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앞 노동자들의 외침 “정몽구 같은 불법 재벌 총수는 감옥으로!”

투쟁 노동자, 청년 노동자, 학생 모여 1박 2일 대행진 시작

불법 재벌 총수를 감옥으로 보내자는 염원을 담아 노동자들이 1박 2일 대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불평등의 근원인 재벌 체제를 끝내야만 박근혜 이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1박 2일 동안 삼성, SK 사옥 등 재벌사 앞 행진을 진행하며 시민 선전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4일 오후 3시 ‘새로운 세상, 길을 걷자 박근혜-재벌총수를 감옥으로 대행진 준비위원회’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행진 취지와 일정을 밝혔다. 이곳에는 노동자, 학생, 시민 등 200여 명이 모여 대행진 시작을 함께 했다.

라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은 “오늘 행진은 돈 없고 빽 없어도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 노동가치가 우선되고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이 보장되는 사회, 대기업 횡포로 생계를 위협받지 않는 사회, 청년들이 꿈을 꾸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한 것”이라며 “재벌 적폐 청산과 새로운 세상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함께 걷고 싸우겠다”고 밝혔다.

박상준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이재용 구속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수석부위원장은 “성난 촛불민심과 노동자 민중 투쟁으로 박근혜를 탄핵하고, 이재용을 구속했지만 정몽구 비롯한 재벌 총수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정 농단 몸통인 재벌을 줄줄이 구속해 끝장내야 한다”고 외쳤다.

노조 탄압을 겪은 노동자도 발언에 나섰다. 이명노 기아차 비정규직 조합원은 ‘자동차를 만드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청년들께 보내는 편지’를 준비했다. 올해 63세인 이 조합원은 “퇴직하기 전에 동료들이 비정규직이란 신분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을 꼭 보고 싶다”며 “10년 넘게 불법으로 비정규직을 사용해왔던 정몽구가 감옥에 가는 것도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7박스 분량의 고발장도 특검에 제출했다. 비정규직, 노조 탄압 당사자 등 999명이 참여한 이번 고발장은 그동안 확인된 현대차의 위법 사실들을 엮어 만들어졌다.


고발장을 접수한 송영섭 금속노조 법률원장은 “불과 사흘 만에 900여 명의 노동자 시민들이 국민 집단 고발에 참여해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특검 수사 대상인 뇌물제공과 업무상 배임 횡령, 부정 청탁 대가로 이뤄진 불법파견, 노조 파괴와 부당노동행위 개입 문제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진은 지난 10일 대치동 특검사무실부터 청와대까지 이르는 대행진 이후 두 번째다. 첫날인 24일은 강남역 일대를 행진하고 25일엔 서울 정부종합청사를 시작으로 종로, 을지로, 광화문을 거쳐 마무리 집회 후 17차 범국민행동에 결합한다.

사전 집회를 마친 행진단은 강남역 엠스테이지로 행진했다. 강남역에선 컵라면과 삼각 김밥으로 상징되는 청년들의 인생을 넘어서겠다는 취지로 킹스턴 루디스카, 스트릿건즈 등이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 탄압 없는 세상을 향한 문화제도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열린다. 민중가수들의 공연과 청년들의 발언도 준비돼 있다. 이들은 다음날 행진을 위해 광화문 캠핑촌 농성에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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