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물막이 10년, 조류 86% 사라져...생태재앙 수준”

새만금 물막이 10년 평가 토론회, "새만금에서 사리진 새들, 세계에서 자취 감춰"

“새만금에서 14년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보니 새만금이 어떻게 파괴되고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피폐해졌는지 알 수 있었다.”

  갯벌이 있던 새만금과 사라진 새만금 [출처]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새만금 물막이와 방조제·방수제, 갯벌 준설 등으로 새만금 일대를 찾는 멸종위기종이 포함된 조류들의 개체수가 급감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전북도의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새만금 물막이 10년 평가와 전환을 위한 토론회’에서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물새팀장은 새만금 개발은 “생태재앙”이라고 표현했다.

  새만금에서 시민생태조사단이 관찰한 조류 개체수 변화 [출처]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2004년부터 새만금 일대에서 조류 모니터링을 진행한 오동필 팀장은 “조류는 우리에게 십 원도 준적이 없고 (사람들은 보통 조류에 대해) 잘 모르기에 새만금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살아있는 생명체의 활동과 역사는 지금 새만금의 상황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팀장에 따르면 새만금을 찾은 조류는 최대 관찰 수 기준으로 2004년 41만 2000여 마리에서 2016년 5만 9000여 마리로 86%가 감소했다. 특히, 갯벌을 주요 보금자리로 삼고 있는 도요물떼새의 감소는 재앙 수준이었다. 2004년 39종 16만마리가 넘게 관찰된 도요물떼새는 지난해 33종 4815마리가 관찰됐다. 12년 동안 97%가 감소한 것이다.

문제는 이들 도요물떼새가 새만금에서 다른 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 팀장은 “2004년 10만 7000여 마리에서 2008년 이미 93%로가 감소한 붉은어깨도요는 10년 동안 다른 어떤 곳에서도 사라진 개체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월동지인 오스트레일리아 북서부에서 월동지 개체가 감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무려 90% 이상 급감한 붉은어깨도요 [출처]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리기러기와 황새목의 개체 수 변화는 비극적이다. 오리기러기는 새만금 물막이 공사 시기인 2004-2006년 약 10여 만 마리가 줄었다가 2008년 16여 만 마리, 2010년 18여 만 마리로 새만금 방수제 공사 기간 관찰 개체수가 증가했다. 황새목은 2004년 929마리에서 2012년에는 4648마리로 4배 이상 늘었다.

오동필 팀장은 “2006년 4월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고 물의 흐름이 사라졌다. 새만금 방조제 수문을 관리하는 농어촌공사의 일방적인 개폐로 새만금 안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새만금 개발로 서식지가 사라지자 일부 조류는 먹이가 부족하여 일부 지역에 몰리는 집중되는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출처]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 팀장이 말한 변화는 재앙의 서막이었다. 해수유통이 줄면서 수면 아래 있던 갯벌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노출된 갯벌에는 조류들의 먹이인 조개가 대량으로 존재했고 어마어마한 조류들이 노출된 갯벌로 몰리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방수제 공사가 한창이었던 2012년까지 지속됐다. 노출된 갯벌과 곳곳에 생기는 웅덩이는 내륙 활동을 좋아하는 오리 등에 좋은 서식지가 된다. 그러나 방수제 공사가 마무리되던 시점부터는 갯벌이 황폐화되었고, 잠시 늘었던 조류종들도 급감했다. 오리기러기는 2016년 3만 6천여마리, 황새목은 1192마리가 관찰됐다. 오리기러기는 2004년보다 83% 감소했다.

“어떤 이들은 2012년까지 변화상만을 가지고 새만금 개발로 조류들이 더 늘었다며 ‘친환경 개발’이었다고 할지 모른다. 만약 시민들이 이렇게 장기간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이어, 오 팀장은 “정부는 새만금을 간척해도 조류들은 금강하구와 곰소만 등으로 이동하고, 사라지는 갯벌이 있다고 해도 새만금 방조제 너머에 갯벌이 생길 것이라고 장담했다”면서 “그러나 물막이 10년 정부의 말이 실현되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갯벌 위의 붉은어깨도요, 2005년, 이걸 끝으로 더 이상 붉은어깨무리는 볼 수 없었다 [제공]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정부는 새만금 사업이 대법원까지 가는 등 논란일 때, 멸종위기종은 검은머리물떼새와 황조롱 단 2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생태조사단이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종은 40종을 넘어섰다. 엉터리 자료를 내놓고 사업의 정당성을 확보한 것. 그리고 그 결과는 현재 참담한 상황이다.
덧붙이는 말

문주현 기자는 참소리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참소리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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