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100일 차 투쟁사업장 공동투쟁 “박근혜에 종신형을”

‘정권교체론’ 대선 국면 우려… 노동악법 철폐 등 노동 과제 우선 돼야

전국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정부서울청사 앞에 농성장을 차린 지 100일이 지났다. 겨울 광화문에 몰아친 눈과 바람을 여기서 다 맞았다. 하지만 이 노동자들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해 싸운 지는 벌써 2년째이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종신형을 선고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정권교체론’으로 흘러가는 대선 국면을 우려하며 선거판이 아닌 투쟁을 통해 노동자 민중의 삶을 바꾸자고 호소했다.


‘노동탄압 민생파탄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에게 종신형을, 노동자 민중에게는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는 감옥에서 종신형을”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종신형 선고를 받게 하고, 노동3권 보장을 위해 거리에서 노동자 투쟁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목 하이디스 지회장은 “박근혜가 직무 정지되자 황교안이 뒤를 잇고 있고 입법, 행정, 사법부 곳곳에서 부역자들이 박근혜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다”며 “100일을 맞아 노동악법 철폐와 노동법 전면 재개정을 위한 생존권 투쟁을 결의한다”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생명이 다할 때까지 감옥에 있는 종신형을 통해 이 지구에서 박근혜를 영원히 내쫓자”고 말했다. 백 소장은 “유신 잔당들, 재벌들까지 몽땅 뿌리 뽑아야 한다”고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노조 탄압을 유발하는 모든 악법을 철폐하고 노동법 전면 재개정 투쟁을 통해 노동3권과 생존권을 지키자”며 “그런 투쟁으로 노동자 정치 세력화 물꼬를 트자”고 제안했다.

“촛불에서 빠져있는 노동자 목소리”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은 “박근혜 탄핵을 가결시킨 천만 촛불의 외침 속에 노동자 민중의 삶의 외침은 여전히 빠져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대선 주자들을 가리키며 “가진 자들이 촛불 성과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민중을 위한 정치는 저들의 선거판이 아니라 오직 투쟁하는 거리에서 노동자 민중 투쟁의 힘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또 ‘정권교체론’에도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정권교체론은 노동자를 표 찍는 기계로 전락시킨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는 “촛불이 만든 시민혁명이라는 상황에서 노동은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촛불이 요구한 대통령 퇴진은 헌재와 특검의 손에 맡겨져 있고 이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바라만 보는 상황”이라며 “어느 순간 촛불은 구경꾼이 됐다”고 말했다.

또 권 대표는 촛불의 주도권을 다시 노동자가 가져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대표는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며 “노동법 전면 재개정을 이루고 다른 권리들도 각자의 삶터에서 쟁취해 나가자”고 말했다.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은 동양시멘트지부, 사회보장정보원분회, 세종호텔노동조합,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콜트콜텍지회, 티브로드비정규직지부, 하이디스지회,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 한국지엠군산비정규직지회, KTX열차승무원지부 등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2015년 12월부터 정리해고 및 비정규직 철폐, 노동민생 탄압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 기치를 걸고 활동을 시작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지난해 11월 1일부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 농성장을 차리고 시국 농성 중이다.

김혜진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분회 조합원은 “선거 중심이 아닌 투쟁으로 정면 돌파하는 싸움을 기획 중”이라며 “더 많은 투쟁 사업장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연대를 넓혀나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무소속 김종훈 의원, 노동당 이갑용 대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도철스님,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 금속노조 유성지회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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