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호 열사는 장례도 못 치렀는데… “유시영, 정몽구 구속하라”

‘330일’ 노동계 최장기 열사 투쟁에 시민사회단체 모여 구속 촉구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가 목숨을 끊은 지 330일이 됐다. 노동계 최장기 열사 투쟁이 됐지만 유성기업과 현대차는 최소한의 장례절차도 보장하지 않아 투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유성기업지회를 비롯한 10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노조 파괴 주범’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성범대위, 박근혜정권퇴진위한비상국민행동 산하 재벌구속특위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시영, 정몽구 구속처벌’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2011년부터 시작된 노조파괴 공작에 사법부가 조금만 적극적으로 관련자 처벌을 했더라면 열사의 죽음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검찰은 유성기업이 노동자에 제기한 고소, 고발을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도 노동자들이 유시영을 고발한 것에 대해선 어떤 답도 내놓지 않았다”며 “검찰은 노조 파괴 배후에 현대차가 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정몽구 회장을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직무대행은 한광호 열사의 죽음은 ‘자본과 권력에 의한 타살’이라고 정의했다. 최 직무대행은 “한광호 열사가 세상을 등진 지 벌써 1년이 다 돼가지만 재벌 공화국답게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며 “노조를 파괴하고 착취하는 재벌을 응징하는 것만이 최소한의 촛불민심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7일, 천안지법은 노조파괴 및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기소된 유시영 회장에 1심 선고를 내린다. 유시영 회장을 고소 고발한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앞서 검찰은 유시영 회장에 1년을 구형했다. 노동계는 이에 “상식이하의 구형”이지만 “중형이 선고된다면 법 위에 군림한 기업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성민 유성영동지회 지회장은 “좌절감은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며 유시영 회장의 구속 필요성을 호소했다. 김 지회장은 “죽지 않으려고 서울에 올라왔고, 살려고 (현대차 본사가 있는) 양재동에서 투쟁하고 있다”며 “유시영이 구속되지 않으면 노조 파괴 면죄부를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유시영 회장과 정몽구 회장이 감옥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 두 회장은 포승줄에 두 손이 묶여 감옥 안으로 넣어졌다.



기자회견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조희주 사회변혁노동자당 공동대표, 이갑용 노동당 대표, 김창한 민중연합당 상임대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도철스님, 함재규 금속노조 부위원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반올림, 노동탄압 민생파탄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 등이 참석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박다솔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