하고 정책 연구를 진행했으나, 교육안 자체는 수정하지 않고 교사용 참고자료만 일부 수정하며, 성적 자기결정권과 다양한 가족형태, 그리고 성소수자에 대해서는 교육 내용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무지개행동은 교육부의 입장을 강력히 규탄하며 "학교 성교육 표준안 폐기만이 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지개행동은 "교육부가'성교육 표준안'의 제정 근거라고 밝힌 국제협약, 즉 유엔 아동권리협약이나 여성차별철폐협약 등에서는 성교육이 다양성과 포괄성의 가치를 수용하여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배격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교육부의 '성교육 표준안'은 이러한 권고를 위반하고 있어 2015년 말 유엔자유권위원회 심의에서 문제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표준안 형성 과정 역시 비판을 받았다. 무지개행동은 "'성교육 표준안' 형성 과정에서 여성단체와 인권단체가 완벽히 배제되는 동안 한국교회언론회는 논평을 통해 성교육 표준안 내용에 코멘트를 했고, 국가인권위원회 해체를 주장하는 반인권 차별 선동 세력이 전문가로 포장돼 자문회의에 초대되었다"라며 "시대착오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순결교육'에 다름없는 교육안은 오히려 청소년의 건강과 역량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무지개행동은 "헌법 제31조 1항 교육의 권리에 따라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차별 없이 균등하게 교육을 제공할 의무를 진다"라며 "우리는 모두 성적으로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차별 없이 균등하게 성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정부에 있으며, 이는 성교육의 핵심 가치가 다양성과 포괄성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지개행동은 "청소년 성소수자는 학교 공간에서 일어나는 배제, 괴롭힘, 폭력으로 인해 일반 청소년의 다섯 배에 달하는 자살시도율을 보인다. 교육부가 제대로 된 성교육을 실시해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다양한 성이 모두 환영받을 수 있다고 느꼈더라면 우리가 이렇게 끔찍한 숫자를 마주할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교육부는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차별과 폭력을 방조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말

최한별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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